중국발 리스크로 코스피가 전일 대비 18.38p(1.02%) 내린1780.63에 장을 마감한 지난 6월25일 오후 서울 중구 외환은행 본점 딜링룸(사진=머니투데이 이동훈 기자)


시장을 읽기 어려운 시기다. 올 상반기(1~6월) 코스피시장은 지난해 말 대비 6.7% 하락(1997.05→1863.32)했다. 연초 들어 2033까지 오르며 강세를 나타냈던 것도 잠시, 등락을 거듭하며 6월에는 1770선까지 내려서기도 했다.
7월 들어 시장은 회복 흐름을 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시장은 7월17일 기준으로 아직까지 1900선을 회복하지 못했으며, 투자심리는 여전히 바닥인 상황이다.

올 상반기 일평균 거래량은 3억6549만1000주, 거래대금은 4조1179억6700만원으로 바닥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금은 잦아든 모습이지만 여전히 버냉키 쇼크가 증시를 지배하고 있다. 올 상반기 동안 투자자에게 찾아든 '공포'는 한여름 장마와 더위 속에서도 그 위세를 멈추지 않고 있다. 글로벌 경제상황은 여전히 오리무중이어서 투자도 쉽지 않다. 게다가 여름휴가 시기까지 겹쳐 골치 아픈 투자의 세계를 잠시 떠나야겠다고 생각한 투자자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여기서 한번 짚어보자. 여름휴가 기간과 그 이후 증권시장은 어떤 모습일까.
 
◆ 당분간 종목별 트레이딩에 집중

현시점에서 증권시장에 대한 전망은 그다지 밝지 못하다. 일단 여름휴가 전까지는 종목별 트레이딩이 유효한 상태다.


사실 증권시장에서 투자를 한다는 것 자체가 종목을 사는 것이고 그것이 바로 종목별 트레이딩이지만, 요즘 들어 특히 종목별 트레이딩이 부각되는 것은 시장의 움직임을 읽어내기가 쉽지 않아서다.

프로야구계에서 시작된 'DTD'(Down Team is Down; 내려갈 팀은 내려간다)는 문법의 정확성은 차치하더라도 야구와 스포츠를 넘어 세상의 진리(?)를 대변하는 용어가 되고 있다. 증권시장에서도 DTD는 적용된다.

시장의 움직임이 좋고 나쁘면 그 영향을 어느 정도 받지만 대체적으로 올라갈 종목은 올라가고 내려갈 종목은 내려가는 모습을 보이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들어 투자자들의 불안심리가 높아지며 이러한 흐름이 더욱 강해지고 있다.

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당분간 코스피의 상승탄력 강화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게 현실이지만 지수의 하방경직성이 크게 훼손될 상황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며 "종목에 초점을 맞춘 매매전략을 이어나가는 것에 큰 무리는 없어 보인다"고 조언했다.

월말과 월초 주요국의 경제지표가 대부분 발표된 가운데 2분기 어닝시즌이 본격화되면서 매크로 변수보다는 마이크로 변수의 중요성이 점차 커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박 애널리스트는 "지난 10일 버냉키 의장이 당분간 상당한 수준의 경기확장적 통화정책이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며 "게다가 최근 발표된 미국 경제지표들도 엇갈린 시그널을 보여주고 있어 양적완화 축소 이슈가 또 다시 주식시장의 심각한 위협요인으로 부상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 7월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83.9)는 전월(84.1)은 물론 시장의 예상(85)보다 부진했으며, 6월 소매판매(+0.4%) 역시 3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기는 했지만 시장의 예상(+0.8%)을 밑돈 것으로 나타났다. 즉 소비심리를 감안하면 현 상황에서 연준이 적극적인 양적완화 축소에 나서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또한 버냉키 의장이 지난 17일(현지시간) 미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청문회에서 양적완화 축소시기가 결정된 것은 아니라고 밝혔지만, 미국증시는 물론 국내증시도 특별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이는 출구전략이 시장의 중심이슈에서 벗어났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최근 미국과 중국의 증시가 좋은 모습을 나타내고 있지만, 정작 국내증시는 여전히 디커플링(비동조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두 나라가 좋다는 것은 국내시장에도 최소한의 하방경직성을 기대하게 만드는 요소인 것만은 분명하다.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사진=머니투데이 DB)

◆ 여름휴가 이후, 하반기 전망
증권업계는 하반기시장을 매우 좋게 전망하고 있다. 물론 여러가지 이슈들이 지속적으로 일어나고 있고, 출구전략 우려도 여전히 유령처럼 시장을 떠돌고 있다.

그럼에도 미국과 중국(G2)은 선전하고 있다. 또 우리나라의 경우 대부분의 종목이 2분기 실적을 바닥으로 턴어라운드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하반기 전망이 버냉키 의장의 출구전략 언급이 나오기 전에 등장했음에도 대다수의 증권사들은 전망을 수정하지 않았다. 수많은 전문가들이 동일하게 진단한다는 것은 그만큼 이론만 놓고 봤을 때 전망이 그리 어둡지 않다는 걸 의미한다. 물론 전망이 무조건 옳다고 할 수는 없지만 대체로 밝은 전망을 한다는 점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나중혁 IB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올 하반기 글로벌 트렌드는 차별적 성장 위기감에 따른 또 다른 형태의 국제공조와 이를 통한 성장 모멘텀의 회복추구"라고 설명한다. 미국의 경기부양 기조가 유지되는 가운데 주요국들이 성장 위주의 정책 전환을 보여줄 것이며, 하반기에는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나타낼 것이라는 분석이다.

우리 증시를 떠받치는 전차(電車) 중 최근 들어 약세인 삼성전자를 위시한 IT업종에 대한 전망도 그리 나쁘지 않다.

황민성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의 주가하락은 전기전자(Tech)의 업황이 갈수록 악화된다는 걸 의미한다"며 "시장은 비관적인 전망을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는데 그 배경은 애플의 폭락과 비교되는 삼성전자의 수익성 하락, 엔저와 양적완화 종료 우려로 인한 투자자금 유출, 중국의 신용경색 우려"라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너무 비관적일 필요는 없다"고 덧붙였다.

특히 삼성전자의 경우 현재 상당히 저렴해졌다고 평가했다. 황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와 TSMC(타이완 세미컨덕터 매뉴팩처링 컴퍼니)의 경우 올해 예상 ROE(자기자본이익률)가 모두 20% 중반인데 TSMC는 P/B(주가순자산비율) 3.3배, 삼성전자는 1.4배에 거래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MSCI NJA(MSCI AP ex Japan) 대비 TSMC는 33% 프리미엄 상태인 반면 삼성전자는 69% 할인돼 있다"며 "특히 올 3월 이후 TSMC는 프리미엄이 상승한 반면 삼성은 더 할인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삼성전자의 부문별 가치를 과거 10년 평균 사이클을 기준으로 평가해보면 부품은 주당 47만원, 세트는 153만원"이라며 "P/E(주가수익비율) 5배만을 적용해도 주가하락 리스크가 제한적인 것으로 판단되므로 현재 주가에서 추가하락 시 적극적인 매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 불안감 누그러뜨릴 네가지 요소

현재 상황에서 불안감을 누그러뜨릴 만한 요소는 무엇일까. 김용구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미국경제의 관심이 집중되는 곳에 글로벌 차원의 새로운 성장모멘텀이 움틀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 애널리스트가 제시한 네가지 요소는 ▲셰일가스 ▲전기차 ▲미디어콘텐츠 ▲헬스케어다. 이 중 가장 먼저 주목해야 할 분야는 셰일가스로, 단순한 에너지원 개발을 넘어 미국경제의 부흥을 이끄는 중요한 경제동인으로써 자리매김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 애널리스트는 "지난 2008년 당시만 해도 미국과 독일, 일본경제는 서로 유사한 수준의 천연가스 가격을 지불했지만 지금은 가격괴리가 상당히 확대돼 있는 상황"이라며 "이는 미국이 셰일가스 개발을 확대한데 따른 직접적인 영향으로 해석할 수 있는데 독일, 일본기업과 경쟁하는 미국기업으로서는 원가우위 확보의 중요한 경쟁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여기서 주목할 만한 것은 셰일가스 개발 확대가 에너지사업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설비부품, 수송선, 각종 서비스 등 관련산업 및 하부 밸류체인의 총체적인 수요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김 애널리스트는 "이는 조선·기계·파이프 피팅분야 등에서 세계 최고수준의 경쟁력을 보유한 국내업체에게는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아직은 국내기업과의 연관성 및 수혜 가능성 판단이 불분명할 수 있으나 놓쳐서는 안될 투자 테마"라고 설명했다.

두번째는 전기차다. 김 애널리스트는 미국의 관심이 국내증시 내 모멘텀으로 작용한 사례를 들어 설명했다.

그는 "미국의 고가 전기차업체인 테슬라의 주가급등이 국내 2차전지업종 주가의 동반상승으로 이어졌던 예가 있다"며 "테슬라 전기차의 판매호조가 국내 2차전지업계 전반의 펀더멘털 개선으로 이어진 것은 아니었지만 새로운 성장스토리에 목말라 있던 투자자들은 국내 2차전지업계의 현재 모습보단 미래의 변화 가능성에 더 큰 가치를 부여했던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이외에도 넷플릭스로 대변되는 온라인 기반 미디어콘텐츠 유통서비스와 글로벌 고령화 트렌드 가속화에 따른 헬스케어산업 전반에 대한 미국과 전세계의 관심이 계속해서 증가할 것"이라면서 "미국과 글로벌 차원의 트렌드 변화에 부합할 수 있는 미디어 및 헬스케어 관련 국내기업에 대한 관심 역시 놓쳐서는 안된다"고 덧붙였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90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