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스 올덴버그의 '스프링'역시 청계광장의 랜드마크로 자리한 작품이다. 20m 높이의 다슬기 형상인 '스프링'은 인간과 자연의 조화를 표현한 작품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작품은 30억원대 고가의 해외작가 작품이라는 점을 비롯해 작가 선정 절차상의 문제, 인공적인 다슬기가 청계천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의견 등으로 한동안 구설수에 올랐다.
올덴버그가 국제적으로 수차례 공공미술 프로젝트를 해온 세계적인 작가임에도, 서울시민이 버리고 싶은 공공조형물에 이 작품이 이름을 올린 것이 이채롭다. 도시와 호흡하는 예술작품이라는 특수성과 함께 공공미술에 대한 예민한 관심을 드러낸 예다.
논란이 됐던 작품은 '스프링'뿐만이 아니다. 포스코센터 앞의 '아마벨'은 프랭크 스텔라의 작품으로, 비행기 잔해물로 만들었다. 그러나 지나치게 추상적인 형태가 마치 고철을 뭉쳐놓은 폐기물로 보인다는 의견이 많아 일상과 예술의 괴리를 드러내기도 했다.
이외에도 천안 아라리오갤러리 앞에 설치된 미술계의 악동 데미안 허스트의 작품 '체러티', 리움미술관과 신세계백화점에서 볼 수 있는 루이스 브루주아의 '거미'도 일상과 가까이 접할 수 있는 대표적인 공공미술 작품이다.
그런가 하면 고가의 작품이 아니더라도 도시에 활력을 주는 그림이 있다. 낙후되거나 생태, 지리적 가치가 있는 시골 마을에 예술의 숨결을 불어넣는 마을 미술프로젝트도 다양한 지역에 예술의 숨결을 불어넣고 있다. 소외지역에 벽화를 그려 아름다운 도시로 변모시키는 이러한 프로젝트는 국가에서 주최하는 프로젝트뿐만 아니라 벽화 동아리, 재능기부단체 등의 자발적인 움직임에 의해서도 활발하게 진행된다.
달동네였던 경남 통영 동피랑 마을의 경우 '한국의 몽마르트'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긍정적인 효과를 내며 관광객의 발길을 끌었다. 부산 감천동의 '감천문화마을' 역시 마을을 가꾼 그림으로 인해 관광객을 모았다. 이렇듯 독특한 감성을 수혈받고자 하는 젊은이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마을 미술은 소외지역 활성화를 목적으로 진행되고 있지만 문제점 역시 지적된다.
벽화는 미술의 보존성이 충분히 고려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사람의 손이 닿아 손상되거나 비·눈과의 접촉, 시간의 흐름에 따라 자연 퇴화돼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흉물로 변할 수 있다.
특정 작가가 책임질 수 있는 부분이 아닌, 공동프로젝트인 경우가 대부분이라 유지 보수가 쉽지 않고 단지 가시적인 1회성 이벤트에만 초점을 맞추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이미지에 대한 논의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된 벽화, 소외지역 환경 개선의 취지가 자칫 가난의 상품화로 비춰져 관광객으로 인해 주민들이 겪게 되는 생활의 불편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일상에서 숨 쉬는 공공미술은 사람과 가까이 있기 때문에 소통을 고려하지 않는 일방적인 접근보다 더욱 신중한 절차와 논의, 사후관리가 요구된다. 특히 해외 유명 아티스트의 작품이 아니더라도 공공미술이 적법한 절차로 친근하게 흡수돼 지속적인 관리로 사랑받을 때, 세계에서 인정받는 한국작가가 탄생할 수도 있다. 공공미술에 대한 인식과 소통이 함께 개선될 때 도시와 예술의 진정한 화합은 이뤄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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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90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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