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류승희 기자
실효성 논란으로 뒷말을 낳고 있는 주유소 석유혼합판매 활성화를 위해 정부가 적극 개입한다. 지금껏 시장 자율에 맡겼으나 석유혼합판매의 전환을 신청하는 주유소가 단 한 곳도 없자 정부가 직접 나선 것이다.
정부는 지난해 9월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 에쓰오일 등 정유사들과 협의를 갖고 석유혼합판매를 허용했다. 하지만 사실상 이를 시행하고 있는 주유소는 ‘0’에 가깝다. 일부 주유소의 음성적인 혼합판매만 이뤄지고 있을 뿐이다.

이에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달부터 한국주유소협회와 함께 주유소들의 석유혼합판매 신청을 받고 정유사와의 계약변경 협상을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르면 8월 초께 제1호 혼합판매 주유소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산업부와 주유소협회는 신청·접수·협상대행 이외에도 법률자문, 사후관리 등을 지원한다. 주유소협회는 접수된 주유소들의 정유사들과 맺은 계약에 관한 법률 자문을 구하기 위해 최근 자문 변호사를 별도로 고용했다. 또 산업부는 혼합판매 변경 이후 정유사·주유소 간 공정거래를 담보하기 위한 사후관리 서비스에도 집중한다.
 
사진=류승희 기자
정부의 개입은 주유소들이 정유사와의 ‘암묵적인 전량구매계약 관행’으로 속을 앓고 있으며, 이로 인해 석유혼합판매가 ‘그림의 떡’으로 여겨지는 것을 바로잡기 위해서다.
정우택 새누리당 의원의 주장에 따르면 정유사들은 전량구매계약을 하는 주유소에게 보너스카드, 제휴카드, 자금 및 시설 등을 지원해주면서 자사 제품만 구매하도록 강요해 왔다. 또한 전량구매계약을 한 상태에서 타 정유사 석유제품을 혼합판매하면 계약해지나 폴(입간판) 및 보너스시스템 해지, 심지어는 손해배상까지 청구하는 등 불이익을 부과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에 산업부 관계자는 “석유혼합판매를 신청했다는 이유로 주유소들이 정유사로부터 불이익을 받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7월부터는 정부와 협회가 직접 신청을 받고 있다”며 “정유사와 채권·채무 관계가 있거나 기존 계약 기간이 너무 많이 남아 있는 주유소들에 대한 상담이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주유소협회 관계자는 “주유소들의 신청을 취합해 혼합판매 전환 희망 주유소 목록을 정유사에 제출하고 전환 조건 등 관련 협의를 실시할 계획”이라며 “계약 변경 완료 주유소에 대한 혼합판매 사실 표시 및 품질보증프로그램 가입 후 인증마크 게시 등도 동시에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석유혼합판매는 산업부가 기름값 인하를 목적으로 내놓은 대책 중 하나다. 특정 정유사 입간판으로 주유소 영업을 하지만 일정 비율은 타 정유사 석유제품을 섞어 쓸 수 있도록 했다. 이로써 정유사 간 가격 인하 경쟁을 유도하기 위해 도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