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터파크
지난달 13일 오픈한 경기도 여주의 썬밸리호텔이 '불법파견' 논란을 빚고 있다. 이 호텔은 경기도의 4번째 특1급 관광호텔로 최근 하도급업체의 직원들을 호텔이 사실상 관리·운영하는 등 불법적인 도급관계를 맺고 있다는 지적이다.
썬밸리호텔의 운영주체인 동광종합토건은 지난 6월1일 리조트 전문인력회사인 S사와 도급계약을 맺고 2014년 3월31일까지 호텔 내 식음과 객실서비스 업무를 S사에 맡기기로 했다. 총 118명의 호텔직원 중 객실(38명)과 식음(30명) 분야 68명의 인원을 외부인력으로 채용할 계획이었다. 
 
◆협력사 직원 면접까지 회장이 '통제'

그러나 S사가 최근 인력난으로 68명을 다 채우지 못하자 호텔 측은 파견직원들에게 연장근무를 시키면서 그에 따른 수당을 지급하지 않았고 심지어 S사가 추천한 인력을 호텔 회장이 직접 면접까지 보는 등 운영 일체를 관여해왔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S사 김모 대표는 "썬밸리호텔은 도급형태로 계약을 맺어놓고 실제 운영은 불법 파견형태를 취하고 있다"며 "우리회사 소속 직원을 호텔 회장이 면접 보면서 사주팔자가 안 좋다고 채용시키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고 증언했다. 김 대표는 또 "계약서에 없는 비용까지 우리회사가 부담하도록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 이는 명백한 계약 위반"이라고 덧붙였다.

일반적으로 도급계약은 원청업체가 하청업체에 인건비, 경비 등의 비용을 다 부담하도록 하고 전체 도급계약 금액에 이 비용을 포함시켜 지급한다. 하지만 썬밸리호텔은 도급계약임에도 인건비 외에 기타 경비나 야근 수당 등을 S사에 일방적으로 전가시키고 있다는 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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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급 금액에 인원 적시 '불법 파견' 소지

실제 양사간 체결한 용역계약서 내용에도 불법파견의 소지는 있어 보인다. 본지가 입수한 썬밸리호텔과 S사간 용역계약서를 보면 우선 도급계약상 '일의 목적'이 충분히 명시돼 있지 않다. 단순히 '범위: 식음팀, 객실팀'이라는 항목만 보인다.
여기에 일반적인 도급계약에서는 볼 수 없는 파견근로자의 인원수가 게재돼 있다. 용역계약서 제1조 3항에 있는 '도급금액은 월 1억2143만6000원(부가가치세 별도) 68명으로 정하고 을의 청구에 의하여 익월 10일 지급한다'는 내용이 그것. 전문가들은 이 부분이 불법파견 의혹이 보이는 부분이라고 지적한다.


한 노무사는 "현행 도급계약에서는 통상 전체 도급금액만 표시돼 있지 인원이 게재된 경우는 없다. 이는 도급계약 자체가 파견 근로자가 관계되지 않고 전체 업무에 관여한다는 개념이기 때문"이라며 "그런데 해당 계약서를 보면 전체 도급금액을 '인원*비용'으로 산정한 점은 (불법) 파견계약으로 볼 소지가 충분하다"고 해석했다.

현행 노동부 '근로자 파견의 판단기준에 관한 지침'에 따르면 근로자를 실제로 사용하는 '사용사업주'와 근로자를 파견한 '파견사업주' 사이의 계약 명칭이나 형식 등보다는 ▲채용과 해고의 결정권 ▲작업배치와 변경 결정권 ▲업무의 지시와 감독권 ▲휴가와 병가 등 근태 관리권 및 징계권 ▲소요자금의 조달 및 지급에 대한 책임 등이 실질적으로 어디에 속해 있는가를 살펴봐야 한다고 제시하고 있다. 즉 파견근로자에 대해 업무와 관련해 직접적인 '영향'을 행사할 경우 불법파견으로 간주한다는 조항이다.

김 대표의 앞선 주장이 사실이라면 위 조항에 근거해 썬밸리호텔은 불법파견 의혹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김 대표는 "당초 68명의 인원을 수급하려 했으나 썬밸리호텔이 위치한 곳이 여주에서도 상당히 떨어진 외지여서 섣불리 지원하겠다는 희망자가 없었다"며 "그런데도 호텔 측은 기숙사비나 직원 교통비 등을 우리회사가 부담할 것을 강요했고 인력수급이 원활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직원들의 연장근무에 대한 수당지급도 내게 떠넘겼다"고 말했다. 그는 "급기야 개인돈으로 9000만원을 들여 기숙사 건물 보증금을 냈지만 월세 등 관리비는 아직 우리회사 직원들이 내고 있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썬밸리호텔과 인력공급회사 S사간 맺은 용역계약서(사진=류승희 기자)

 
◆취재 들어가자 협력사와 물밑 협상?

현재 썬밸리호텔 측은 S사에 8월말일부로 계약해지를 통보했다. 인원수급이 안되고 계약서 외 비용발생 문제와 관련해 S사가 응하지 않았다는 게 표면적인 이유라고 김 대표는 설명했다.
한편 썬밸리호텔 측은 불법파견과 관련한 본지의 해명요구에 "어떤 상황인지 (외부용역과 관련한) 내용을 파악하고 말해주겠다"고 했지만 수일이 지나도 별다른 입장표명을 하지 않았다. 다만 본지의 취재가 시작된 이후 S사 김 대표와 별도 협상을 벌였으며 김 대표는 "지금은 원만하게 해결됐다"는 입장을 전해왔다.


썬밸리그룹은 지난 1985년 동광종합토건이 모태로, 28년 동안 7개 계열사와 해외법인 2곳을 거느려왔다. 이신근 동광종합토건(61) 회장이 모든 계열사를 총괄 지휘하고 있으며 호텔·리조트가 있지만 골프장사업이 주력이다. 2002년 일죽썬밸리(18홀·충북 음성)를 시작으로 2005년 설악썬밸리(27홀·강원 고성), 2007년 동원썬밸리(18홀·강원 횡성), 그리고 지난해 6월엔 여주썬밸리(9홀·경기 여주)를 오픈했다. 일본에도 구마모토에 18홀짜리 골프장 2개를 보유 중이며 올해 필리핀 클라크에 36홀짜리 골프장도 완공할 예정이다. 현재 썬밸리는 국내 72홀과 해외에 72홀 등 모두 144홀 규모의 골프장을 갖고 있다.
 
 
 썬밸리호텔은…
 
경기도 여주시 여강유원지에 위치한 썬밸리호텔은 동광종합토건이 시공해 대지 2만1391㎡, 연면적 3만3754㎡, 지상 12층 객실 203실과 총 1000여석의 7개 연회장, 사우나, 피트니스센터, 워터파크 등 부대시설을 갖춘 호텔 겸 리조트다. 이 호텔의 워터파크는 지하 1000m에서 끌어올리는 청정수를 활용해 익스트림 슬라이드와 파도풀, 유수풀, 바데풀, 유아풀 등을 갖추고 있다. 특1급호텔에 대해 도세를 100% 감면해주는 경기도의 인센티브를 적용받은 첫 호텔이기도 하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94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