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에 사는 A씨(37)는 몇개월 전부터 장기요양등급 판정을 받은 어머니 때문에 상심이 크다. 거동이 불편한 부모를 곁에서 지켜야 하는 것이 자식된 도리지만 맞벌이로 인해 지방에 계신 어머니를 살필 수 없기 때문이다. 다행히 어머니 자택 근처에 사는 여동생이 돌보고 있지만 장남으로서 마음의 짐을 쉽게 덜어내지 못하고 있다.

인구의 고령화, 핵가족화, 1인 가족 확대, 맞벌이 증가가 한국사회에 자리 잡으면서 간병에 대한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중대한 질병'에 걸리는 고령층이 늘고 있지만 가족 내에서 이들을 돌볼 만한 구성원의 숫자나 여력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몸이 아플 때 옆에서 돌봐주는 '간병인'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따라서 간병이 필요한 상태가 됐을 때 간병비가 지급되는 '간병비보험'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다.

보험연구원이 발표한 '민영간병보험의 발전방향' 보고서의 GBD연구 결과에 따르면 지난 2010년 기준 국내 평균수명은 79.6세, 건강수명은 70.3세로 나왔다. 이 수치가 의미하는 것은 한국인의 평균수명은 79.6세이지만 70.3세부터 질병을 안고 살아간다는 것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보건복지부의 2011년도 노인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65세 이상 노인의 88.5%가 만성질환을 가지고 있으며 질환보유 숫자 역시 평균 2.5개로 나타났다.

이러한 조사결과에 대해 보험업계는 이른바 '유병장수 시대'가 도래했다고 분석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우리나라는 인구가 고령화될 뿐만 아니라 질병을 갖고 살아가는 인구도 함께 늘고 있다"며 "이러한 추세는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심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같은 시대적 상황에서 '간병비보험'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실제 가입건수 등도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13개 생보사가 2009회계연도 당시 보유한 간병보험 계약건수는 101만85건이었다. 이후부터 증가하기 시작한 간병보험 계약건수는 2012회계연도에 164만1530건까지 증가했다. 또 8개 손해보험사가 보유한 간병보험 계약건수 역시 2009회계연도의 18만1620건에서 2012회계연도에는 77만5071건까지 늘어났다.

대형손보사 관계자는 "부모가 질병에 걸려도 현실적으로 곁을 지키기 곤란한 맞벌이부부들이 간병보험에 대해 많이 문의한다"며 "간병보험 가입건수의 증가추세는 이와 깊은 연관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시장상황으로 국내 보험사들은 올해 4월부터 간병보험을 새롭게 출시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무분별한 상품 출시와 가입자수 유입은 오히려 보험사에게 독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조용운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정부의 복지강화정책으로 장기요양 인정자의 수가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며 "장기요양등급 인정자에게 보험금을 지급하는 간병보험의 특성상 보험금 지급이 예상 밖으로 크게 증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사회환경 변화에 따른 건전성 위험요인을 따져본 후 상품을 개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01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