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도 SK그룹 임원인사에서 승진자의 30%가량인 43명이 SK하이닉스에서 배출됐다. 2011년 말 SK그룹에 인수된 후 끊임없이 성장을 거듭한 결과다. 그중에서도 ‘기술 혁신형 인물’로 평가받는 박성욱 대표이사 사장의 공로가 이번 인사에서 큰 역할을 했다. 지난해 2월 지휘봉을 잡은 그는 SK하이닉스의 실적을 사상 최고로 끌어올리면서 글로벌 반도체 선두기업의 반열에 올려놓았다.  


◆사상 최고 실적의 ‘주역’
SK그룹에 인수된 후 재무적 안정성을 확보한 SK하이닉스에 첫 사령탑으로 부임한 박 사장은 ‘기술 리더십’을 절묘하게 발휘했다. 메모리 반도체시장에서 지속되고 있는 글로벌 경영환경 불확실성도 그의 리더십을 잠재우진 못했다. 산업 재편과 미세공정 한계, 차세대 메모리 준비 등 다양한 변곡점은 오히려 미래 기술 변화에 대한 그의 신속한 대응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게 만들었다.


박 사장의 통솔로 지난해 SK하이닉스의 실적은 눈부셨다. 3분기에 SK하이닉스 사상 최대 매출액인 4조836억원을 달성했다. 2분기보다 4%, 전년 동기 대비 69%나 매출을 끌어 올린 것. 우호적인 시장환경에 따른 매출 증가와 미세 공정 전환 및 수율 개선으로 영업이익도 1조1645억원을 기록하며 2분기에 이어 최고 실적을 다시 뛰어넘었다. 순이익은 영업외비용 반영 등에 따라 9582억원을 기록했다.

시장조사기관인 가트너는 SK하이닉스의 지난해 전체 매출이 13조6000억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역시 전년 대비 43.2% 늘어난 수준이다. 이에 따라 SK하이닉스의 지난해 세계반도체 시장점유율도 4.1%로 올라서며 인텔·삼성전자·퀄컴에 이은 4위 자리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SK하이닉스의 반도체 시장점유율이 5위권에 진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SK그룹 16개 계열사가 지난해 3분기까지 매출 135조7728억원, 영업이익 7조930억원을 기록한 데도 박 사장의 역할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재계 관계자는 “영업이익을 크게 늘린 SK하이닉스가 그룹의 전체 실적을 끌어 올린 데 따른 착시현상”이라며 “박 사장이 아니었다면 그룹의 경영 성적표가 지금과 같지는 않았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엔지니어 출신 ‘기술 리더십’

이 같은 성과를 이끌어 온 박 사장의 기술 리더십은 그가 엔지니어 출신인 점에서 풀이할 수 있다. 반도체 연구개발과 제조를 망라하는 다양한 현장 경험을 보유한 그는 이미 자타공인 기술 전문가로 정평이 나 있다.

박 사장은 울산대 재료공학과를 졸업하고 한국과학기술원에서 석·박사 학위를 취득한 정통 엔지니어 출신이다. 지난 1984년 (구)현대전자 반도체연구소에 입사한 후 미국생산법인 담당임원, 연구소장, 연구개발제조총괄을 역임하며 그의 기술 리더십은 다듬어졌다. 특히 2009년부터는 사내이사로서 다양한 활동에 직접 참여하면서 경영능력까지 쌓았다. SK하이닉스가 기술력을 바탕으로 성장하는 데 필요한 최선의 적임자로 박 사장을 선택한 이유다.

박 사장의 기술 리더십은 늘 그가 강조하는 ‘혁신’과 어우러지면서 고객 만족 극대화로 거듭났다. 그동안 SK하이닉스의 전략이 선두업체와 격차를 줄이는 패스트팔로워(Fast Follower)였다면, 그는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발상으로 시장 ‘선도’를 넘어 ‘압도’하겠다는 전략을 내세웠다. 막강한 경쟁력으로 무장해 시장을 견인하겠다는 그의 포부가 결국 현실화된 셈이다.

경쟁 패러다임의 변화에 주목하고 있는 그의 리더십 또한 두드러졌다. 박 사장은 IT산업의 융복합화 심화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조직도 일부를 개편했다. IT산업의 경계가 모호해지면서 ‘융복합’을 통한 최적의 솔루션을 확보하는 게 향후 반도체산업의 관건이 될 것이라는 판단에서였다.

그는 마케팅본부 내 컴퓨팅 조직과 모바일 조직을 통합했으며 전원이 없는 상태에서도 데이터를 자유롭게 저장·삭제할 수 있는 고품질의 낸드플래시 솔루션 확보를 위해 플래시개발본부에 속해 있던 솔루션개발기능을 별도의 본부로 확대해 위상을 강화했다.

이 같은 박 사장의 안목은 SK하이닉스가 괄목할만한 성과를 내는데 큰 몫을 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SK하이닉스의 성공적인 실적은 최고기술책임자(CTO) 출신으로 지난해 초 대표이사 자리에 오른 박 사장의 공이 가장 크다”고 말했다.

◆인재양성 통한 미래 역량 확보

박 사장은 미래 역량 확보를 위한 인재양성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해 6월 KAIST와 산학협력을 맺고 반도체 및 관련 소프트웨어 분야 우수 인재 양성을 위한 협력을 강화했다. 최근 반도체 응용복합제품에 대한 수요 증가로 관련 소프트웨어 기술의 중요성이 부각된데에 따른 것. 이 협약을 통해 기존 전기·전자공학과, 물리학과, 화학과, 생명화학공학과, 신소재공학과, 전산학과 등에서 소프트웨어 분야 인력을 육성하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도 서울대학교와 반도체 분야의 우수 인재 육성을 위한 협력 강화에 나섰다. 산학협약을 통해 향후 4년간 선발된 학생들에게 교육지원 장학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또한 반도체 분야와 관련된 다양한 전문 인력을 발굴하고 회사의 역량 강화를 이끌 우수한 인재를 육성하는 등 협력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박 사장은 “글로벌 IT시장의 변화를 선도할 ‘세계 최고의 반도체 회사’로의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산학협력을 통해 반도체 업계를 선도할 우수 인재를 육성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 박성욱 SK하이닉스 사장의 2013년 성과
▲2월19일: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선임
▲6월4일: KAIST와 세계 최고 반도체 인재 육성
▲6월10일: 세계 최초 고용량 8Gb LPDDR3 개발
▲6월12일: 램버스와 포괄적 특허 라이선스 계약 체결
▲7월3일: 삼성전자와 반도체 특허 크로스 라이선스 계약 체결
▲8월21일: 중국 CIS 사업 강화
▲9월12일: 다우존스 지속가능경영 월드지수(DJSI World) 4년 연속 편입
▲10월29일: 2분기 연속 매출 및 영업이익 최고 실적 경신
▲10월30일: 6Gb LPDDR3로 모바일 시장 선도
▲11월20일: 16나노 낸드플래시 본격 양산 체제 구축
▲12월10일: 서울대와 인재 육성 협력 강화

☞ 프로필
▲1958년 1월8일생 ▲1984년 현대전자 반도체 연구소 입사 ▲2001년 하이닉스반도체 미국생산법인 담당임원 ▲2003년 하이닉스반도체 연구소장 ▲2010년 하이닉스반도체 연구개발제조총괄 ▲2012년 SK하이닉스 연구개발총괄 ▲2013년 SK하이닉스 대표이사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12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