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앨라배마주 시골내기로 늘 최우수 성적을 거두며 예일대에 입학하고, 조정경기 선수로 활약하며 그 유명한 옥스포드-캠브리지 대회에 나가서 우승, 졸업 후에는 월가에 진출해 수억 달러에 이르는 투자 소득을 거둔 전설적인 투자가. 흔히 워런 버핏이나 조지 소로스를 떠올리겠지만 사실 그의 이름은 짐 로저스다.

월가의 전설적인 투자가로 손꼽히는 그는 젊은 시절 조지 소로스와 함께 퀀텀 펀드를 이끌며 10년 동안 4200%라는 경이적인 수익률을 기록했다. 그리고 37세에 일찌감치 은퇴해 오토바이로 50여 개국 10만 마일, 자동차로 116개국 15만여 마일을 달리며 세계를 여행한 모험가였으며 방송 프로그램 진행자, 컬럼비아대학교 정교수, 저자로도 이름을 날렸다. 이런 그의 인생에서 얻은 통찰력이 번뜩이는 책이 바로 <세계경제의 메가트렌드에 주목하라>다.


이 책의 원래 제목은 < Street smart>다. ‘Street smart’란 단어는 ‘Book smart’와 곧잘 비교되며 쓰이는데, 책으로만 공부해서 얻은 지식이 아니라, 거리를 누비며 경험으로 얻은 통찰력을 이른다. 길 위에서의 여행과 시장에서의 투자가 그에게는 별개로 작용하지 않는다. 둘이 서로 얽혀 길에서 직접 보고 들은 것을 가지고 성숙시켜 시장에서 투자할 품목을 정하고, 그 투자의 결과 추이를 보면서 미래를 예측하고 그것을 다시 길에서 확인해본다. 그것들이 쌓여서 ‘Street smart’가 된다.
‘19세기 초라면 똑똑한 사람은 런던으로 이주할 것이다. 20세기 초라면 똑똑한 사람은 뉴욕으로 이주할 것이다. 21세기 초라면 똑똑한 사람은 아시아로 거처를 옮길 것이다’라는 말을 한 로저스는 실제로 2007년에 아이들까지 데리고 싱가포르로 이주해서 살고 있다. 트렌드를 예측하거나 파악해 금융 투자에 활용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직접 행동으로 옮긴 것이다.

‘영국밖에 모르는 사람이라면 영국에 대해 무엇을 알겠는가?’라는 키플링의 말처럼 자신의 지역과 국가, 일하는 업종, 투자하는 품목에 대해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그들 대상 바깥의 것들을 알아야 한다. 실제로 최장거리 오토바이·자동차 여행으로 기네스북에 오른 인물로서 그는 직접 넓은 세계를 보고, 그것들을 연결해 큰 그림을 그려내는 방식을 이 책에서 전한다. 칠레에 혁명이 일어나면 구리 가격이 영향을 받고, 전력 요금과 주택 가격이 영향을 받으며, 나아가 스페인 톨레도의 주택 보유자를 포함해 세상 모든 사람이 영향을 받게 된다.

짐 로저스에 따르면 앨런 그린스펀은 CNBC에서 정보를 얻었고, CNBC는 정부 관료들에게서 정보를 얻었으며, 정부 관료들은 그린스펀에게서 정보를 얻었단다. 인사이트도 없고 정확하지도 않은 정보가 이렇게 비슷한 부류의 사람들 사이를 순환하면서 기정사실처럼 굳어지는 경우는 우리도 자주 보고 있지 않던가.


그런 정보를 유통시키고 자가 발전시키는 이너서클의 사람들에게 놀아나지 않고 세상을 읽고 미래를 꿰뚫어보는 방법과 미래의 일단을 이 책에서 제공한다. <세계경제의 메가트렌드에 주목하라>라는 제목보다 훨씬 많은 것을 담고 있는 책이다.

짐 로저스 지음 | 이레미디어 펴냄 | 1만6500원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14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