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우리·신한·하나·농협 등 국내 5대 시중은행장이 밝힌 공통된 새해목표다. 은행장들이 이 두가지를 강조한 이유는 저금리 기조 영향에 순이자마진(NIM) 하락추세가 지속되고 구조조정에 따른 대손비용 증가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서다.
이건호 국민은행장, 김주하 농협은행장, 권선주 기업은행장 등 '리스크 전문가'들이 잇따라 은행 사령탑에 앉은 점도 이와 무관치 않다. 이에 따라 각 시중은행들은 경영전략을 '공격'보다는 '방어'에 초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경제상황이 부정적이어서일까. 올해 목표는 지난해 신년 목표와 많이 닮았다.
작년 초 은행권에서는 '대내외 불확실성이 계속되는 경기침체', '성장성과 수익성, 건전성 위협'이 주요 화두로 꼽혔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은행들의 이러한 예측은 적중했다. 시중은행들의 작년 실적은 전년대비 절반 가까이 떨어졌고 성장성도 저하됐다. 금융환경은 더욱 악화됐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올해 우리경제가 전년에 비해 소폭이나마 호전될 것이라는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에 따른 불확실성이 언제 터질지 알 수 없지만 각 은행장들은 전년에 비해 희망적 메시지를 직원들에게 전하고 있다.
올해 은행별 실천 경영전략을 알아봤다.
신한은행 창조적 도전, 차별적 성장
지난해 실적에서 경쟁은행에 비해 선방한 신한은행은 올해 경영화두를 '창조적 도전, 차별적 성장'으로 정했다. 실천과제는 '새로운 핵심사업 역량강화', '생산성 혁신', '따뜻한 금융의 진일보한 실천', '활기찬 일터 구현' 등 4가지를 꼽았다.
우선 핵심사업 역량 강화를 위해 은퇴시장을 선택했다. 은퇴시장 전담조직을 신설하고 자산관리 역량을 키워 '4060시장'을 선도해 나가겠다는 것. 생산성 혁신으로는 점포 통폐합, 금융센터 확대 등 채널 효율화 전략을 시행키로 했다.
또 스마트금융 확산을 통해 고객맞춤형 특화점포를 운영할 계획이다. 따뜻한 금융 실천은 갈수록 강화되고 있는 금융소비자보호에 초점을 뒀다. 기본과 원칙을 확고히 지키는 정도영업을 펼침으로써 고객정보 보호 강화, 소비자 중심 문화를 확립해 나가기로 했다.
서진원 신한은행장은 "창조적 도전 차별적 성장을 위한 올해의 추진 전략을 적극 실행에 옮김으로써 시장을 선도하는 퍼스트무버(First-Mover:개척자)로서의 위상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농협은행 신뢰 제고·리스크 관리
농협은행은 각오가 남다르다. 그동안 최고경영자(CEO) 리스크에 좀처럼 기를 펴지 못했는데, 올해부터는 안정적인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김주하 행장이 새해부터 임기를 시작하면서 내부 직원들의 기대감을 더욱 키우고 있다.
농협은행의 올해 목표는 ▲고객에 대한 신뢰성 제고 ▲수익센터 역할 강화 ▲건전성 제고와 리스크 관리 ▲차별화된 역량 강화 4가지다. 우선 신뢰성 확보를 위해 안정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IT전환시스템 구축, 민원 감축 및 금융소비자보호 강화, 내부통제와 금융사고 예방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또 안정적 수익을 위해 전통적인 예대마진 중심을 넘어 비이자이익을 보강하고 핵심적인 전략사업을 선정해 수익창출을 극대화할 방침이다.
건전성 제고와 리스크 관리 강화를 위해 부실채권 감축에 역량을 집중하고 은행권 자본규제안인 '바젤Ⅲ'의 확대 시행과 선진국들의 양적완화 축소가 가져올 후폭풍에 대비할 수 있는 튼튼한 은행을 만들어 나가기로 했다. 차별화된 역량을 위해서는 시니어 고객 특화은행 기반 강화, 미래고객 확보, 지역별 특성화 마케팅 추진에 앞장 설 방침이다.
김주하 행장은 "평범한 사람과 성공한 사람의 차이는 지식이 아니라 실천에 달려 있다"면서 "열심히 일하는 직원이 우대받고 신바람 나는 문화를 구축하는 조직이 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국민은행 건전한 신용문화 확립
일본 도쿄지점 부당 대출, 국민주택채권 위조 등 굵직한 사건을 겪으며 내부통제 기강 마련이 시급한 국민은행은 ▲고객지향적 시각의 핵심 경쟁력 강화 ▲건전한 신용문화(Credit Culture) 확립 ▲효율적인 비용관리 등을 올해 실천 과제로 꼽았다.
실천사항으로는 리스크와 수익성을 감안해 가계와 소호(SOHO)대출 비중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우량여신 비중을 확대할 계획이다. 또 여신과 리스크관리 인프라를 개선해 신용정책을 더욱 정교화하는 등 리스크 관리체계도 효과적으로 개선할 방침이다. 기업금융 부문은 포트폴리오 개선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장기적인 경쟁력 강화에 초점을 두기로 했다.
이건호 행장은 "지난해 은행권 그 누구도 하지 못한 국가고객만족도(NCSI) 8년 연속 1위란 쾌거를 이뤄냈지만 고객의 진정한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노력은 소홀히 하지 않았나 반성해볼 필요가 있다"면서 "올해는 성과관리체계를 근본적으로 개혁해 고객과 은행 모두의 가치를 올리는 영업을 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해외진출로 돌파구 마련
이밖에 새 수익 기반 마련에도 적극적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해외진출을 통해 새 돌파구를 찾는 전략이다. 특히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이 새 서비스와 시장 개척에 적극적이다. 서진원 행장은 "내년에는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이미 진출한 해외시장에서는 현지화 전략을 확대하며, 인도지점을 법인화하고 중동·아프리카에 신규 진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종준 하나은행장도 "중국·인도네시아 현지 법인의 영업력을 확대해 해외수익 비중을 늘릴 방침"이라고 전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14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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