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동차업계도 마찬가지다. 특히 현대·기아차는 내수시장에서의 압도적인 점유율 우위를 바탕으로 중국, 인도 등 해외진출을 적극 추진하면서 마진 확대 및 외형 성장을 도모할 수 있었지만 최근에는 수입차시장의 확대로 인해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가속화되고 있다.
◆꽁꽁 얼어붙은 내수와 수출
2013년은 내수시장이 부진한 가운데 수입차의 고성장이 지속되면서 전반적으로 국내 완성차업체의 실적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한해였다.
신차는 6개에 불과했고 그나마 아반떼, 쏘나타와 같은 양산차종도 아니어서 신차효과도 기대만큼 크지 않았다. '신차 빙하기'에 경기불황마저 겹치면서 국내 완성차업체들의 실적부진이 심화된 것으로 판단된다.
반면 한-미·한-EU FTA로 인한 가격인하 효과와 더불어 딜러들의 공격적인 프로모션, 30~40대 소비자들의 소득수준 향상 등으로 인해 수입차시장은 고성장이 지속되고 있다.
글로벌 생산 및 판매 거점이 있는 현대·기아차는 국내 판매부진을 해외생산 증대로 일정부분 만회할 수 있었지만, 르노삼성과 한국지엠은 큰 타격을 받았다. 유일하게 높은 성장세를 보인 쌍용차의 경우 코란도 시리즈가 히트를 치면서 전년대비 34%의 놀라운 성장을 기록했다.
수출의 경우 주간 2교대, 주말 특근 미실시에 따른 공급물량 차질과 환율의 부정적 효과 등으로 감소세가 지속됐다. 특히 일본과 경합하고 있는 미국시장에서의 타격이 컸다.
2013년 미국시장 내 자동차 판매량은 1558만대로 전년대비 7.5% 증가했으나 현대·기아차는 오히려 0.4% 감소했고 미국시장 점유율도 2011년 8.8%, 2012년 8.7%, 2013년 8.1%로 하향세가 지속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이러한 수요부진을 타개하기 위한 방법으로 가격할인과 구매 인센티브를 선택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수익성 개선은 앞으로도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올해도 난관은 지속될 듯
2014년 글로벌 자동차시장은 4.1% 증가해 지난해 증가율(3.2%)보다 다소 상승할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중국이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미국의 출구전략 시행으로 중국을 제외한 신흥시장은 위축될 것으로 예상되며, 그에 따라 회복 조짐을 보이는 미국과 유럽에서의 주도권을 누가 차지하느냐가 문제 해결의 열쇠가 될 것으로 판단된다.
엔저를 등에 업은 일본 자동차업체의 현지화 확대 등이 본격화되면서 미국, 중국 등 주요시장에서의 경합도가 높은 한국 완성차업체들의 고민은 더 깊어지는 한해가 될 것이다.
또한 연비 경쟁이 심화됨에 따라 과거 폭스바겐이 집중했던 엔진 다운사이징에 일본 업체들도 가세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국내 완성차업체들도 터보차저의 전 차급 장착 등 연비 향상을 위한 기술력을 배양하기 위해 연구개발 투자를 대폭 확대할 것으로 판단된다.
한-EU 자유무역협정 이행 일정에 따라 현재 2000cc 미만 가솔린 차량의 경우 1개 제조사당 연간 1000대로 제한돼 있는 수입량 쿼터가 올해 안에 해제된다. 따라서 내수시장의 경쟁강도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관측된다.
이처럼 안팎으로 수많은 난관이 예상되기 때문에 국내 완성차업체의 해외 증설 및 '신차 사이클'(LF 쏘나타, 유럽 i10, 중국 밍투 등) 도래 등은 단순한 '장밋빛 전망'에 그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난관극복 위한 대응전략 필요한 때
당분간 국내 자동차산업은 선진 완성차업체의 경쟁력 회복과 신흥 완성차업체의 추격 속에 위기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국내 외국계 완성차업체들은 모기업의 전략 변화에 따라 국내시장에서 철수하거나 단순 하청 생산기지화 되는 등의 운명을 맞을 수도 있을 것이다.
더불어 자동차부품업체는 완성차업체 부실 시 동반부실 우려가 크고 자칫 유동성 경색에 빠질 수 있어 외국계 완성차업체의 철수는 산업 전반에 걸쳐 광범위하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난관에 봉착한 국내 자동차업계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부품 공용화 확대로 리콜 발생 등의 품질리스크를 줄이고, 연비가 크게 향상된 신규 모델을 전 차급에서 개발·양산할 필요가 있다. 설계·생산·유통 등 전 부문에 걸쳐 완성차업체와 부품업체가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공고히 해야 함은 물론이다.
결론컨대 작금의 상황은 크게 생각하고 크게 이루려는 용기(진퇴양난 대사대성·進退兩難 大思大成)가 필요한 시점이다. 완성차업체는 생존을 위해 성장에 힘을 쓰고, 부품업체들은 지속적인 혁신을 견인하는 선순환 모델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향후 5년 후 어려운 대내·외 난관을 슬기롭게 극복하고 진정한 글로벌 톱 메이커로 우뚝 설 국내 자동차업체들을 기대해본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설합본호(제315·316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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