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자에게 늘 휘둘리는 약자. 그러나 약자가 강자를 이기는 경우도 있다. 대표적 예가 '다윗과 골리앗'이다. 들판에서 양을 치던 소년 목동 다윗. 그는 철저하게 약자였지만 자신의 강점을 이용해 승리를 거뒀다. 큰 덩치와 무거운 갑옷 탓에 접근전만 가능한 골리앗에 맞서서 민첩하게 움직이며 빈틈을 공략해서 돌팔매로 골리앗을 쓰러뜨린 것. 한마디로 '접근전'(infighting)이 아닌 '원거리 전투'(outfighting)라는 새로운 전장에서 '스피드'라는 자신의 강점을 이용한 것이다.
<티핑 포인트>나 <아웃라이어> 같은 책으로 널리 알려진 베스트셀러 작가 말콤 글래드웰은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다윗과 골리앗>이라는 책에서 '다윗과 골리앗'처럼 강자에게도 약점이 있기 때문에 약자가 자신의 강점을 잘 활용하면 승리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약자가 자신의 강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다윗처럼 자신의 강점이 극대화될 수 있는 전쟁터를 만드는 것이다. 애플이 휴대폰 세계의 골리앗이었던 노키아를 무너뜨릴 수 있었던 것도 같은 원리다.


노키아의 강점은 뭘까. 일반 휴대폰을 대량생산할 수 있는 능력이다. 여기에 다양한 기종을 갖고 있었다. 만약 애플이 노키아와의 전쟁터를 일반 휴대폰(피처폰)시장으로 정했다면? 결코 이기지 못했을 것이다. 애플이 승리를 위해 새롭게 만든 전쟁터는 스마트폰시장이었다. 새로운 전쟁터에선 애플이 가진 강점이 극대화됐다. 바로 '소프트웨어'다.

아이폰이 출시되기 전만 해도 휴대폰에는 통신사의 입맛에 맞는 애플리케이션들만 장착돼 있었다. 그러나 아이폰에는 앱스토어가 있어 독립된 개발자들이 자유롭게 앱을 올렸다. 따라서 고객들은 다양한 앱을 즐길 수 있는 아이폰을 선택하게 된 것이다.

애플처럼 큰 회사만 이런 전략을 실행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국내 중소기업들도 얼마든지 같은 전략을 구사할 수 있다. 대표적인 예로 '부강샘스'라는 중소기업이 삼성, LG와 같은 대기업과 벌인 '청소기 전쟁'을 들 수 있다. 처음 이 회사가 청소기를 출시했을 때 이들이 시장의 승자가 될 것이라고 예상한 이들은 거의 없었다.


그러나 부강샘스는 바닥 청소는 가능하지만 침구나 매트리스에는 쓸 수 없었던 기존 청소기의 한계를 극복하고 침구 살균청소기 '레이캅'을 만들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서 대기업도 침구 살균청소기를 내놨지만 이 시장은 부강샘스가 만들어낸 새로운 전쟁터였다. 자신이 만든 싸움터에서 새로운 기술특허를 내면서 싸우는 부강샘스는 오히려 강자였고 결국 승자가 됐다.

'딤채'로 유명한 위니아만도는 김치냉장고라는 새로운 싸움터를 만들었다. 그 뒤를 이어 많은 대기업들이 김치냉장고를 만들었지만 딤채는 10년째 '김치냉장고 대표선수'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유가 뭘까. 딤채는 제품 출시 초기부터 '발효과학'을 강조했다. 반면 기존의 냉장고시장을 석권해오던 강자들은 여전히 '냉장기술'을 강조했다. 이를 통해 소비자의 뇌리 속에 '김치냉장고는 발효과학이 핵심'이라는 새로운 콘셉트가 만들어지면서 딤채는 김치냉장고라는 새로운 싸움터에서 승자가 될 수 있었다.

약자가 새로 만든 전쟁터에서 승률을 높이기 위해선 자신의 강점을 콘셉트로 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 여기서 말하는 콘셉트란 고객들의 뇌리에 한 단어로 박히는 특징을 말한다. 이때 중요한 것은 약자가 만든 콘셉트가 강자의 특성과 대비돼 선명하게 드러나야 한다는 점이다. 이렇게 되면 새로운 싸움터에서는 약자가 오히려 소비자의 뇌리에 강자로 인식될 수 있다.


약자가 골리앗 같은 강자와 싸워서 이기려면? 강자가 만든 전쟁터에서 싸워선 승산이 없다. 자신의 강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 새로운 싸움터를 만들라. 여기에 기존에 없던 새로운 콘셉트를 결합하라. 이것이 강자와 싸워 이기기 위한 약자의 비책이다.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19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