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도 눈물도 없는 살인마와 그에게 동생을 잃은 '제대로 미친' 여자의 맹렬한 추격을 그린 영화 <몬스터>는 한국 영화 역사상 유례없던 연쇄살인마와 미친 여자의 대결이라는 독특한 설정을 취했다. 여기에 탄탄한 스토리, 빠른 전개, 그리고 강렬한 캐릭터들이 어우러져 신선한 스릴러의 탄생을 예고한다.
충무로의 흥행 다크호스로 떠오른 이민기와 괴물신인 김고은이 처음으로 이 영화에서 호흡을 맞췄다. <연애의 온도> <해운대>등 다양한 작품에서 관객들의 사랑을 받은 이민기는 기존의 이미지를 탈피해 무표정한 마스크 뒤에 감추고 있는 외로움을 깊은 내면의 연기로 소화했다. <은교>에서 청순한 매력을 선보이며 대종상, 청룡상 등 국내 유수의 영화제에서 신인상을 석권한 김고은도 이 영화에서 캐릭터 내면의 굴곡 짙은 심리변화를 디테일하게 표현했다.
노점상을 하며 하나뿐인 동생과 살고 있는 복순(김고은분). 약간 모자라지만 제대로 건드리면 큰일나는 그녀는 동네에서 일명 '미친년'으로 불린다. 어느날 그녀 앞에 나타난 냉혈 살인마 태수(이민기분)는 비밀을 감추기 위해 복순의 동생을 죽이게 된다. 동생의 복수를 위해 칼 한 자루를 손에 든 채 그를 추격하는 복순, 그리고 살인을 마무리 하기 위해 집요하게 복순을 쫓는 태수. 포기를 모르는 두 괴물의 숨가쁜 추격이 이 영화의 줄거리이자 볼거리다.
기존의 스릴러 작품들이 사건의 흐름에 초점을 맞췄다면 <몬스터>는 각 캐릭터들의 특징을 살려 사건의 긴박감 있는 스토리를 강조하는 점이 매력이다. 스릴러 영화에 등장했던 사이코패스보다 더 지독하고 냉혹한 살인마를 자신의 감정을 숨긴 채 목표물을 맹렬하게 추격하는 괴물 같은 모습으로 그렸고, 제대로 미친 여자는 순수한 모습에서 지독한 모습으로 변하는 입체적인 캐릭터로 관객들의 시선을 끌기에 충분하다.
쫓고 쫓는 자의 대결을 대등한 위치가 아닌 강한 존재와 약한 존재의 대결로 접근했다는 점도 흥미를 유발시키는 요소다. <오싹한 연애>를 통해 독특한 소재를 개성있게 연출했다는 극찬을 받은 황인호 감독은 이 영화를 통해 또한번 자신만의 색깔을 스릴러물에 감각적으로 담았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22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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