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결정뿐만 아니라 사소한 결정에서도 그렇다. 어버이날을 하루 앞두고 가족모임 장소를 정하지 못해 너무 괴롭다. 가격이나 분위기, 음식 종류 등 모든 것을 세세히 고려하다 보니 정작 모임 자체보다 장소 정하는 것으로 스트레스를 받는다. 이렇게 힘들고 괴로운 결정을 차라리 누군가 대신 해줬으면 좋겠다.
박 과장처럼 너무 힘들고 어려워 무엇 하나 제대로 결정하지 못하는 것을 '결정장애'라고 한다. 이것은 선택의 기회가 많아진 현대사회의 새로운 정신적 문제다. 현대사회로 접어들면서 원하든 원치 않든 스스로 선택해야 할 것이 너무나 많아졌다. 처음 간 식당에서 두꺼운 메뉴판을 펼쳐보며 어떤 메뉴를 주문해야 할지 모를 때처럼 우리는 수많은 선택지 앞에서 쩔쩔매곤 한다.
이런 상황에 대해 독일의 심리학자이자 바스 카스트는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결정하지 못하던 속박의 상황에서 끊임없이 결정해야 하는 속박의 상황으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수많은 선택의 기회 앞에서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잘 모르기 때문에 선택이 어려운 것이다. 그렇다면 이런 결정장애를 극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첫째, 결정의 '마감시한'을 정하라. 결정장애를 가진 사람들의 가장 큰 공통점은 최고의 결정을 하기 위해 계속 미루는 것이다. 곰곰이 생각해보자. 과연 세상에 '완벽한 결정'이라는 것이 있을까. 완벽한 결정이란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신기루를 좇는 것과 같다. 결정보다 더 중요한 것은 내가 하고자 한 바를 시작하는 것이다.
선택의 마감시한을 정하고 선택한 뒤 최상의 결과가 나오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고의 결정은 자신이 선택한 것을 즐기고 최선의 노력을 기울였을 때 찾아온다. 선택의 순간이 아닌 선택 후 과정에 달렸다.
둘째, 결정을 '연습'하라. 중요한 결정을 해야 하는데 자꾸 주저하게 된다면 미리 체험해보고 판단하는 것이 좋다. 창업과 같은 중요한 결정도 마찬가지다. 카페를 여는 것이 고민이라면 카페에서 몇달간 아르바이트를 해보면서 판단해도 된다. 중요한 것은 머릿속으로 생각만 하지 말고 경험을 통해 자신을 알아가는 것이다.
수없이 많은 경험을 반복하면서 우리 안의 결정능력은 단련되고 점차 정확해진다. 수없이 많은 시도를 통해 젓가락질이 능숙해지는 것과 마찬가지다. 경험이 쌓이면 쌓일수록 더욱 결정을 잘 내릴 수 있게 된다. 주도적으로 결정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삶을 살게 될 것이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31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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