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증시의 하반기 '장밋빛 전망'에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최근 '이라크 사태'가 악화일로를 거듭하면서 2020을 내다봤던 코스피가 6월 들어 1980선으로 뚝 떨어졌다. 시장 전문가들은 미국과 유럽시장의 경제상승 국면에 기대 이라크 악재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미국이 이라크 사태에 방관하는 입장을 취하면서 내분 사태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불확실한 경제상황 속에서도 투자처는 있기 마련. 이라크 사태에 대처하는 '필승 투자법'을 짚어봤다.


◆악재라고? 저가매수 기회!

지난 6월13일 이라크 내전 소식이 전해지자 국내증시는 유가상승 등 이라크 사태에 대한 우려감으로 1980선까지 하락했다. 21거래일 연속 '사자' 행진을 이어오던 외국인이 등을 돌렸고 기관의 매도세까지 거세지며 지수를 끌어내려 1990선에서 거래를 마쳤다. 당시 시장은 미국·유럽 등 선진국의 경기회복세에 대한 기대감과 삼성그룹주의 견인으로 2020선을 내다보던 상황. 지난 5월23일 기록한 연중 최고치(종가 기준) 2017.17이 무색하게 코스피는 1980선으로 추락, 장밋빛 전망에 찬물을 끼얹었다.


다만 국내 투자전략 전문가들은 이라크 악재가 오히려 '저가매수의 기회'가 될 수 있다며 투자심리를 자극했다. 김중원 메리츠종금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이라크발 위기가 국내 투자자들의 투자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으로 작용했으나 한편으로는 저가매수의 기회로 봐야 한다는 의견을 전했다. 김 팀장은 특히 "중동 불안으로 달러화가 강세를 기록한다면 최근 국내증시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한 원화강세 우려를 완화시킬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 18일 서울 중구 외환은행 딜링룸에 코스피 지수가 전날보다 12.06포인트(0.60%) 내린 1989.49를 나타내고 있다. 코스피가 1990선 밑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 5월 13일 이후 처음이다. /사진제공=뉴스1 손형주 기자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진 원화강세 기조에 최근 원·달러 환율이 1020원선 아래로 하락했다. 강세속도도 가파르게 진행돼 한국 수출기업의 채산성 우려가 부각되는 가운데 이라크 내전으로 달러가치가 상승한다면 원화강세를 완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설명이다.
최근의 코스피 하락세를 '심리적 불안요인'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이라크 리스크가 추가로 확대될 가능성도 존재하지만 한국 주식시장이 과대반응한 측면이 더 컸다"고 진단하고 "추가하락보다는 하락폭을 만회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밝혔다. 

◆정유·화학·조선·태양광 등 수혜주 


코스피는 하락세를 거듭했지만 유가상승 등으로 조선·정유·화학 종목은 수혜를 봤다. 지난 6월13일 이라크 내전 소식에 브렌트유는 배럴당 113.41달러를 기록, 연초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이는 지난해 9월 초 이후 9개월 만에 최고치다. 세계 3위 석유 매장국가 이라크가 전세계 대비 원유생산 비중이 4.3%라는 점을 감안하면 내전이 악화될 경우 브렌트유가 최고 10%까지 상승해 배럴당 120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유가상승에 따른 수혜종목으로는 기업별로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현대중공업 등 조선사와 현대상사가 꼽혔다. 

주익찬 아이엠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라크 내전 확대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유가의 일시적인 상승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통계적으로 유가가 상승하면 해양부문 수주액이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며 해양수주액 비중이 높은 한국 조선사들의 주가상승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라크 사태로 코스피가 장중 한때 1980선까지 밀려난 지난 6월13일, 현대중공업 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0.27% 오른 18만2500원을 기록했다. 대우조선해양은 0.18% 오른 2만7250원, 삼성중공업은 0.72% 오른 2만7900원으로 강세를 보였다. 

현대상사는 자원사업 중 유전·가스전사업과 예멘LNG사업의 호조로 주가를 견인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다. 특히 두바이유가를 기준으로 하는 예멘LNG는 천연가스 판매가격이 유가상승과 정비례했다. 

유경하 동부증권 애널리스트는 "국제유가 상승은 정유·화학·조선·태양광 등 최근 성과가 좋지 않았던 원자재 관련 종목에 단기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유가상승 가능성에 대비한 원자재 종목 비중을 높이는 전략이 유효하다는 의견이다. 
6월13일 기준 에스오일(S-Oil)과 GS 등 정유주는 각각 1.62% 오른 5만6400원, 0.35% 오른 4만2500원으로 장을 마쳤다. 화학주 SKC는 같은 날 0.30% 오른 3만3700원, 금호석유는 0.59% 상승한 8만5900원이었다.

태양광에너지 관련주인 삼성정밀화학은 같은 날 1.58% 오른 3만8500원, LG하우시스는 0.73% 오른 20만7000원, LS산전은 0.15% 오른 6만5700원을 기록했다. 

◆부정적 영향 단기적… 불확실성 관건

수혜를 보는 종목이 있다면 반대로 피해를 보는 기업도 있다. 유가상승이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종목으로는 한국가스공사, 한진해운, 한국전력, 삼천리 등이 제시됐다. 이 역시 단기적으로 부정적일 뿐 장기적으로 봤을 때 제한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황창석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한국가스공사와 관련 "자원개발 사업은 이라크 남부에 위치해 현재까지는 전혀 영향이 없다"며 이라크 내전으로 인한 영향이 제한적이라고 밝혔다. 주익찬 애널리스트 또한 한국전력의 경우 유가가 10% 상승하면 일시적으로 연간 영업이익이 2조원 감소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전기요금 조정으로 유가상승 영향에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진해운에 대해서는 "선박유가가 10% 상승하면 한진해운의 연간 영업이익은 2000억원 감소할 것"이라고 분석했으나 아직까지는 컨테이너 유류할증료 인상 폭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주 애널리스트는 전했다.

시장전문가들은 미국과 유럽시장에 대한 경기회복 기대감으로 이번 이라크 사태가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우리투자증권이 지난 2003년 이라크 전쟁, 2011년 리비아 사태, 2013년 리비아 사태 등 과거 사례들을 살펴본 결과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 촉발에 따른 국내 주식시장 영향은 단기적으로 평균 2%가 하락한 뒤 빠르게 회복세로 돌아섰다. 강현철 팀장은 "지정학적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되는 시기보다는 불확실성만 완화돼도 주식시장이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37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