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주에 등극한 기업들은 희소성과 타이틀을 얻어 기세등등하지만 금융당국 입장에서는 소액투자자의 거래 어려움과 거래 활성화 등을 문제로 해법 마련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황제주 타이틀을 놓치기 싫은 기업과 거래활성화를 이끌어내야 하는 금융당국 사이에 보이지 않는 줄다리기가 시작된 가운데 황제주의 명과 암을 들여다봤다.
◆200만원 황제주 강세… 3분기도 고가주 계속
지난 7월18일 최경수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기자간담회를 통해 "거래 활성화를 위해 우선 액면분할을 권장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최 이사장은 "주가가 100만원이 넘는 종목은 너무 고가여서 거래가 원활히 이뤄지는 데 어려움이 따른다"며 "이들의 거래를 늘리려면 액면분할을 통해 유동성을 확보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최 이사장의 이번 발언은 코스피시장에서 50만원 이상의 고가주는 물론 100만원이 넘는 이른바 '황제주'의 강세가 두드러졌기 때문이다.
지난 8월13일 아모레퍼시픽이 사상 최초로 주가 200만원대를 돌파하며 롯데제과, 롯데칠성의 뒤를 이어 '200만원 황제주'에 등극했다. 같은 달 20일 기준으로 롯데제과, 롯데칠성, 아모레퍼시픽 등 3사는 최근 1년 새 각각 51.37%, 56.40%, 131.87%씩 주가가 급등했다. 이들 황제주는 평균 주가수익비율(PER)이 30배를 넘는 부담에도 불구하고 초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밖에도 100만원 황제주로는 영풍, 태광산업, 삼성전자, 아모레G가 있으며 오리온, 남양유업, 네이버 등 50만원대 고가주도 황제주 등극을 기다리고 있다.
황제주의 강세는 희소성과 정책적 기대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김영일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고가주들은 외국인 지분율이 높고 지분율 변화가 크지 않아 물량 공급이 제한된다"며 "이러한 희소성 때문에 공급이 제한되고 주가가 상승할수록 수요가 커져 주가상승이 가속화된다"고 분석했다.
최 이사장의 액면분할 유도 발언이 오히려 고가주 상승에 부채질을 한 셈이라는 의견도 있다. 김 애널리스트는 "거래 활성화를 위해 액면분할을 권장하겠다는 정책이 추가 상승 기대감을 키웠다"며 "3분기에도 고가주의 강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거래 활성화 문제에도 '주가는 곧 기업'
고가주·황제주의 강세는 소액투자자에게는 달갑지 않은 소식이다. 고가주의 경우 주가가 50만원에서 많게는 200만원을 웃돌다 보니 투자자의 비중이 자금력을 갖춘 기관과 외국인에게 쏠릴 수밖에 없다. 소액투자자들은 탄탄한 실적과 성장성을 갖춘 황제주에 투자하고 싶어도 100만원이 넘는 가격에 엄두를 내지 못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지난 1997년 한국 증시 역사상 최초로 100만원대 황제주에 오른 SK텔레콤은 소액주주와 참여연대 등으로부터 액면분할 요구가 빗발치자 이듬해 '울며 겨자 먹기'로 액면분할을 실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황제주에 문제점이 있다 해도 기업이 액면분할을 실시할 가능성은 적다. 우선 기업의 입장에서 '황제주'의 타이틀을 떼는 것은 쉽지 않은 선택이다. 거래소의 한 관계자는 "기업 내 CEO들은 기업주가가 고가로 치달을 때 자긍심을 가진다. 액면분할 실시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주가가 곧 기업'이라는 인식이 박힌 탓에 액면분할로 기업이미지를 제고하는 것보다 황제타이틀을 더 원한다는 것.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은 타이틀보다는 장기투자를 위해 액면분할을 실시하지 않는다. 그가 운영하는 버크셔 해서웨이 클래식A는 주가가 무려 2억원으로 세상에서 가장 비싼 주식임에도 주식분할을 하지 않는다. 이에 버핏은 "주가가 낮으면 주주들이 단기실적에 집착해 장기투자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밖에도 액면분할로 개인투자자들이 늘어날 경우 주가관리비용이 증가하는 부담이 있어 다수의 기업들이 액면분할을 꺼리는 실정이다.
◆"액면분할 권장"… 사회적 분위기 형성 중요
금융당국 또한 기업의 이 같은 의중을 알고 있는 만큼 섣불리 액면분할을 강권하지 못한다. 거래소는 지난 7월 최 이사장의 발언 이후 황제주에 대한 해결책 모색에 고심하고 있다. 거래소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고가주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활성화를 위한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며 "하지만 기업의 자율적인 선택의 문제기 때문에 금융당국이 나서기가 마땅치 않다. 그저 분위기를 조성하고 기업에 액면분할을 권장하는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기업이 상장을 통해 자금조달을 한 만큼 투자자들이 손쉽게 거래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줄 의무가 있다"며 "고가·황제주들이 액면분할을 하지 않는 것은 상장기업의 의무를 등한시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당국에서 제재하거나 혜택을 줄 수 있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업계의 공감대를 조성하고 사회적인 분위기를 형성하는 것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금융당국 또한 기업의 이 같은 의중을 알고 있는 만큼 섣불리 액면분할을 강권하지 못한다. 거래소는 지난 7월 최 이사장의 발언 이후 황제주에 대한 해결책 모색에 고심하고 있다. 거래소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고가주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활성화를 위한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며 "하지만 기업의 자율적인 선택의 문제기 때문에 금융당국이 나서기가 마땅치 않다. 그저 분위기를 조성하고 기업에 액면분할을 권장하는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기업이 상장을 통해 자금조달을 한 만큼 투자자들이 손쉽게 거래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줄 의무가 있다"며 "고가·황제주들이 액면분할을 하지 않는 것은 상장기업의 의무를 등한시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당국에서 제재하거나 혜택을 줄 수 있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업계의 공감대를 조성하고 사회적인 분위기를 형성하는 것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 용어 풀이
◈액면분할 : 주식의 액면가액을 일정비율로 분할해 주식수를 늘리는 것을 말한다. 주식거래의 유통성과 기업이미지를 제고하기 위해 실시한다. 반대의 경우는 액면병합으로 액면가가 적은 주식을 합쳐 액면가를 높이는 것을 의미한다. 상법상 액면주식의 1주당 금액은 100원 이상이며 상장회사의 경우 1주당 금액이 100원, 200원, 500원, 1000원, 2500원, 5000원 6종류로 구분된다.
◈액면분할 : 주식의 액면가액을 일정비율로 분할해 주식수를 늘리는 것을 말한다. 주식거래의 유통성과 기업이미지를 제고하기 위해 실시한다. 반대의 경우는 액면병합으로 액면가가 적은 주식을 합쳐 액면가를 높이는 것을 의미한다. 상법상 액면주식의 1주당 금액은 100원 이상이며 상장회사의 경우 1주당 금액이 100원, 200원, 500원, 1000원, 2500원, 5000원 6종류로 구분된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46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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