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실버 전성시대다. 불과 20∼30년 전만 해도 환갑을 맞으면 장수를 축하하는 잔치를 벌였지만 요즘엔 환갑노인이란 단어는 생소한 말이 돼버렸다.

평균수명이 늘어나 초고령사회 진입을 눈앞에 둔 요즘, 인생 2막을 맞은 노년층에겐 특별한 여가활동을 찾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다행히 조금만 눈을 돌려보면 쫓기듯 살아오면서 잃어버렸던 꿈을 되찾아 다양한 문화지원프로그램이 전국 곳곳에 있다. 이를 통해 건강하고 행복한 노후의 기반을 다져줄 자신만의 취미를 만들어 보는 건 어떨까.


전국의 노인복지관은 단순한 여가문화프로그램뿐 아니라 정서지원 강화사업, 평생교육 등 실버세대를 위한 각종 프로그램을 운영 중인데 수강료도 저렴해 발길이 느는 추세다. 9월 현재 노인복지기관은 전국에 총 237개가 있다. 이 중 대표적인 몇곳을 소개한다.




/사진제공=서울노인복지센터

서울노인복지센터, 문화예술공동체 꿈꾸는 노인들
지난 2012년 3월 처음 문을 연 서울노인복지센터의 탑골문화예술학교는 3년 과정으로 문화수업을 진행한다. 일반 취미교실과 다른 점은 특화된 예술분야 프로그램을 운영한다는 것. 탑골문화학교는 지난해 판소리반, 연극반, 유화반, 난타반, 마임반, 탭댄스반, 합창반을 시작으로 올해 사진반, 피아노반, 가야금반이 추가됐다.

특히 지난해부터 실시한 노인 감독을 대상으로 한 제작지원 프로젝트인 '서울노인영화제'는 새로운 시스템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제작지원금은 2000만원으로, 완성된 작품은 오는 9월24일부터 4일간 개최되는 서울노인영화제에서 최초로 상영될 예정이다.


종로노인복지관, 맞춤 특화사업

종로에는 특별한 밴드연주가들이 있다. 종로구에서 열리는 크고 작은 행사에는 여지없이 이들이 함께한다. 60대부터 8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가 모인 '상상밴드'가 바로 그 주인공. 6명의 단원들은 드럼, 키보드, 리드기타, 베이스기타, 트럼펫, 트럼본, 섹소폰을 각각 연주한다.

종로노인복지관이 자랑하는 또 다른 유명인사들은 '극단 빨래터'다. 10여명으로 구성된 빨래터에는 종로노인복지관이 2년제로 운영하는 감성문화대학에서 실습과 공연으로 실력을 다진 단원들이 활동하고 있다.

충북 음성노인복지관, 찾아가는 프로그램

마을로 직접 찾아가 문화프로그램을 시행하는 복지관도 있다. 충북 음성노인복지관은 농촌지역 특성상 교통이나 거동이 불편해 복지관을 이용하기 어려운 어르신을 위한 '차즈미' 프로그램을 12주간 운영했다. 이 프로그램은 레크레이션과 노래교실, 무료급식, 손·발마사지, 네일아트, 문화공연관람, 재가노인지원사업설명회, 웃음치료 등으로 구성된다.

용산복지관·청양군청, 정보화 수업 '인기'

최근 노인복지관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프로그램은 스마트폰 조작, 인터넷 활용 등과 관련한 정보화교육이다. 여기에 UCC(사용자제작콘텐츠)동영상 제작 강의나 포토샵 강의 등 정보화 특화과정도 수강생이 느는 추세다.

서울 용산노인종합복지관은 UCC 동영상 제작수업이 있다. 이곳 수강생들은 강의를 듣고나서 삼삼오오 모여 방송을 제작한다. 방송촬영부터 편집과 취재까지 모두 수강생들이 직접 한다. 또한 인터넷 활용과 사진편집 수업은 온라인쇼핑몰을 창업하려는 실버예비창업자에게 인기가 많은 강의다.

컴퓨터 전원을 켜는 일 마저 두려운 어르신들에게 가장 기본적인 것부터 알려주는 수업도 있다. 충남 청양군청은 키보드, 마우스 등 기본적인 컴퓨터 장치를 하나하나 설명해주는 초보과정부터 블로그 제작, 포토샵 활용 등 고급과정까지 운영한다. 연중 수시로 수강생을 모집하며 평일 오전 10시부터 12시까지 두시간 동안 강의가 진행된다.


/사진제공=서울노인복지센터

이천·담양 문화원, 향토문화 배우고 전승까지
문화예술 교육프로그램이 적성에 맞지 않은 어르신에겐 생활문화 전승프로그램이나 인문학 강좌가 유용하다. 생활문화 전승프로그램은 전문예술가들의 문화예술과는 달리 지역의 전통색을 살린 문화프로그램들로 구성된 것이 특징이다.

쌀의 고장으로 알려진 경기 이천지역은 예부터 짚을 이용한 풀짚공예가 발달했다. 이천문화원은 풀짚을 이용해 부채, 빗자루 등 다양한 생활용품을 만드는 풀짚강좌를 매주 월요일과 목요일 진행한다. 강의는 60세 이상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고 오전 10시30분부터 3시간 동안 운영한다.

담양문화원은 노인들이 지역민들에게 향토지식을 전달하고 교류할 기회를 만들어주는 '천년담양 어르신 인문학콘서트'를 개설했다. 이 프로그램은 노인들에게 제공되는 교수법 강의와 담양의 지리 및 역사, 근현대사 등에 대한 지역 어르신들의 향토사 강의, 인문학콘서트로 구성됐다.

용인복지관, 건강프로그램으로 '9988'

노인복지관에는 빠질 수 없는 시설과 프로그램이 있다. 평균수명 100세 시대에 맞게 운영하는 '9988'(99세까지 팔팔하게) 건강프로그램이다. 대부분의 노인복지관들은 건강검진프로그램이나 질병예방 운동프로그램 등 폭넓은 건강서비스를 지원하고 요가, 스포츠댄스 등 맞춤형 운동교실을 열고 있다.

용인시노인복지관에서 운영하는 건강아카데미는 일상생활 중 발생하기 쉬운 노인성질환 예방 및 생활식습관 개선에 대한 강의로 어르신들의 호응도가 높다. 또한 혈당검사서비스, 건강수지요법, 치매위험도검사, 생활습관병 자조교실, 건강아카데미, 실버건강체조 등을 제공하고 의료비 비용부담 경감을 통해 건강한 노년의 삶을 유지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49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