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라서 일부 시중은행들은 내년 경영목표를 예년보다 대폭 낮추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예대마진으로 수익을 찾기보단 그동안 다른 은행에서 하지 않은 새로운 수익사업을 펼쳐야 하는데, 현재로선 해답을 찾기가 쉽지 않다. 무작정 이익만 좇는 사업에 섣불리 진출했다간 오히려 역풍을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매년 11~12월이면 이듬해 경영전략의 밑그림이 나오기 마련인데 올해는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이라며 "어떻게 먹고 살 것인지가 내년의 최대과제가 될 것"이라고 답답해했다.
그렇다고 가만히 있을 수는 없는 일. 각 은행들이 어떤 경영전략을 펼쳐 위기를 극복할 것인지 들어봤다.
◆비용 줄이고 서비스 늘리고… 고객 모시기 안간힘
시중은행들이 내놓은 해답은 크게 두가지다. '비용절감'과 '감동서비스'다. 고객편의를 강화해 내점 방문을 늘리고 필요 없는 경비를 줄임으로써 수익성을 최대한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KB국민은행은 고객의 니즈를 충족하기 위해 영업시간을 탄력적으로 운용하는 이른바 '애프터뱅크'서비스 확대를 검토 중이다. 국민은행은 현재 5곳에서 애프터뱅크 서비스를 시행 중인데 이를 늘릴 계획이다.
먼저 직장인들이 많은 서울 가산동 가산라이온스밸리점과 역삼동 메트라이프 타워점·강남중앙점은 낮 12시부터 오후 7시까지 영업한다. 또한 맞벌이부부 등 퇴근 후 국민은행을 이용하는 고객을 위해 서울 우면동점과 경기 야탑역점은 각각 오후 2시부터 저녁 9시까지, 오전 9시부터 저녁 9시까지 지점 전등을 켜놓는다. 이와 함께 핵심 예금(저원가성예금) 증대를 통한 조달비용 절감에도 적극 나서기로 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영업시간을 탄력적으로 운영하다 보니 고객들의 발길이 점점 늘고 있다"며 "실질적으로 지점 수익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여서 앞으로 애프터뱅크 점포를 더 늘릴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하나은행은 계열사 간 협업을 통해 위기를 극복한다는 방침이다. 우선 외환은행과의 영업 우수사례를 공유하는 등 계열사 간 협업을 통해 영업시너지를 확대할 예정이다. 협업분야는 RM(기업금융)과 PB(프라이빗뱅킹), 시니어 마케팅, 외국인 투자활성화, 가계-기업 영업, 해외연계 영업 등이다. 또 기술금융과 정책금융을 확대하는 방안도 적극 모색키로 했다.
이와 함께 온라인채널상품도 적극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 구체적인 세부사항을 검토 중인데 스마트폰 이용량 증가에 따른 고객의 니즈를 충족할 만한 서비스를 내놓을 예정이다.
비용절감에도 적극 나선다. 우선 오프라인 비용을 효율화하는 데 포커스를 뒀다. 고객편의를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자동입출금기(ATM)를 줄이고 일부 ATM기기는 협력사 제휴를 통해 비용을 절감하기로 했다. 또한 아직 구체적인 방안은 나오지 않았지만 판관비 등을 올해보다 낮출 예정이다.
◆해외시장 개척하고 중소기업 대출 늘려
신한은행은 은퇴시장 확대와 특화상품, 맞춤형 마케팅에 주력할 계획이다. 또 투자은행(IB) 신시장개척을 통해 국내의 초저금리 위기를 극복할 방침이다. 실제 신한은행은 지난 4월 은퇴금융 브랜드 '신한미래설계'와 함께 은퇴생활비 전용 미래설계통장을 출시했다. 이 통장은 10월23일 현재 가입계좌가 52만좌를 돌파하는 등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밖에 글로벌 사업부문에서도 지역별 특화전략 아래 영업조직을 강화하고 유망시장 진출을 지속적으로 모색, 글로벌 사업비중을 지속적으로 확대키로 했다. 아울러 비용절감을 위해 내년 판관비를 올해보다 0.8%가량 줄이기로 했다.
농협은행은 중소기업 대출을 늘려 예대마진을 확보할 계획이다. 대기업에서 중소기업으로 대출수요를 늘려 수익성을 찾겠다는 의도다. 따라서 농협은행은 오는 2017년까지 중소기업 여신을 지금보다 12조원가량 늘리기로 했다. 비이자 이익 제고를 통한 수익원 다변화도 위기극복 대안전략으로 꼽힌다. 수익증권·신탁 등 투자상품 판매를 늘리고 e-금융·스마트뱅킹 등 비대면상품 판매를 확대키로 한 것. 아울러 각종 사업부문의 '비이자이익 통합프로모션'을 지속적으로 시행해 영업력을 높일 방침이다.
◆우리은행, 포스트 민영화… 글로벌시장에 초점
다른 시중은행과 달리 우리은행의 최대과제는 민영화다. 특히 오는 11월1일 우리금융지주를 흡수통합하는 만큼 은행 중심 최적의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또한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을 적극 수용해 서민금융을 활성화하고 주택담보대출 등 개인금융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무엇보다 초점을 두는 분야는 글로벌금융이다. 올 상반기 인도네시아와 방글라데시, 중국 등에 출장소와 지행을 설립했는데 하반기엔 중국과 방글라데시에 영업채널을 더 늘리고 미국 어바인에 지점도 새로 개설할 방침이다. 여타 시중은행들이 국내 틈새시장을 노리는데 반해 우리은행은 포화상태인 시장에 뛰어드는 것보다는 해외시장 개척을 통해 시너지를 확보하기로 했다. 글로벌금융 이미지를 극대화해 민영화를 성공적으로 이끄는 것이 장기적 경영전략인 셈이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55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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