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톱스타 톰 크루즈와 케이티 홈즈의 2세인 '슈퍼 베이비' 수리 크루즈는 패션업계에서만큼은 부모의 인기를 능가한다. 태어날 때부터 일상이 화보인 수리 크루즈를 따라다니는 전문 파파라치가 득실할 정도다.

수리의 사진들은 각종 해외 유명잡지에 실리며 수리의 패션만 집중적으로 분석하는 블로그도 다수다. 아직 10살도 되지 않은 수리의 패션이 유명한 이유는 빼어난 외모를 물려받은 이유도 있지만 머리부터 발끝까지 명품패션을 선보이기 때문이다.


부모라면 누구나 자신의 아이에게 최고를 해주고 싶어 한다. 그런 심리를 적극 활용한 것이 명품 키즈산업이다. 특히 최근 들어 출산율 저하로 가족당 아이의 수가 줄면서 아이에게 투자하는 씀씀이가 커지고 있다. 이로 인해 생긴 시장이 있다. 바로 '식스포켓'시장이다. 한 아이를 위해 부모와 양가 조부모까지 모두 여섯개의 지갑이 열린다는 의미다.

 

스토케 익스플로리 썸머키트 블루 픽셀. /사진=머니투데이DB

 
◆명품 키즈시장, 연간 27조원 달해

아이를 위한 투자는 교육이 기본이지만 그외 남에게 보여지는 부분에도 부모들은 열성을 쏟는다. 지갑 사정이 여의치 않을 경우 부모 자신에게 쓰는 돈을 줄일지언정 아이를 위한 소비를 줄이지는 않는다. 성인대상 패션시장이 주춤할 때도 영유아 패션시장은 불황을 모르고 뻗어 나간다. 명품 키즈시장 규모는 무려 연간 27조원에 달한다.
아이들이 자라면 구매력을 갖춘 어른이 되는 만큼 이들에게 일찍부터 브랜드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한 업체들의 노력도 시작됐다. 부모의 소비력이 커지면서 아이들은 어릴 적부터 자연스레 글로벌브랜드와 명품에 익숙해진다. 게다가 젊은 계층일수록 해외 유명브랜드와 할리우드 스타들의 패션에 대한 갈망도 큰 법이다. 따라서 아동시장은 황금시장으로 불릴 만큼 해외 고가브랜드의 파워가 거세다. 명품브랜드들이 아동시장을 선점하려 각축전을 펼치는 이유다.

아이가 태어나면서부터 입는 것, 보는 것, 만지는 것, 먹는 것 모두가 최고급이어야 한다는 부모를 위해서 명품 키즈시장은 더욱 다양해지고 있다. 일반 국산 젖병이 1만~2만원가량에 팔릴 때 명품 로고를 새긴 젖병은 10만원이 훌쩍 넘는 가격에 거래된다. 명품 로고가 붙었단 이유로 거의 열배의 가격에 팔리지만 국내에서는 없어서 못 살 정도다.

유모차시장에서는 명품이 자리 잡은 지 오래됐다. 노르웨이 프리미엄 유모차 스토케는 할리우드 엄마들이라면 누구나 끌고 다니는 패션소품처럼 느껴질 정도고, 미국의 오르빗베이비에서 나온 명품 유모차 '오르빗 G3'의 경우 모델명보다 일명 '고소영 유모차'로 더 유명하다. 대표적인 명품브랜드 버버리, 펜디, 디올, 구찌 등은 아동 패션라인을 따로 만들고 아동매장을 별도로 오픈하는 등 이 시장을 잡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아시아 소비자들은 세계 아동 명품시장(800억달러 규모)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이에 따라 명품브랜드들이 아시아로 달려오고 있다. 그중에서도 중국을 예의주시한다. 중국은 산아정책이 완화됨에 따라 베이비붐이 일어 오는 2021년에는 아동인구가 4억명을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이 성장했을 때는 중국의 구매력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앞으로도 패션업계는 중국 아동을 겨냥한 마케팅 전략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아동복업체 중 중국으로 가장 먼저 진출한 아가방은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굳히며 우량기업으로 평가돼 최근 중국 의류업체인 랑시그룹에 팔리기도 했다. 국내의 심각한 저출산 상황에서 미래를 찾기보단 중국시장을 노리겠다는 전략이다.

구찌나 디올 등 명품브랜드들은 키즈의류에 꽤 오래 전부터 관심을 가져왔다. 베이비 디올(Baby Dior)은 1960년대 파리에 첫 명품의류를 선보였다. 그러나 이 업체들조차 중국시장을 또 다른 기회의 땅으로 여긴 것은 불과 4∼5년 전부터다. 지난 2010년 뒤늦게 명품의류시장에 진출한 구찌도 이제는 중국에만 7개의 키즈 전용매장을 운영할 정도다.

물론 아직은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는 않다. 예컨대 버버리의 경우 키즈브랜드의 매출은 4%에 불과하지만 최근 8년동안 무려 287%의 성장률을 기록했다는 점에 주목한다. 그만큼 세계 명품시장의 큰손으로 떠오르는 중국 대륙의 힘을 인정한다는 뜻이다.
 
◆중국 소비 이끄는 바링허우세대를 잡아라

세계 내로라하는 명품브랜드들이 중국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바링허우'세대가 소비를 이끌기 때문이다. 바링(八零)은 '80'을 뜻하고, 허우(后)는 '이후'라는 뜻으로, 바링허우는 덩샤오핑의 개혁개방 이후인 1980년대에 태어난 세대를 뜻한다. 흔히 이야기하는 소황제와 소공주들이 바로 이들이다. 외동으로 태어난 이들은 부모는 물론 친·외가 양쪽 할어버지, 할머니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사촌에 대한 개념이 없는 세대다. 그들은 현재 중국의 소비경제를 이끄는 축이 됐고 개혁개방 이후라는 특별한 시기에 태어난 만큼 그 이전 세대와는 모든 것이 다르다.

특히 소비자로서의 바링허우는 고생, 저축, 인내보다는 즐거움, 소비에 익숙하다. 규율보다는 자유, 폐쇄적인 인터넷을 통한 글로벌 소비에 민감하다. 아이폰6가 중국에 공식 판매되기 전 암시장에서 2000달러까지 호가가 치솟은 것도 이들 때문이다. 이제 이들은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기 시작했다. 게다가 1가구 1세대라는 산아제한도 풀렸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출산율이 급격히 늘어날 개연성은 크지 않다는 게 중국전문가들의 시각이지만 소황제·소공주로 자라온 만큼 자녀한테 쓰는 소비패턴에 전세계 명품브랜드들이 주목하는 것은 당연해 보인다.

한국기업들도 중국 진출이 활발하다. 가장 앞선 기업은 20년 전부터 중국에 진출해 중국인의 사랑을 받고 있는 이랜드다. 확고한 브랜드이미지로 글로벌 명품과 어깨를 겨루고 있다. 이밖에도 수많은 국내 브랜드들이 성인의류에 대한 선호도를 바탕으로 키즈시장을 노크하고 있고 보령메디앙스, 한세실업, 아가방앤컴퍼니의 경우 유아복 전문매장을 속속 론칭했다. 타깃은 역시 건강과 환경이슈에 민감한 소공주들이다.

마지막으로 중국 내 키즈 명품시장에 도전하고자 하는 독자를 위해 참고할 만한 보고서를 소개한다. 대한무역진흥공사의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기업들이 중국 아동복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하기 위해서는 세가지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시장 세분화를 통한 브랜드 포지셔닝 ▲고급스러운 디자인과 친환경소재의 채택 ▲다양한 판매경로 확보 등을 통한 경쟁력 제고 등이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55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