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찬바람이 불면 배당주’라는 말이 있었다.

매년 11월~12월께 ‘반짝’ 관심을 받고 이후에는 소외되는 것이 우리나라 배당 투자의 정석이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배당주는 이러한 시기적 투자의 고려대상일 뿐 대개 성장주에 투자하는 것이 낫다는 논리도 있었다. 배당수익률 자체가 너무 낮아서다.

실제로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시장에서 지난 2008년부터 2013년까지 배당수익률은 1~2%대다. 하지만 찬바람이 불면 배당주에 투자하라는 말은 올해 들어 ‘옛말’이 되어버렸다.

올해 들어 정부에서 기업소득환류세제 도입 등 배당확대를 위한 정책을 내놓으며 배당에 대한 관심이 급격히 높아진 것이다. 초저금리 시대를 맞아 마땅히 투자할 곳이 없다고 고민하던 투자자들의 관심도 높아졌다.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연초 이후 지난 13일까지 국내 배당펀드에 3조1616억원이 순유입됐다. 특히 신영자산운용의 신영고배당밸류펀드에 자금이 몰리며 이 펀드에만 1조5117억원이 순유입된 상태다.


덕분에 신영밸류고배당펀드는 지난 10일 기준으로 운용설정액 3조원을 넘어(3조6300만원)섰다. 가치·배당 펀드 가운데 운용액이 3조원을 넘어선 것은 이 펀드가 처음이다. 지금 투자의 트렌드는 배당이다.

◆ 배당, 장기투자하면 더욱 좋다

일반적으로 배당에 투자하는 법은 크게 두가지다. 배당주를 매입하는 방법과 배당주펀드에 가입하는 방법이다.

투자자들은 흔히 배당주에 투자할 경우 11월이나 12월과 같은 연말장의 투자전략으로 사용한다. 반면 조금 더 일찍 시작해 10월 경에 미리 투자해 시세차익과 더불어 배당수익을 노리는 경우도 있다.

배당투자 시는 장기투자가 효율적이라는 분석 결과도 있다. 박선오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배당수익률이 높고 기업 실적도 견조한 기업들 가운데 시가총액 기준으로 상위 20% 그룹의 13년간의 수익률을 분석한 결과, 연복리수익률이 25.1%를 기록, 코스피 수익률 9.9%를 크게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펀드도 마찬가지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연초 이후 수익률이 가장 높은 배당펀드는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이 지난해 말 내놓은 한국밸류10년투자배당(주식)종류A다. 이 펀드는 연초 이후 수익률이 24.92%를 기록하고 있다. 올해 들어 투자자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은 신영밸류고배당펀드는 겨우(?) 9.11%의 수익률을 기록했지만 설정 이후 수익률로 살펴보면 상황은 달라진다. 지난 2003년 출시된 신영밸류고배당(주식)C형의 설정 후 수익률은 510.17%다.
배당투자시에는 세제혜택도 있다. 올해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세법개정안에 따르면 주주 인센티브를 통한 배당촉진과 주식시장 활성화를 위해 고배당주식의 배당소득 원천징수세율을 기존 14%에서 9%로 낮춰 소액주주의 세부담을 낮췄다.

◆ 배당투자, 이것만은 주의하자

배당주 투자를 위해 배당펀드에 적립식으로 자금을 불입한다면 고민할 것이 없겠지만 직접적으로 배당주 투자에 나설 생각이라면 주의해야할 점들이 몇 가지 있다.

첫번째는 'D-2'다. 당연하지만 배당을 받기 위해서는 배당기준일까지 해당 종목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통상 배당기준일은 12월 결산법인의 경우 12월31일, 3월 결산법인은 3월31일인 경우가 많다. 하지만 '해당일자'에 주식을 매입하면 배당을 받을 수 없다.

우리나라는 주식매매계약 체결일로부터 3일째되는 영업일, 즉 D+2일에 결제가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주주명부폐쇄 시 주주로 명기되어 배당을 받으려면 최소한 배당기준일 3일 전에는 주식을 매수해야한다는 얘기다.

두번째는 배당성향과 수익률이 너무 높다면 피하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배당성향은 순이익에서 전체 배당금이 차지하는 비중을 말한다. 배당수익률은 1주당 배당금을 현재 주가로 나눈 값으로, 배당금이 현재 주가의 몇 %인가를 나타낸다.

찰스 칼슨은 <배당투자-확실한 수익을 보장하는 BSD공식>에서 배당성향과 배당수익률이 너무 높은 기업에 투자하지 말라고 조언한다.

배당성향이 높다는 것은 기업이 벌어들인 돈을 대부분 주주 배당으로 써버렸다는 얘기다. 또한 이 기업은 성장을 위해 투자할 자금이 부족하다는 얘기이기 때문이다.

또한 배당수익률이 너무 높은 기업은 주당 배당금이 증가한 것이 아니라 주가가 폭락에 기인한 것일 수 있음을 유의해야 한다.

◆ 배당주, 어떻게 골라야 할까

배당투자에 처음 나선다면 혼란스러울 수 있다. 배당수익률이 4.0%임에도 매력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종목이 있는가 하면 어떤 종목은 배당수익률이 5%가 넘어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설사 같은 업종을 영위한다 하더라도 배당성향과 수익구조, 안정성이 모두 다 다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배당주를 매입할 경우 과거(최소 3년 이상)부터 배당을 지속적으로 해온 기업을 고르라고 조언한다. 더불어 재무건전성이 뛰어난 기업 위주로 선별하는 것이 좋다. 우리나라에서는 전통적인 고배당 업종으로 통신주와 은행주 등을 꼽는다.

일단 지금이라도 당장 배당주를 선별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김상호 KDB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현 시점에서 상반기 실적과 3분기 잠정실적, 혹은 예상치를 이용해 안정적으로 배당 가능한 종목들을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올해 메리츠종금증권, 대신증권, KT&G, 기업은행, 대교, OCI머티리얼즈, 리노공업, 세아베스틸, 한전KPS, 부광약품, 한라비스테온공조, 강원랜드, 한샘, BS금융지주, 대상홀딩스, 동원F&B, 한화생명, 동부화재, 코웨이, LIG손해보험, 삼양홀딩스 등의 고배당 종목들은 배당을 그대로 유지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외에도 최근 주목받고 있는 것은 배당확대 가능성이 높은 기업들이다. 정부의 배당확대정책에 부합해 지난해와는 달리 올해부터 배당을 늘리는 기업들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실제로 대한민국 대표주인 삼성전자와 현대차는 최근 실적 발표 기업설명회에서 배당확대 방침과 주주환원 정책을 언급했다. 올해부터 우리나라 기업들의 배당성향은 반등할 가능성이 높아진 상태다.

김 애널리스트는 "기존에 배당성향이 낮은 기업 중 (기업이익-투자자금)/시가총액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은 배당성장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기업소득 환류세제 적용시 배당 증가 가능성이 높은 기업은 현대차, 우리금융, 현대모비스, 기아차, CJ E&M, JB금융지주, 동양생명, 경남은행, 현대홈쇼핑, 에스엘, 하나금융지주, 세방전지, 대우건설, LIG손해보험, 현대건설, 코리안리, DGB금융지주, 제일기획, GS홈쇼핑, 현대그린푸드, 엔씨소프트, 휠라코리아, 동부화재, KB금융, 컴투스, 대우증권, 미래에셋증권, 선데이토즈, 포스코켐텍, 삼성증권, 한국금융지주, 현대해상,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코라오홀딩스, LF, 신한지주, LG, 키움증권, 한일시멘트, 쌍용양회, 로엔, 게임빌, 대상, 에스엠, BS금융지주, 삼성화재, 기업은행, 삼성생명, 삼성카드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