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7일 엔씨소프트의 최대주주인 넥슨은 지분보유목적을 기존의 단순투자에서 경영참가로 변경했다.
넥슨은 이번에 지분보유목적 변경을 통해 엔씨소프트 임원의 선임 및 해임, 이사회 등 회사의 기관과 관련된 정관 변경, 배당결정 등 주요주주로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경영권 분쟁 가능성이 높아지며 엔씨소프트로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다.
지난 27일 전일대비 0.26% 하락 마감한 엔씨소프트는 넥슨의 지분보유목적 공시 이후 시간외거래에서 가격제한폭까지 급등했다. 다음날인 28일에는 개장하자마자 상한가로 치솟으며 21만7000원을 기록했다.
엔씨소프트가 종가 기준으로 21만원을 기록한 것은 지난해 5월16일 이후 173거래일만이다.
◆경영권 분쟁 가능성에 몰리는 투자자들
엔씨소프트에 투자자들의 눈이 쏠린 것은 경영권 분쟁 가능성 때문이다. 넥슨은 지난 2002년 엔씨소프트의 창업자인 김택진 대표로부터 엔씨소프트 지분 14.7%를 8045억원에 인수했다.
이후 넥슨은 10년이 넘도록 경영에 직접 참여하지 않았다. 별 다른 모습도 보이지 않았다. 다만 지난해 10월 넥슨코리아를 통해 엔씨소프트 지분 0.4%(8만8806주)를 추가 취득해 지분율 15%를 넘겼다.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상장회사 또는 등록법인 발행주식 총수의 15% 이상을 취득하면 공정거래위원회에 기업결합신고서를 내야 한다. 당시 넥슨은 엔씨소프트와의 기업결합승인을 받았지만 경영권 분쟁은 없다면서 적대적 M&A 설을 일축했다.
하지만 이번 공시를 통해 상황은 달라졌다. 앞으로 넥슨은 경영권을 완전히 장악하기 위해 엔씨소프트의 지분을 다소 취득할 가능성이 있다.
김 대표의 지분은 지난 27일 기준으로 9.9%, 특수관계인의 지분을 모두 합치면 10.16%다. 여기에 자사주(8.99%)를 포함하면 현재 넥슨이 가진 지분율(15.08%)을 앞선다. 이를 능가하기 위해서는 국민연금(6.88%)의 지지를 받든지, 아니면 지분을 최소 4.08% 이상 취득해야 한다.
엔씨소프트의 대응 또한 경영권 분쟁 가능성을 높인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27일 보도자료를 내고 "넥슨측의 일방적인 경영참여 시도는 시너지가 아닌 엔씨소프트의 경쟁력 악화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다"며 반발했다.
이를 감안하면 당분간 김 대표 또한 경영권 방어를 위해 지분취득에 나설 수 있다. 경영권 분쟁이라는 주가의 상승 재료가 생긴 것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도 지분경쟁 가능성을 높게 본다. 정재우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넥슨의 엔씨소프트 투자목적 변경으로 지분경쟁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며 "김 대표의 임기만료일이 오는 3월28일이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주주총회 시 경영권 변화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안재민 키움증권 애널리스트 또한 "이번 넥슨의 발표를 통해 단기적으로 주가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장기적으로 도움될지는 미지수
다만 전문가들은 이번 경영권 분쟁이 장기적으로 엔씨소프트에 도움이 될지는 알 수 없다고 설명한다.
안 애널리스트는 "김 대표의 결정에 따라 여러 변수가 나타날 수 있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개발자와 CEO의 게임 개발 철학이 중요한 게임회사의 특성을 감안하면 엔씨소프트의 실적에 긍정적이라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넥슨과 엔씨소프트간의 경영권 분쟁이 장기적으로 핵심 개발 인력의 이탈이나 경영진 간의 대립, 게임 출시 지연 등으로 나타날 수 있고 이는 엔씨소프트의 실적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이다.
황성진 HMC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단기적으로 주가상승 발판이 될 가능성이 높지만 장기적으로는 많은 변수들을 고려해야 한다"며 "갈등이 어떤 방향으로 해결될 것인지에 따라 주주가치가 변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에 따르면 현재 예상되는 경우의 수는 2가지다. 첫번째는 적대적 M&A 형태의 경영권 분쟁으로 발전할 경우다. 이 경우 주가측면에서는 상승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기타지분의 향방 자사주 처리, 앞으로 영업활동의 개선여부, 넥슨 DNA와 엔씨 DNA의 불일치, 인력이탈 가능성 등의 변수가 있다.
두번째는 기존 경영진들의 위상을 존중하는 형식으로 일부 경영참여에 그치는 것이다. 이 경우 경영권 분쟁 여부는 일단 수면아래로 가라앉을 수 있지만 잠재적 분쟁가능성을 배제하긴 어렵다.
황 애널리스트는 "엔씨소프트는 올해를 모바일게임의 원년으로 삼아 모바일 공략을 본격화하는 전략을 시행 중이고, 지난해 배당금도 3430원으로 대폭 상향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넥슨의 일방적인 경영참여 발표는 일단 불협화음의 전조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며 앞으로 관련 이슈의 진행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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