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성장 저금리 기조 장기화에 보험업계는 혹독한 시련기를 맞이했다. 따라서 보험사들은 또 다른 돌파구를 찾기 위해 CEO 교체 카드를 꺼내들 것으로 예상됐다. 그런데 올해 주총에서는 대부분 보험사 경영자들의 연임이 유력시 되고 있다.
◆ 경영성적 뛰어나지 않아도 연임 유력
11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안에 10명의 보험사 CEO 임기가 만료된다.
김정남 동부화재 사장, 차남규 한화생명 사장, 최현만 미래에셋생명 부회장, 구한서 동양생명 사장은 6월에 임기가 끝난다. 이성락 신한생명 사장, 하만덕·이상걸 미래에셋생명 사장과 조재홍 KDB생명 사장은 이달 말에 임기가 만료된다. 나동민 NH농협생명 사장과 김학현 NH농협손보 사장은 이달 초 임기를 마쳤다.
이 중 동부화재와 한화생명, 동양생명은 공시를 통해 각각 김정남 사장, 차남규 사장, 구한서 사장의 연임을 확정했다. 이달 말 임기가 만료되는 김학현 NH농협손보 사장도 유임이 확정됐다.
아직 공시되지 않았지만 이성락 신한생명 사장과 조재홍 KDB생명 사장도 내부적으로 연임이 확정된 것으로 파악됐다. 하만덕·이상걸 미래에셋생명 사장, 최현만 미래에셋생명 부회장도 재선임될 것으로 알려졌다.
자사 CEO 연임에 대해 보험사들은 지난해 경영실적이 크게 나쁘지 않았다는 점을 내세웠다. 보험사 한 관계자는 “우리 회사의 경우 어려웠던 업계환경에도 양호한 실적을 이어가고 있어 무난하게 연임할 것으로 가닥이 잡혔다”고 전했다.
경영자가 큰 사고 없이 무난한 성적을 거둬도 업계에서 선방했다고 평가할 만큼 보험업계가 ‘성장’보다는 ‘생존’ 자체에 무게를 두는 것으로 해석된다. 또 다른 보험사 한 관계자는 “업황이 워낙 어려워지면서 이슈가 크게 나쁜 쪽으로 흘러가지만 않는다면 보험사들은 전반적으로 CEO들을 재선임하는 분위기”라며 “임기는 2년이지만, 보통 임기 만료 후 1년 더 연임하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이달 보험사 중에서 CEO가 교체된 곳은 NH농협생명과 푸르덴셜생명 두 곳 뿐이다. NH농협생명은 3번 연속 연임했던 나동민 사장에 이어 김용복 전 우리아비바생명(현 DGB생명) 사장을 선임했다. 지난2일부터 김용복 신임 대표는 서울 서대문구 농협생명 본사에서 취임식을 갖고 본격적인 업무를 시작했다.
푸르덴셜생명은 이달 말 임기가 만료되는 손병옥 사장의 후임으로 지난2일 커티스 장(Kurtis Jang)씨를 내정했다. 커티스 장 내정자는 내달 20일 이사회 승인을 거쳐 공식 취임하게 된다.
◆ ‘바람막이’ 관료출신 사외이사 선임
보험사들의 주총은 13일부터 시작된다. 이번 주총에서는 CEO 연임 여부 외에도 사외이사 선임이 ‘뜨거운 감자’로 떠오를 전망이다. 올해에도 보험사들이 사외이사 후보 구성원 중 관료 출신을 대거 영입하거나 재선임할 전망이다.
가장 먼저 13일에는 삼성생명, 삼성화재 주총이 열린다. 삼성생명은 윤용로 전 외환은행장과 김준영 성균관대 총장을 신임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한다. 윤용로 전 외환은행장은 금감위 부위원장, 기업은행장 출신이다. 박봉흠 전 기획예산처 장관과 김정관 전 지식경제부 제2차관도 재선임된다.
20일에는 한화생명, 한화손해보험, 동부화재, LIG손해보험, 메리츠화재 등의 주주총회가 열린다. 24일에는 신한생명, 27일은 현대해상의 주주총회가 개최된다.
한화생명은 창원지방법원 판사를 지낸 오재원 법무법인 세하 변호사를 신규 사외이사로 내정하고, 문성우 전 법무부 차관을 재선임할 예정이다.
한화손보는 김성호 전 복지부 장관과 이종학 전 한화종합화학 대표이사를 신규 선임한다.
동부화재가 재선임할 3명의 사외이사 중 이수휴 사외이사는 재무부 차관, 보험감독원 원장 출신이며 박상용 사외이사는 대통령 비서실 경제수석실 행정관, 공정위 사무처장을 지냈다.
재계 관계자는 “금감원, 장관 등 관료 출신 사외이사들은 경영진의 경영을 감시하기 보다는 일종의 ‘로비스트’ 역할을 하기도 한다”며 “금융권이 관료 출신 사외 이사를 선호할 수밖에 없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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