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와 엔씨소프트 판교 사옥. /사진=머니투데이 DB
오는 27일 주주총회가 예정된 기업은 810개다. 올해 열린 주총회일 중 가장 많은 기업이 같은날 주총을 여는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26일까지 전체 12월 결산 상장법인 1836개사 중 삼성전자 등 729개사는 이미 정기주총을 완료했다. 남은 기업 중 코스피시장에서 276개사, 코스닥시장에서 514개사, 코넥스시장에서 20개사 등 총 810개사는 오는 27일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한다.
많은 기업이 주총을 개최하는 만큼 눈길을 끄는 곳도 많다. 경영권 분쟁이 이슈가 됐던 엔씨소프트부터 무배당선언을 한 KT까지 이번 주주총회에서 눈여겨 봐야할 부분을 짚어봤다.

◆ 엔씨소프트


엔씨소프트의 정기주주총회에서는 넥슨과 엔씨소프트의 경영권 분쟁 향방을 알 수 있는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의 사내이사 재선임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엔씨소프트는 제18기 정기주총에서 ▲재무제표 및 연결재무제표 승인의 건 ▲김택진 대표의 사내이사 재선임 건 ▲이사보수한도 등을 승인할 예정이다. 재무제표 승인 건에는 결산 배당으로 보통주 1주당 배당금 3430원을 지급한다는 내용도 들어있다.

이번 주총에서는 넥슨이 최대 주주로서 발언권을 행사할지 여부가 관전 포인트다. 가장 이슈인 김택진 대표의 사내이사 재선임 건은 무난히 통과할 듯 보인다. 앞서 넥슨도 엔씨소프트가 김택진 대표가 계속 이끈다는 점에서는 이견이 없었다.


다만 넥슨은 엔씨소프트의 배당금이 아직 낮다고 보고 있어 주주정책 강화를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 또한 넥슨은 앞서 거부당한 김택진 대표의 부인 윤송이 엔씨소프트 사장과 동생인 김택헌 전무 등 비등기 임원의 보수내역 및 산정기준 공개에 대해 다시 요구할 수도 있다.

◆ 삼양통상

삼양통상은 소액주주가 낸 주주제안이 승인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앞서 GS그룹 계열인 삼양통상의 지분 3% 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소액주주는 회사 측이 결정한 배당금의 6배 증가와 본인을 비상근감사로 선임하라는 주주제안을 했다.

대표적인 저평가 자산주로 평가받는 삼양통상은 지난해 전년대비 400%가 넘는 영업이익을 달성하는 등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다. 이에 따른 배당금으로 주당 750원을 책정했다.

하지만 주주제안을 한 소액주주는 삼양통상의 배당금이 주주환원 정책으로 보기에는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정당한 배당금 지급을 위해 자신이 비상근감사가 돼 회사의 재정을 관리 감독하겠다고 제안했다.

다만 삼양통상은 '감사 1인 이상'으로 명시돼 있는 정관을 '감사 1인'으로 변경하는 안건을 상정하기로 결정하며 현재 재직 중인 회사 측 상근감사 외에 추가 감사 선임을 제한한다는 방침이다. 이 안건이 승인될 경우 주주가 제안한 감사 선임건은 자동 폐기된다.

◆ 현대중공업

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은 사측의 계열사 일감몰아주기와 부당한 구조조정을 이번 주주총회에서 지적하고 시정하겠다는 입장이다.

현대중공업 노조 측은 "2012년 현대BS&C 매출의 46% 정도가 현대중공업그룹과의 거래에서 생겼다"며 "힘스(HYMS), 현대E&T, 현대BS&C 등의 계열사가 그룹 조선3사와의 내부거래를 통해 해마다 성장하고 있다"고 지난 24일 주장했다.

현대BS&C는 정몽준 현대중공업 고문의 조카인 정대선 사장이 100% 지분을 가진 사기업으로 현대중공업에서 전사적 자원관리(ERP) 시스템, 글로벌 통합구매, 식수관리, 품질경영 고객센터 시스템을 맡고 있다.

노조는 사측이 진행한 희망퇴직에도 부당한 구조조정이라며 반발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말 과장급 이상 1500여명에 이어 이달 고졸·전문대 출신 여직원 600여명에 대한 희망퇴직을 진행한 바 있다.


이석채 전 KT 회장 /사진=머니투데이DB


◆ KT
KT 주주총회에서는 무배당 선언에 따른 소액주주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또한 주총 전 사내 주주들의 이석채 전 회장의 비자금 사건 재수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예정돼 있다.

KT에 따르면 이번 주총에서는 ▲제33기 재무제표 승인의 건 ▲정관 일부 변경의 건 ▲이사 선임의 건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의 건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 등 총 5건의 안건이 상정된다.

KT는 이번 주총에서 지난해 대규모 적자를 기록한 데다 명예퇴직에 따른 재무부담을 이유로 지난해 회계연도 배당을 집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무배당은 KT가 민영화된 이후 처음이다.

이해관 KT 새노조 대변인은 "KT 주총은 한 해도 조용한 날이 없었다"며 "이번 주총에서도 주주들의 반발이 거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아울러 KT 사내 주주들은 주총이 열리기 전 'KT비리사건 재수사 촉구'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다. 이해관 대변인은 "최근 포스코 수사에서 드러난 일련의 과정이 이석채 전 회장의 비자금 사건과 조금도 다를 바 없다"며 "검찰, 청와대 등에 KT비리사건에 대한 재수사를 촉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 하나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는 이번 주주총회에서 단독후보로 추천된 김정태 회장의 연임 여부와 사내이사에 대해 장기인센티브를 지급하는 스톡그랜트 한도를 5만주에서 7만주로 늘리는 안건이 상정된다. 인센티브를 늘리는 대신 보수총한도는 60억원에서 45억원으로 낮췄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경영성과를 보수에 반영하는 비율이 높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사보수총한도를 끌어내리더라도 이는 금융지주사 가운데 최고 수준이다. 장기인센티브는 보수한도에서 제외된다.

아울러 하나금융은 기존 7명에서 8명으로 사외이사 수를 늘리고 임기 만료되는 5명 중 4명을 교체할 계획이다. 신임 사외이사 후보에는 홍은주 한양사이버대 교수와 이진국 전 신한금융투자 부사장, 윤성복 전 KPMG 삼정회계법인 대표이사, 양원근 전 KB금융지주 부사장 등이 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