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청라지구 아파트단지.
“오후 1시 조금 지나서 왔고 지금이 3시가 넘었으니 2시간 정도 기다렸네요. 은행 직원은 볼일 보고 다시 와도 된다고 했지만 혹시라도 번호표 순서를 놓칠까봐 자리를 뜨지 못하겠어요.” (김윤희·인천 연희동·주부)
“아침 일찍 올 걸 그랬어요. 2차 신청기간이라 사람이 좀 없을 줄 알았는데 대기 순서가 40명이 넘네요. 대출 신청하려고 가게 문까지 닫고 왔는데 아무래도 내일 다시 와야겠어요.” (정순철·인천 청라1동·자영업)

NH농협은행 청라시티지점 대출상담창구.
31일 KB국민은행 청라지점과 NH농협은행 청라시티지점은 안심전환대출을 찾는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다소 한가한 분위기인 도심 은행과 사뭇 다른 풍경이다.
평소에는 오후 3시쯤이면 사람이 많지 않을 시간대지만 대출창구 대기번호표는 40명 아래로 내려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오후 4시 이후 은행 문을 닫고 나서야 한두명씩 줄어든다. 한명당 30분에서 길게는 1시간까지 상담이 이어지기 때문에 대출담당 직원들의 퇴근은 밤 10시를 넘길 것 같다. 그나마 자정이 다 돼서야 퇴근할 수 있었던 지난주 1차 신청 때보다는 빨라진 셈이다.


오후 3시 무렵 KB국민은행 청라지점 대출상담 대기자수.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2차 안심전환대출 신청 첫날인 지난 30일은 2조2000억원가량이 접수됐다. 5조원 안팎으로 집계된 1차 때와 비교하면 50% 이상 줄었다. 하지만 인천 청라지구의 은행들은 여전히 대출고객의 발길이 이어진다.
신도시 아파트단지가 있어 집단대출로 아파트 구입자금을 빌린 사람이 많아서다. KB부동산정보에 따르면 청라지구에는 호반베르디움(2134세대), 제일풍경채(1071세대), 하나꿈에그린(1172세대), 한라비발디(992세대) 등 아파트들이 들어서 있다. 모두 집단대출로 들어선 아파트이고 지난 2012년 입주한 사람이 많다. 올해 3년째를 맞아 시기만 잘 맞추면 조기상환수수료를 면제받을 수 있어 안심전환대출로 갈아타려는 것이다.

KB국민은행 청라지점.
그나마 은행 문이 열리기만을 기다리며 오전 7시부터 은행 앞에서 줄을 섰던 20여명은 10명가량으로 줄었다. 그럼에도 이들의 신청을 받고 나면 어느새 정오를 훌쩍 넘긴다. 아침 일찍 줄을 서지 않으면 오전에 신청을 할 수 없다.
대출을 신청하려는 사람이 많고 상담시간도 길다보니 간혹 큰 목소리가 들리기도 한다. 2시간 가까이 기다리다 잠깐 자리를 비운 사이에 대기번호가 넘어가 버렸기 때문이다. 대출담당자 입장에서는 무작정 기다릴 수 없어 다음 사람의 상담을 진행하게 되는데 이때 자리를 비웠던 사람이 찾아와 서로 언성이 높아지는 것. 이날 KB국민은행 청라지점과 NH농협은행 청라시티지점에서는 큰 소란은 없었지만 지난주만 해도 고객 사이에서 가벼운 마찰이 발생하곤 했다.

오후 4시 NH농협은행 청라시티지점은 문을 닫았지만 내부에는 여전히 대출상담을 기다리는 고객들로 붐빈다.
이곳 두 지점은 목요일과 금요일에 더 많은 고객이 몰릴 것으로 보인다. 이번 주는 자영업자의 대출이 몰리고 있어서다. 직장인들이 많았던 지난주와 달리 자영업자들은 소득 확인과정에서 시간이 걸린다. 또 시세 조회가 바로 되지 않는 연립주택, 다세대주택, 단독주택 등의 경우는 시세 감정에 2~3일이 소요되기 때문에 대출 마지막 기간인 내달 2일과 3일에 몰릴 가능성이 높다.
KB국민은행 청라지점 관계자는 "도심에 있는 다른 지점의 경우 선착순이었던 지난주보다 고객이 줄었지만 청라지점은 지역특성상 여전히 사람이 많이 몰린다"며 "안심전환대출을 신청하려는 고객은 아침 일찍 지점을 방문하는 게 무난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NH농협은행 청라시티점 관계자는 "고객 한명을 상담하는 데 30분에서 1시간까지 소요되는 경우도 있으니 잠시 자리를 비우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며 "하지만 반드시 시간을 넉넉하게 계산하고 지점을 다시 찾아와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