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전 회장의 정치권 금품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특별수사팀(팀장 문무일 검사장)은 21일 박 전 상무를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한 뒤 증거인멸 혐의로 긴급체포하고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했다고 밝혔다.
애초 오전 10시 30분 출석할 예정이던 박 전 상무는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될 것을 예상하고 2시간가량 늦은 낮 12시 30분쯤 변호사와 함께 서울 서초동 서울고검에 모습을 나타냈다. 이날 오전 연락이 끊기면서 출석을 두고 혼선을 빚기도 했다.
박 전 상무는 검찰조사에 앞서 금품로비 비밀장부의 존재와 경남기업의 조직적 증거인멸에 대해 묻는 기자들에게 "내가 아는 범위 내에서는 없다"고 의혹을 부인했다.
성 전 회장의 정관계 로비 의혹이 사실인지에 대해서도 "그건 제가 말씀드릴 수 없다"며 "(돈 전달을 목격한 적도) 없다"고 답했다.
박 전 상무는 2003년 경남기업에 입사해 지난 12년간 성 전 회장을 가까이서 보좌한 최측근 임원 중 한 사람으로 꼽힌다. 그는 지난 1997년 8월부터 이듬해 7월까지 추미애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의 비서로 일하는 등 야당 국회의원 4명도 보좌했다.
그는 성 전 회장이 목숨을 끊기 사흘 전인 지난 6일 병원에 입원했던 윤승모 전 부사장을 만나러 갈 때도 동행했다. 성 전 회장은 당시 윤 전 부사장에게 홍준표 경남지사에게 1억원을 제대로 전달했는지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상무는 성 전 회장이 숨지기 전날 밤인 8일 주재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 대책회의에도 참석했다.
이런 이유로 특별수사팀은 박 전 상무가 성 전 회장의 대외활동, 정관계 인사들과 만남 등 생전 행적과 일정을 가장 잘 아는 인물일 것으로 보고 최우선 소환대상으로 꼽았다.
특별수사팀은 박 전 상무를 상대로 성 전 회장의 금품로비 의혹을 집중 조사하고 경남기업의 증거인멸 시도 정황과 계열사 비자금 조성 의혹을 조사했지만 박 전 상무는 의혹 대부분을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남기업은 지난 15일 본사 압수수색을 앞두고 이틀가량 회사 내부 CCTV를 꺼둔 채 증거자료를 밖으로 빼돌려 폐기한 의혹을 받고 있다.
특별수사팀은 박 전 상무와 성 전 회장의 또 다른 측근인 이용기 비서실장 등 임직원들이 증거인멸을 주도한 것으로 의심하고 사실관계를 추궁했다. 또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21일 경남기업 등을 추가 압수수색하기도 했다.
또한 박 전 상무 등 성 전 회장 주변 핵심 인사들이 검찰 소환에 앞서 금품로비 의혹과 관련해 자신들의 혐의를 부인하기 위해 '말맞추기'를 했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수사 중이다.
박 전 상무가 대표를 맡은 계열사 대아건설과 온양관광호텔은 성 전 회장의 비자금 조성 창구라는 의혹도 받고 있다.
특별수사팀은 박 전 상무 조사를 시작으로 이 비서실장, 운전기사 여 모 씨, 수행비서 등 성 전 회장 최측근 인물들을 차례로 소환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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