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성과는 미국에서 2위의 큰 전력회사인 넥스트에라에너지와 공급계약을 체결하면서 이뤄졌다. 한화는 지난 4월20일 미국 현지에서 넥스트에라와 올해 4분기부터 내년 말까지 총 1.5GW의 태양광 모듈을 공급하는 계약을 맺었다.
넥스트에라는 미국에서 시가총액 기준 두번째 큰 전력회사로 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에서 연간 42GW에 이르는 전력을 생산한다. 연간 매출이 약 19조원에 이르며 뉴욕증권거래소(NYSE) 시가총액이 약 50조원에 달한다.
이번에 한화큐셀이 계약한 1.5GW 규모의 모듈 공급은 태양광업계 단일 공급계약으론 사상 최대 규모다. 발전량 규모는 대구시 전체 인구(약250만명)가 사용할 수 있는 정도의 전력량이다.
넥스트에라는 한화큐셀로부터 공급받는 모듈 전량을 미국 현지에 건설할 자체 태양광 발전소에 사용할 예정이다. 또 넥스트에라는 오는 2017년 이후 건설하는 태양광 발전소에도 한화큐셀의 모듈을 공급하기 위해 내년 여름부터 우선적으로 협의할 것을 이번 계약 내용에 포함시켰다. 안정적인 제품 공급뿐 아니라 사업확장도 가능해진 셈이다.
◆ 태양광 기술력 국제무대서 인정
한화가 이번 계약을 최대 성과로 보는 이유는 단순히 1조원대의 매출 때문만은 아니다. 한화큐셀의 차별화된 태양광 기술력이 미국이라는 국제무대에서 통했다는 데 의미가 크다.
미국은 태양광시장에서 잠재력이 큰 곳으로 평가받는다. 수출입은행이 발표한 '2014년 4분기 태양광산업 동향'에 따르면 올해 미국 태양광시장은 전년보다 30% 이상 고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엔 2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측됐다. 태양광 수요는 올해 8GW, 내년엔 10GW를 돌파할 것으로 파악됐다.
이 같은 전망은 태양광시장 확대를 위해 미국 정부가 발벗고 나선 것과 연관이 깊다. 미국은 현재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화석에너지 사용 억제 및 친환경에너지 사용 확대 정책을 펼치고 있다.
이번 계약은 고용확대 증진 효과도 불러올 것으로 예견된다. 지난해 미국 태양광분야에서 신규로 창출된 일자리 수는 3만1000개에 달했다. 현재 미국의 태양광산업 종사자(2014년 기준)는 17만명을 넘어섰는데 올해는 더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남성우 한화큐셀 대표는 "한화솔라원과의 통합을 통해 세계 최대 규모의 생산능력을 실현하게 됐다"면서 "최고의 차별화된 기술력과 원가 경쟁력을 다시 한번 (국제무대에서) 인정받은 셈"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 김승연 회장 선견지명 '결실'
한화큐셀의 눈부신 성과 뒤에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선견지명이 숨어 있다. 김 회장은 수년 전부터 태양광시장의 잠재력을 눈여겨봤다. 그리고 태양광이 침체기에 접어든 지난 2011년을 '천재일우'로 보고 주저없이 그 기회를 잡았다. 실제로 한화는 수년간 극심한 태양광 침체기에도 시장의 밝은 미래를 보고 지속적인 투자를 감행했다.
김 회장은 태양광시장이 내리막길을 걸을 때 “태양광과 같은 미래 신성장사업은 장기적인 시각에서 투자해야 한다"며 "당장 눈앞의 이익이나 불확실한 사업환경에 일희일비하지 말자"고 되레 임직원들을 다독였다. 이어 "(태양광사업은) 그룹의 새 역사를 이끌 소중한 토대로 키워야 한다"며 "'해낼 수 있다' '꼭 해낸다'는 믿음으로 묵묵히 추진하자"고 당부했다.
김 회장의 예측은 적중했다. 한화는 이번 모듈공급 계약을 계기로 본격적인 투자의 결실을 맺을 것으로 보고 있다. 투자가 성과를 거둬 지출에서 수입 모드로 사업환경을 바꾼 것이다.
실무진의 숨은 노력도 이번 성과를 이끌었다. 미국과의 협상과정에서 한화큐셀의 독일 기술혁신센터 고위 기술진은 미국 현지 협상의 전 과정에 직접 참여했다. 이들은 품질력에 기반을 둔 한화큐셀 제품의 우수성을 넥스트에라 협상팀에 상세히 설명하며 이해를 도왔다. 이 같은 맨투맨 전략이 미국 넥스트에라 실무진을 감동시켰다는 게 한화측이 밝히는 계약 뒷 얘기다.
한화가 키운 태양광 공룡 '한화큐셀'
한화큐셀은 중국에 본사를 둔 한화솔라원과 독일에 본사를 둔 한화큐셀이 합병해 탄생한 회사다. 한화는 지난 2월 한화큐셀과 한화솔라원을 합병해 세계 최대의 태양광 모듈 생산회사를 탄생시켰다.
글로벌시장에서 한화큐셀의 입지는 말 그대로 탄탄하다. 한화큐셀은 말레이시아와 중국의 주요 설비에 대한 신설과 증설을 통해 원가경쟁력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말레이시아에 위치한 공장에는 내년 초 상업생산을 목표로 800MW 규모의 모듈 생산라인을 새로 짓고 있다.
이를 통해 고품질의 셀 및 모듈 대량생산이 하나의 지역에서 이뤄져 생산 사이클을 최적화하고 물류비용 절감 등 원가절감을 통한 수익성 확보도 가능하게 됐다. 중국 공장 또한 셀 및 모듈 생산규모 증설과 자동화 라인 설비를 갖춰 품질개선과 인건비 절감 등 원가 절감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한국에서의 투자도 아끼지 않는다. 한화큐셀은 현재 충북 음성군에 250MW 규모의 태양광 모듈 생산공장을 신설해 5월부터 본격 생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최근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이는 국내 태양광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하고 한국에서 생산되는 모듈을 미국으로 수출함으로써 중국산 모듈에 대해 고율의 반덤핑 관세가 부과되는 미국 태양광시장 공략도 더욱 효과적으로 전개할 계획이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81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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