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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퇴원 시 처방받은 고가 항암제도 실손의료보험을 통해 보장받게 된다. 금융당국은 퇴원시 처방받은 치료 목적의 약제비가 입원의료비에 포함된다는 내용을 올 12월부터 표준약관에 반영키로 결정했다. 의사로부터 처방받은 항암제가 실손의료보험 입원비에 포함되는지, 통원비에 포함되는지 모호하다는 지적을 반영한 것이다.
이에 따라 병원에서 퇴원할 때 처방받은 약제비를 입원의료비의 최고한도 5000만원까지 실손보험을 통해 보상받는 길이 열렸다. 실손보험 가입자들의 고가 의료비 부담이 해소될 전망이다.

◆ 고가 항암제, 실손보험 혜택 없이 구매 어려워


실손의료보험은 ‘입원의료비’와 ‘통원의료비’ 등을 보장한다. 금융감독원의 실손의료보험 표준 약관에 따르면 입원담보는 피보험자가 질병이나 상해로 입원해 치료받은 경우에 보상한다. 통원담보는 피보험자가 질병이나 상해로 병원에 통원해 치료받거나 처방 조제를 받은 경우에 보상한다.

또 입원의료비의 경우 환자가 통상 10% 또는 20%를 부담하고 연간 5000만원까지 보장받는 반면 통원의료비의 경우 외래 진료비는 하루 25만원, 처방 조제는 하루 5만원까지만 지급한다.

그런데 지난달 실손보험의 약제비 보상범위를 두고 논란이 일었다. 입원 후 퇴원하면서 처방받는 약제비의 경우 입원과 통원의 개념이 명확치 않아서다. 특히 암에 대한 고액 약제비 보장 여부를 두고 논란이 일었다. 암 치료의 경우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고액의 항암제 처방으로 인해 약제비 한도를 초과하는 경우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논란은 지난해 메리츠화재가 자사 가입자를 대상으로 약제비 보상 관련 민사소송을 제기하면서 불거졌다. 환자단체연합회에 따르면 폐암 4기로 5년째 투병중인 한 환자는 메리츠화재에 약제비 보상을 요구했지만 거절당했다. 퇴원 때 처방을 받아도 퇴원 이후 복용하는 약이라는 이유에서다. 가입자와 회사 측의 갈등은 민사소송으로 번졌다.

메리츠화재는 지난해 7월 부산지방법원에 제출한 준비서면을 통해 “약(잴코리)은 폐암 치료를 위한 보편적으로 복용하는 항암제의 일종으로 약의 복용이 반드시 의료시설에서 의사의 복약지도 및 관리 하에 투약돼야 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약제비가 이 사건 보험약관상 ‘입원’에 반드시 소요되는 비용은 아니므로 보험 약관상 ‘입원의료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퇴원시 처방받은 약제비는 입원의료비가 아닌 통원의료비에 포함된다는 이야기다.


이에 환자단체연합회는 “암환자의 실손보험금을 병원에 입원한 상태로 처방도 받고 복용까지 한 경우로 한정하면, 퇴원 후 먹는 항암제를 복용하는 암환자들이 고액의 약제비를 감당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이 환자가 복용해온 약은 ‘잴코리’라는 표적항암치료제로 1정당 20만원에 달한다. 일일 복용량은 두 정, 한 달 약값만 1000만원이 넘는다. 1년이면 1억2000만원이 들어간다. 이 밖에 수텐캡슐, 타쎄바정, 아레사정 등의 표적항암제들도 한 달 약값이 1000만원 안팎을 호가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표적항암제들은 막대한 개발비가 투입된 신약이기 때문에 터무니없을 정도로 가격이 높다. 때문에 환자들이 민간 실손보험의 혜택을 받지 않고 구매하기가 어렵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암환자가 퇴원 후 복용하는 ‘잴코리’ 등 표적 항암제에 대해 실손보험 ‘입원의료비’에 해당된다는 해석했다. 금융감독원은 이러한 약제비 보상에 관한 실사와 복지부 유권해석을 근거로 ‘보험금 지급관련 실손보험 표준약관 명확화 개선방안’을 마련했다.

개선방안에는 입원환자가 원시 처방받은 약제비는 입원의료비에 포함되고 올해 12월부터 실손의료보험에서 보상받을 수 있도록 실손보험 표준약관을 명확히 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 보험사 “비싼 약값부터 개선해야”

금감원의 개선방안을 보고받은 이학영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보험사들이 고가의 퇴원약을 통원비로 해석하는 것이 부당하다고 지적했다. 이학영 의원실은 “퇴원약제비를 지급하지 않는 보험사는 국정감사 등을 통해 공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아무래도 여러 가지 고액의 항암제가 개발되면서 보험사와 가입자 간 갈등이 발생해온 것으로 보인다”라며 “이번 제도 개선으로 암 환자들이 실손보험을 통해 안정적 치료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이어 “암환자가 퇴원 후 먹는 항암제가 통원의료비냐 입원의료비냐의 문제에 대해 입원의료비에 포함된다고 결정하고 각 보험사에 공문을 보냈다”라고 밝혔다.

보험업계는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높은 약값으로 불거진 약제비 문제를 엉뚱하게도 보험사를 압박해 해결하려는 꼴”이라며 “실손보험이 아니라 지나치게 높아진 약값부터 개선해야 했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환자단체연합회는 앞으로 표적항암제를 복용하면서 민간 실손보험사로부터 보험금 지급을 거절당한 피해자들을 모아 법적 대응에 나설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