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시대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법은 누구의 편인가. 양심과 정의가 설 자리는 어디인가. 거창한 질문을 던지는 것 같지만 <소수의견>은 원고와 피고가 진실을 둘러싸고 팽팽히 맞서며 반전이 오가는 법정드라마 본연의 장르에 충실한 영화다.
우선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라 불러도 좋을 대치 구도가 흥미롭다. 피고는 살인 현행범인 철거민이고 피해자는 경찰이다. 변호인단은 약관의 국선 변호사와 행정 소송은 커녕 형사소송 경험도 없는 이혼 전문 변호사의 2인조. 이에 맞선 쪽은 검찰청의 엘리트 검사들.
승부는 시작도 하기 전 정해진 것 같지만 변호인 측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진실을 밝힐 증거와 증인들을 찾아낸다. 일방적으로 불리해 보였던 형사 재판에서 두 변호사는 시범 시행 중인 국민참여재판을 청구해 국민의 일부를 배심원으로 불러들이는 한편 진실을 밝힐 수단으로 대한민국을 피고로 소환하는 국가배상청구소송을 준비한다.
청구금액은 단돈 100원. 동전 한 개를 받아도 좋으니 피고인 대한민국이 잘못을 인정하라는 이들의 시도는 우리 시대의 진실이 지닌 가치를 생생하게 웅변한다.
그동안 중후하고 기품 있는 '가진 자'를 연기했던 이경영이 <소수의견>에서는 먹고 살 권리를 위해 화염병을 들었다가 경찰 살해혐의로 피고석에 서는 철거민 박재호로 분했다. 그와 함께 진실을 향해 싸우는 국선 변호인 진원에는 윤계상, 운동권 출신이지만 정의감은 묻어둔 채 이혼전문 변호사로 살아가는 대석 역에는 유해진이 열연했다. 더불어 강렬한 캐릭터 전문이었던 김옥빈이 권력의 흑막을 파헤치는 기자로, 탁월한 화술을 가진 권해효는 그간의 감초 이미지를 벗고 법정을 진두지휘하는 재판장으로 나선다.
시놉시스
지방대 출신에 경력도 탄탄치 않은 2년차 국선변호사 윤진원. 강제철거 현장에서 열여섯 살 아들을 잃고 경찰을 죽인 현행범으로 체포된 철거민 박재호의 변론을 맡게 된다. 그러나 구치소에서 만난 박재호는 아들을 죽인 건 철거깡패가 아니라 경찰이라며 정당방위에 의한 무죄를 주장한다. 변호인에게도 완벽하게 차단된 경찰 기록, 사건을 조작하고 은폐하려는 듯한 검찰, 유독 이 사건에 관심을 갖고 접근해오는 신문기자 수경. 진원은 단순한 살인 사건이 아님을 직감하고 선배인 이혼전문 변호사 대석에게 사건을 함께 파헤칠 것을 제안한다. 경찰 작전 중에 벌어진 국가가 책임져야 할 살인사건, 진압 중에 박재호의 아들을 죽인 국가에게 잘못을 인정 받기 위해 진원과 대석은 국민참여재판 및 ‘100원 국가배상청구소송’이라는 과감한 선택을 하는데….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89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