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삼성그룹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주요 계열사 지분을 처분하고 금융계열사 재편이 진행 중이다. 또 오는 2월29일까지 공정거래위원회 명령에 따라 삼성SDI의 삼성물산 주식 7450억원어치를 매각해야 할 상황에 처했다.
◆중간 금융지주회사 만들어지나
삼성그룹은 지난 28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삼성SDS 보유 지분 2.05%를 매각한다고 밝혔다. 삼성 측은 세금을 제외한 평가액이 약 3000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밝혔다.
같은 날 삼성생명은 이사회를 열고 삼성전자의 삼성카드 보유 지분 37.45% 전부를 1조5400여억원에 매입키로 의결했다. 삼성생명은 삼성계열 금융사 중 중간 금융지주회사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은 회사로서, 이번 지분 인수로 인해 삼성카드의 최대주주가 됐다.
국내 법은 그룹내 금융과 산업의 거래를 엄격하게 금지하는 '금산분리'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삼성은 삼성생명 산하에 금융계열사들을 둬 중간 금융지주회사가 만들어지도록 수천억원을 들여 자사주를 매입했다. 삼성생명은 현재 삼성화재(14.98%), 삼성증권(11.1%), 삼성자산운용(100%)의 최대주주다.
삼성생명의 금융지주회사 전환은 크게는 삼성 지배구조를 개편하는 차원이지만 이재용 부회장의 입장에서는 법규상 금산분리를 지키면서 금융계열사에 대한 간접 지배력을 높인다는 분석이 있다.
오진원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중간 금융지주 허용관련 공정거래법이 통과되지 않은 상황에서 금융지주회사법상 금융지주는 제조업 지분을 소유하지 못하므로 삼성생명의 영업·지주 분할과 삼성전자 5% 초과지분이 강제 매각될 수 있다"며 "금융지주 전환은 삼성물산 등 그룹 전반의 지주회사 전환 시나리오의 전개로 귀결될 것이다. 삼성생명의 삼성카드 지분 인수는 금융지주로의 전환을 위한 포석과 더불어 삼성카드의 유상감자 가능성이 제기될 계기"라고 분석했다.
◆한 달 내 신규 순환출자 해소 부담
삼성은 오는 2월29일까지 신규 순환출자를 해소하지 못하면 공정거래위의 제재를 받을 전망이다. 공정거래법상 위반주식 취득가액의 10% 이내에서 과징금이 부과된다.
지난해 9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이 합병하는 과정에서 신규 순환출자가 만들어진 것을 완화시키기 위해 공정거래위는 삼성SDI가 보유한 통합 삼성물산의 주식 500만주를 처분하라고 명령했다. 1월29일 종가기준으로 7450억원어치다.
이에 대해 삼성은 기한을 연기해 줄 것을 요청할 예정이라는 입장이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순환출자를 해소하도록 하는 공정거래법 규정에 맞춰 합병을 진행한 것인데 다시 대량의 지분을 처분하라는 요구는 매우 부당한 일이다. 주가에 큰 영향을 미치고 투자자들이 반대할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