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저금리와 고령화가 맞물리면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는 자금이 의료기기·제약·바이오 등 관련 기업 주식에 투자하는 헬스케어펀드로 몰린다. 올 초까지 죽을 쑤던 헬스케어펀드가 다시 주목받는 것. 원금을 잃는 상황으로 치달으며 급격히 쪼그라들었던 헬스케어펀드시장이 다시 활력을 찾고 있다.
◆헬스케어에 중장기적 관심 가져야
지난해까지만 해도 헬스케어펀드는 수익률이 좋아 인기가 높았다. 그러나 올 초 중국증시가 출렁이고 일본이 마이너스금리를 도입하면서 헬스케어펀드의 발목이 잡혔다. 당시 투자심리가 얼어붙었고 인내심이 바닥난 투자자들은 헬스케어주를 팔아 차익을 실현했다. 결국 헬스케어펀드 수익률은 마이너스로 떨어졌다.
그러나 최근 글로벌증시가 회복세로 전환되면서 헬스케어펀드가 다시 주목받는다. 올 초 중국증시 쇼크로 동반하락했던 글로벌증시가 국제유가 상승, 미국 기준금리 인상지연 등 경기 호재 요인으로 지난 3월부터 낙폭을 회복했다. 또 의료기기업종이 수익률을 끌어올리고 최근 저점을 기록한 바이오주가 반등하면서 헬스케어펀드 수익률 상승이 기대된다.
유동완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실적개선 지속 기대감과 고령화에 따른 수요 확대, 정부의 정책적 육성 의지 등을 감안했을 때 헬스케어섹터에 중장기적으로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미국 헬스케어 관련주 호실적 영향
지난 15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헬스케어와 제약기업에 투자하는 21개 펀드의 수익률이 지난 한달 동안 5.89%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최고수익률을 올린 펀드는 12.66%의 ‘삼성KODEX합성-미국 바이오테크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주식-파생형)’이다.
‘프랭클린미국바이오헬스케어증권자투자신탁(주식-재간 접형) Class A-e’와 ‘미래에셋타이거헬스케어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주식)’이 각각 8.23%, 8.03%의 수익률로 뒤를 이었다. ‘동부바이오헬스케어증권투자신탁1[주식]ClassC-F’와 ‘한화글로벌헬스케어증권자투자신탁(주식)종류F’도 각각 5.29%, 5.23%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수익률이 다시 회복하는 것은 헬스케어펀드 내 큰 비중을 차지하는 미국 헬스케어 관련주들이 올 1분기 호실적을 기록하면서 주가를 끌어올린 영향도 크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바이오업체들의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각각 10.4%, 2.8% 증가했다.
또 S&P500 의료기기업체들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각각 9.3%, 100.5% 늘었다. S&P500 제약업체도 영업이익이 13.4% 증가했다. 이에 따라 지난 2월 최저점인 725.11을 기록한 미국 S&P500 헬스케어섹터지수는 지난 8일 836.56으로 15.4% 올랐다.
◆기대되는 중소형제약사 기술수출
국내 헬스케어와 제약업종지수도 지난달부터 회복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2일 2211.88을 기록했던 헬스케어지수는 지난 14일까지 10.89% 상승한 2644.23으로 뛰어올랐다. 제약업종지수 역시 같은 기간 3.74% 상승했다.
특히 국내 중소형제약사의 기술수출 소식은 국내 제약사 전체에 대규모 수출계약이라는 희망을 심어줬다. 이로 인해 헬스케어업종 주가는 상승세를 나타냈다. 국내 중소형제약사 크리스탈은 지난 8일 캐나다 제약사 앱토즈와 총 3500억원의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한미약품, 셀트리온 등 대형제약사가 아니더라도 대규모 기술수출 계약을 맺는 게 가능함을 보여준 것이다.
김현태 미래에셋대우 애널리스트는 “국내 제약사들이 해외진출을 확대하면서 해외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중”이라며 “삼성이나 SK 등 국내 대기업이 헬스케어와 제약분야 투자를 늘리는 것도 긍정적인 효과를 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헬스케어 주목받는 이유, 고령화
헬스케어펀드가 주목받는 가장 큰 이유는 고령화다. 전세계가 고령화사회로 빠르게 진입하면서 노년층 인구증가로 인한 산업트렌드 변화가 헬스케어산업의 미래를 밝힌다.
지난해 기준 60세 이상 인구는 9억100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12.3%를 차지한다. 이 비중은 점차 가파르게 늘어 2030년에는 16.5%, 2050년에는 21.5%로 높아질 전망이다. 고령화 현상에 탄력을 받은 헬스케어 관련 업체의 주가 상승세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고령화사회의 특징은 노년층의 정치참여 확대와 소비패턴의 변화다. 노령인구의 사회문화적인 위상이 강화되고 관련 기술과 산업트렌드의 변화도 나타난다. 여기서 대표적인 소비 관련 산업이 헬스케어업종이다. 전통적 의료기기, 제약시장의 양·질적 팽창과 헬스가전·세포치료제·임상시험 등 신규시장이 성장세다.
IMS헬스에 따르면 헬스케어산업은 2020년까지 연평균 6.8%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예방과 진단분야의 성장률은 각각 12.4%, 9.7%로 산업 평균보다 높아 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해 26.5%에서 2020년 31%로 늘어날 전망이다. 헬스케어의 패러다임이 치료에서 예방과 진단으로 이동하는 상황이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441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