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복운전은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사진=박찬규 기자


자동차는 ‘흉기’ 될 수 있어… 도로에 차 세우고 내리면 '특수폭행죄'
#서울에 사는 A씨는 최근 보복운전을 당했다. 도로변에 불법정차 중이던 B씨의 차가 끼어드는 것을 보고 양보했지만 이 차는 가속은커녕 오히려 브레이크를 밟아 속도를 내지 않았다. 이에 A씨는 빨리 가라는 뜻으로 경적을 울렸고, 이 소리에 화가 난 B씨는 급제동을 한 뒤 차에서 내려 욕설을 퍼부었다. A씨는 간발의 차이로 B씨 차와의 사고를 면했지만 뒤따라오던 차가 A씨의 차를 들이받을 수도 있던 상황이었다. 보복운전을 한 B씨는 결국 특수폭행죄로 검찰조사를 받았다.

803명. 경찰청이 올해 2월15일부터 3월31일까지 46일간 ‘난폭·보복운전 집중 수사·단속’을 추진해 형사 입건한 사람의 수다. 해당 기간 동안 신고는 3844건이나 됐다.


최근 몇 년 새 보복운전이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면서 경찰은 단속 의지를 불태웠고,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의 ‘흉기 등 협박죄’를 적용해 강력하게 처벌하기 시작했다. 그동안 보복운전은 증거부족으로 입증이 어려운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 자동차 블랙박스(운행기록장치) 보급이 늘어나며 상황이 뒤바뀌었다.

경찰은 단속효과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경로로 신고를 접수받고, 피해자가 안심하고 신고할 수 있도록 가명조서와 신고자의 인적사항을 비밀로 하는 등 신고자의 신변보호도 신경 쓰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보복운전은 도로 위에서 사소한 시비를 시작으로 일부러 ‘위험한 흉기·물건’인 자동차를 이용해 상대방에게 위협을 가하거나 공포심을 느끼게 하는 행위를 뜻한다. 상대가 다치지 않아도 폭력행위로 간주해 처벌할 수 있다.


보복운전은 난폭운전과 비슷하면서도 분명히 다르다. 보복운전은 의도적·고의적으로 특정인을 위협하는 행위지만 난폭운전은 불특정인에게 위험과 장해를 주는 운전행위를 의미한다.


막히는 길에선 운전자들이 쉽게 분노한다. /사진=박찬규 기자

◆보복운전은 '폭력' 인지해야

보복운전 유형은 다양하다. ▲앞서 가다가 고의로 급정지하거나 뒤따라오면서 앞지르기해 앞에서 급감속이나 급제동해 위협하는 행위, ▲차선을 물고 지그재그로 가다 서다를 반복해 진로를 방해하며 위협하는 행위, ▲급진로 변경을 하면서 중앙선이나 갓길 쪽으로 밀어 붙이는 행위 등이다.
경찰청의 올해 초 보복운전 단속 결과를 살펴보면, 위반 유형으로는 급제동·급감속 유형이 가장 많았으며(208명, 41.6%), 밀어붙이기(96명, 19.2%), 폭행·욕설(85명, 17.0%) 순이었다.

보복운전의 주요 원인은 급격한 진로변경(162명, 32.4%)이 가장 많았고, 경적을 울리거나 상향등을 켜는 행위(113명, 22.6%), 끼어들기(90명, 18%), 서행운전(82명, 16.4%)이 대표적 원인으로 분석됐다.

가해운전자 연령별 분포는 30~40대가 63%나 됐고, 가해운전자 직업은 회사원(185명, 36.9%), 운수업(99명, 18.0%) 순으로 많이 나타났으며, 가해차종은 승용차(361명, 72.2%)`, 화물차(45명, 9.0%), 승합차(44명, 8.8%), 택시(23명, 4.6%), 버스(16명, 3.2%) 순이다.

보복운전자도 난폭운전자와 마찬가지로 범죄경력이 있는 사람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범죄경력 3회 이상이 162명(32.3%), 7회 이상도 51명(10.1%)으로 확인됐다.

◆‘욱’하면 무조건 손해

보복운전은 특수범죄에 해당돼 형사처벌 될 수 있고, 단 1회 행위로도 범죄가 성립되니 주의해야 한다.

특수상해일 경우 1~10년 징역, 특수협박은 7년이하 징역이나 1000만원 이하 벌금, 특수폭행과 특수손괴는 5년이하 징역이나 10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해진다. 행정처분시 오는 7월28일부터 시행되는 도로교통법 시행규칙 개정안에 따라 운전면허가 정지되거나 취소될 수 있다.

경찰 관계자는 “단속 초기 신고가 많았고, 최근 들어 인식변화로 보복운전이 많이 줄어든 상황”이라며 “하지만 순간적인 분노를 참지 못해 피해자가 가해자가 되는 사례가 많으니 싸우기보단 증거를 확보해 신고하는 게 우선”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