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2P(개인대 개인)대출시장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저금리가 지속돼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투자자들이 P2P업체로 투자자금을 쏟아붓고 있어서다. 특히 부동산담보대출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부동산 관련 상품의 인기가 높다. P2P대출시장의 성장을 부동산대출이 이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이유는 안정성과 수익률에 있다. 부동산담보대출상품은 담보물을 처분하면 손해를 보존할 수 있어 부실위험이 낮고 부동산PF대출상품은 다른 상품에 비해 비교적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최근 연체나 부실이 발생하는 업체가 속속 나와 주의가 요구된다.
◆부동산담보대출, 347% 급증
한국P2P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54개 회원사의 누적대출액은 1조3291억원으로 집계됐다. 7월 말(1조2093억원)보다 10%(1198억원) 증가한 수치다. P2P대출시장의 성장을 이끈 동력은 부동산담보대출과 부동산PF대출이다. 상품별 누적대출액을 보면 8월 말 기준 부동산담보대출이 3007억원, 부동산PF대출이 4469억원이다. 부동산 관련대출(7476억원)이 전체 대출의 절반 이상(56%)을 차지한 것이다.
눈에 띄는 것은 부동산담보대출의 증가속도다. 지난해 11월 P2P협회 회원사(당시 27개사)의 개인신용대출액이 740억원, 부동산담보대출액은 672억원으로 개인신용대출액이 부동산담보대출액보다 많았다. 하지만 올 8월에는 부동산담보대출이 지난해 11월 대비 347% 급증한 3007억원을 기록, 162% 증가하는 데 그친 개인신용대출(1764억원)을 크게 앞질렀다.
이와 관련 이승행 한국P2P금융협회장은 “기관투자자를 중심으로 부동산담보 법인상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P2P 전체대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부동산PF대출의 인기도 여전히 식을 줄 모른다. 지난해 11월 이후 올 8월까지 부동산PF대출액은 174% 증가했으며 전체 대출액 중 부동산PF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8월 말 기준 33.6%로 여타 상품보다 높다. 이는 투자수익률이 개인신용대출이나 부동산담보대출보다 높기 때문으로 보인다. 부동산PF대출상품의 투자수익률은 보통 18% 내외다.
◆부동산대출, 내년 부실 가능성
문제는 앞으로 부동산대출상품의 부실 가능성, 즉 대출자의 연체율(상환일로부터 30일 이상 90일 미만 상환지연)과 부실률(상환일로부터 90일 이상 장기연체)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점이다.
현재 연체율 등 부실위험 수치가 공개된 대출은 최근 만기가 도래한 개인신용대출이다. 그나마 연체율 수치가 예상보다 높지 않은 점이 위안거리다. P2P업체별 개인신용대출 연체율 비중은 0~1%대에 그쳤다.
아직 대출만기가 오지 않은 부동산대출은 어떨까. 전문가들은 부실위험도가 높을 것이라고 경고한다. 부동산담보대출의 경우 보통 후순위담보인데 경기악화에 따라 차주의 상환능력이 떨어질 수 있으며 부동산PF대출은 부동산경기에 따라 건물가치가 하락하면 차주의 대출금 상환이 어려울 수 있어서다.
김규림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부동산대출의 경우 지난해 말부터 볼륨이 커지기 시작했다. 아직 대출만기가 오지 않아 연체·부실이 나타나지 않지만 내년쯤 가시화될 가능성이 크다”며 “금리상승과 부동산경기하락 등이 맞물려 부동산대출의 연체율, 부실률이 급격히 올라갈 우려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 중 부동산PF대출의 경우 몇몇 업체에서 이미 큰 부실이 발생했다. 부동산대출을 주로 취급하는 빌리는 지난 8월 말 기준 연체율과 부실률이 각각 4.85%, 10.84%다. 빌리는 8월까지 전체 785억원의 대출을 실행했는데 이 중 부동산PF대출이 518억원(66%)이다. 부동산대출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스마트펀딩(법인명 스마트핀테크)은 같은 기간 연체율이 무려 16.12%로 나타났다. 이 업체는 전체 대출(47억원) 가운데 93% 이상(44억원)을 부동산PF대출로 운용 중이다.
◆투자 시 ‘차주 상환방법’도 고려
이처럼 부동산대출상품은 매력적이지만 리스크가 커 투자 시 주의가 요구된다. 가장 우선시해야 할 점은 분산투자다. 100만원을 한 상품에 투자하는 것보다 10개 상품에 10만원씩 나눠 투자하는 게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다.
부동산PF대출상품은 차주의 상환방법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차주가 P2P업체에서 PF상품으로 돈을 빌리고 앞으로 상환할 때는 보통 은행권 대환대출을 이용한다. 예컨대 건축주는 건물을 짓기 위해 필요한 자금을 P2P업체에서 조달하는데 건물이 완공되면 이를 담보로 다시 은행에서 낮은 금리로 돈을 빌린 뒤 P2P업체에 대출원리금을 갚는다. 이 같은 대환대출상환방법이 일반적인 부동산PF대출상품의 구조다.
그런데 최근엔 분양상환, 경매상환 등 다양한 방식으로 PF대출이 이뤄진다. 분양상환은 건물을 짓고 입주자를 모집해 입주자로부터 돈을 받아 대출금을 갚는 방법이다. 건물이 완공되더라도 입주자를 모집하지 못하면 건축주는 상환능력이 떨어진다. 투자자로선 투자원금을 잃을 가능성이 커지는 셈이다. 경매상환은 건물을 경매로 넘긴 뒤 상환하는 방식으로 이보다 리스크가 더 크다.
이승행 P2P협회장은 “부동산담보대출과 부동산PF대출을 혼동하는 고객이 많은데 이를 명확히 구분해야 한다”며 “PF대출상품의 경우 건물이 지어질 지역이 어디인지도 확인하는 게 좋다. 또 대출자가 앞으로 재원을 어떻게 마련해 상환할 계획인지도 꼼꼼히 체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추석합본호(제507호·제508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