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의 혈세 수십억원이 들어간 방범용 폐쇄회로(CC)TV 설치사업에 국산 제품이 아닌 중국산 저가 제품이 사용됐음에도 이를 묵인한 지자체 공무원들이 잇따라 적발됐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허위공문서 작성, 직무유기 등 혐의로 A씨(5급) 등 평택시 공무원 12명과 B씨(6급) 등 오산시 공무원 3명 등 모두 1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4일 밝혔다.
경찰은 또 이들 지자체와 CCTV 설치사업을 계약한 뒤 불법 하도급을 준 혐의(정보통신공사업법 위반)로 조달우수업체 대표 이모씨(47) 등 23명을 불구속 입건하고, 국산 제품이 아닌 중국산 제품을 설치해 3억5000만원 상당을 챙긴 혐의(사기 등)로 평택지역 CCTV 업체 대표 문모씨(47)를 불구속 입건했다.
문씨는 2014년 11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경기 평택시와 오산시에서 발주한 23억원 상당의 방범용 CCTV사업 5건을 하청받아 계약상 설치해야 할 개당 370만원짜리 국산 회전용카메라가 아닌, 140만원 상당의 중국산 저가 제품을 사용해 3억5000여만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문씨는 이씨가 사업에 선정되도록 평택시와 오산시청 담당 공무원에게 업체별 비교표를 제공했고 A씨 등 공무원들은 이를 보고 이씨 업체의 단가를 낮춰 사업 업체로 선정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씨의 업체가 선정되자 문씨는 전체 계약금액의 92%를 챙겨 중국산 제품을 설치한 뒤 차익을 챙겼고 이씨는 2억원 상당의 계약금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담당 공무원들은 현장 확인을 통해 제대로 설치됐는지 등을 확인해 준공조서를 작성해야 했지만 현장도 나가지 않고 관련 서류를 작성했다. 실제로 해당 공무원들은 경찰 조사에서 "중국산 제품이 설치됐는지는 몰랐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달우수업체 대표인 이씨 등은 시와 계약한 뒤 직접 시공까지 해야 하지만 계약금의 8~20%를 챙긴 뒤 문씨 등 다른 업체에 하도급을 준 혐의를 받는다.
조달우수업체는 조달청과 미리 단가를 정해 물품계약을 맺고 공공기관 등 수요기관에서 조달청 종합쇼핑몰을 통해 물품을 구매하면 조달청-조달우수업체-수요기관이 동시에 제3자 단가 계약이 이뤄진다. 해당 업체는 직접 납품·설치해야 한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수사에서 드러난 문제점에 대한 개선대책을 관계기관에 통보하고 유사한 비리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라며 "업체와 공무원 간 금품수수 연관성을 조사했으나 확인된 사실은 없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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