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성훈 케이뱅크 은행장이 지난 9월27일 케이뱅크 광화문 사옥에서 열린 기자설명회에서 올 1분기 아파트담보대출을 출시한다고 밝혔다./사진=임한별 기자
인터넷은행이 부동산대출시장에 뛰어든다. 지난해 신용대출에서 돌풍을 일으킨 기세를 몰아 부동산대출에서도 인기를 끌지 관심이 쏠린다.
최근 케이뱅크는 아파트 담보대출 상품설명서와 약관서 작업을 마쳤다. 올해 정부의 가계부채 대책인 신 DTI(총부채상환비율)를 반영 중이며 올 1분기 안에 아파트담보대출을 출시할 계획이다.

케이뱅크가 선보일 아파트담보대출은 애플리케이션 사진으로 담보대출 서류를 찍으면 외부기관의 정보를 고객 동의로 스크래핑하는 기술이 접목된다. 고객은 영업점에 가지 않아도 대출을 실행해 편의성이 높아질 전망이다. 또 주말에도 대출이 가능해 평일 은행 방문이 어려운 직장인의 애로사항이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뱅크도 2030세대를 겨냥한 전월세 보증금 대출을 올 1분기 안에 선보인다. 주택금융공사의 보증을 기반으로 카카오뱅크 앱에서 대출을 신청하면 신용정보 스크래핑과 사진촬영 등 절차를 거쳐 서류제출이 이뤄진다. 카카오뱅크도 휴일에 대출을 신청해도 실행이 가능케 할 방침이다.

은행 관계자는 “인터넷은행이 부동산 대출시장에 진출하면 지난해 신용대출, 외화송금에 이어 시중은행과 2차 격돌이 예상된다”며 “인터넷은행의 부동산대출을 따라 시중은행의 대출서비스도 업그레이드되는 메기효과가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왼쪽부터)이용우·윤호영 카카오뱅크 공동대표가 지난해 11월3일 서울 용산 카카오뱅크 서울오피스에서 열린 출범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임한별 기자
◆모바일금융, 높은 한도·낮은 금리 제공해야
관건은 인터넷은행이 부동산대출에서 높은 한도, 낮은 금리를 제공할 지 여부다. 최근 시중은행은 정부의 강도 높은 규제로 부동산대출 한도를 조이고 있다. 한국은행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대출금리도 올라간 상태다.

인터넷은행이 시중은행 텃밭인 부동산대출에서 승기를 잡으려면 높은 한도, 낮은 금리 등 차별화된 영업전략이 필요하다. 은행에 방문하지 않아도 모바일로 부동산대출을 받을 수 있는 서비스는 이미 보편화돼서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11월 영업점 방문 없이 24시간 모바일로 전세자금대출이 가능한 '신한 S드림 전세대출'을 출시했고 KEB하나은행은 영업점에 가지 않아도 스마트폰으로 주택담보대출을 신청할 수 있는 모바일 브랜치의 새 버전을 선보였다.

부실 대출의 리스크를 줄이려면 안전성도 요구된다. 시중은행은 부동산대출을 비대면으로 제공하면서 서류 진위여부 등 대면확인이 필요한 경우 은행 직원이 고객을 찾아가는 방식을 진행 중이다. 부동산대출의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안전장치를 둔 것이다.

반면 인터넷은행은 창구가 없어 모든 상담을 고객 콜센터가 맡아야 한다. 고객 입장에선 편리하지만 부실대출 우려가 있어 처음부터 경쟁력을 갖춘 부동산대출 판매가 가능할지 미지수다.

이에 대해 카카오뱅크 측은 "대출금리는 시중금리와 기준금리 등 고려해 결정할 것"이라면서도 시중은행 부동산대출 보다 낮은 금리로 상품을 제공한다는 뜻을 내비쳤다.

◆물 건너간 은산분리 완화, 실탄확보 시급 

인터넷은행의 자본금 마련도 시급하다. 인터넷은행은 산업자본의 은행업 영위를 제한하는 은산분리 규제로 ICT(정보통신기술)업체의 경영참여가 어려워진 상황. 당초 경영참여를 기대했던 일부 주주들은 증자에 불참하면서 유상증자에 난항을 겪고 있다.

케이뱅크는 1분기 안에 5000억원 유상증자에 나설 방침이다. 자본금 2500억원으로 시작한 케이뱅크는 지난해 8월 1000억원 유상증자를 결정했고 지난해 말까지 또다시 1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확정한 바 있다. 그러나 일부 주주사 참여를 확정 짓지 못해 일정이 연기된 상태다.

카카오뱅크도 연내 유상증자를 계획 중이다. 지난해 8월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금을 3000억원에서 8000억원으로 대폭 늘렸으나 연 3%대인 마이너스통장, 신용대출 판매가 늘어 자본이 줄고 있어서다.

상황은 좋지 않다. 여전히 인터넷은행의 은산분리 완화 법안이 국회에 계류 중이다. 금융당국도 3번째 인터넷은행 인가를 준비작업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 관계자는 “부동산대출은 신용대출과 달리 연체율에 따른 충당금 마련이 필수”라며 “은산분리 규제가 완화되지 않아 주주들의 증자 참여가 시들해졌다. 인터넷은행은 부동산대출을 확대 판매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