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은 바쁘다. 주변을 돌아볼 틈이 없다. 하지만 우리가 무심코 스쳐 지나가는 순간에도 한번쯤 우리를 돌아보게 하는(zoom) 무언가가 있다. ‘한줌뉴스’는 우리 주변에서 지나치기 쉬운 소소한 풍경을 담아(zoom) 독자에게 전달한다. <편집자주>

24일 서울 용산의 한 쪽방촌 숙박업소 비상구가 자물쇠로 굳게 잠겨있다. /사진=박흥순 기자

북극 한파가 맹위를 떨친 24일 오전 서울 용산 인근의 쪽방촌 부근을 지났다. 이날 서울 전역은 영하 15도가 넘는 한파가 찾아온 탓에 거리마저 한산했다.
골목어귀에는 여관·여인숙 등 저렴한 숙박업소가 몰려있었다. 골목은 어지러이 주차된 차들로 소방차는 커녕 구급차조차 오갈 수 없을 만큼 비좁았다. 하나의 건물에서 화재가 발생하면 인근 건물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아보였다.

낡은 건물의 숙박업소들은 모두 비상출구와 창문을 걸어잠근 채 영업하고 있었다. 유사 시 건물 내부에 있는 사람들이 빠져나갈 수 있는 출구는 어디에도 없었다.


지난 19일 종로 서울장여관 화재 참사가 발생한 후 이른바 쪽방촌의 안전문제가 이슈로 떠올랐다. 서울 도심에 위치한 쪽방촌 건물은 대부분 수십년전에 지어져 건축법이나 소방시설법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 숙박시설의 경우 소방시설법의 적용을 받지만 2003년 이전에 지어진 건물은 비상구를 갖출 의무도 없다.

무턱대고 법안을 마련하고 비상구를 갖추라는 식의 규제도 쉽지 않다. 쪽방촌 자체가 경제적으로 열악한 곳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대로 방치할 수는 없다. 제2, 제3의 서울장여관 화재 참사를 막고 무고한 생명·재산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당국의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