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3연임에 성공했다. 김승유 전 하나금융지주 회장과 동일한 연임 기록이다. 하나금융은 오는 3월 주주총회 의결을 거쳐 김 회장을 공식 선임할 예정이다. 김 회장의 임기는 2021년 3월까지다.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사진=하나금융지주
◆실적·주가 상승 힘입어 3년임 성공
김 회장이 자산 규모 380조원이 넘는 하나금융지주 최고경영자(CEO) 자리를 지켜온 데는 탄탄한 실적개선이 뒷받침했다. 그는 재임기간에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통합, 화학적 결합을 이끌어 내며 실적을 끌어올렸다.


하나금융 순이익은 2013년 9338억원에서 2015년까지 제자리걸음을 보이다 2016년 1조3997억원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3분기 하나금융의 누적순이익은 1조5410억원으로 연간기준 2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된다.

주가도 상승했다. 2016년 1월22일 1만9450원으로 떨어졌던 주가는 현재 5만2000원 안팎에서 거래된다. 이는 김 회장이 해외 기업설명회(IR)에 공을 들이고 실적을 개선한 효과가 반영됐다는 평가다.

윤종남 회장후보추천위원회 위원장은 “김 회장은 급변하는 금융시장 변화에 대비하고 미래 성장기반을 확보, 그룹의 시너지 창출과 극대화를 이끌 적임자로 판단돼 회추위 위원들로부터 가장 많은 지지를 얻었다”고 설명했다.


앞서 하나금융 내부에서도 김 회장의 연임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 그는 “언제나 현장에 답이 있다”고 강조하며 현장경영을 중시한 CEO로 불린다. 지난해에는 1만2000명이 사용하는 통합 멤버십 플랫폼 하나멤버스를 탄생시켜 디지털금융에서도 두각을 보였다.

직원과의 소통도 활발하다. 김 회장 집무실에는 ‘회장실’ 대신 영문약자 ‘JT’를 딴 ’Joy Together’(함께 즐기자)라는 문패가 달렸다. 직원과 소탈하게 소통하는 리더십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그는 최종후보 소감 첫머리에 기쁨’과 ‘축포’ 같은 단어 대신 “무거운 책임감으로 국내 금융산업 발전에 헌신하겠다”고 밝혔다. 그의 3연임을 ‘노욕’으로 바라본 시각에 고개를 숙인 것으로 풀이된다.
/자료=하나금융지주
◆후계구도 밑그림 그릴 듯

앞으로 김 회장은 장기집권 부담을 떨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회장 선임과정에서 금융당국과 갈등을 빚어 온 터라 조직 안정화를 꾀할 수 있는 후계 승계프로그램을 가동할 전망이다.
먼저 오는 3월 하나금융 계열사 CEO 인사에 관심이 쏠린다. 계열사 11곳 중에서 8곳의 CEO 임기가 3월에 만료된다. 이번 계열사 인사에서 김 회장의 하나금융 후계구도에 대한 의중을 엿볼 수 있다.

하나금융 내부규범에 따르면 주주총회 소집통지일 최소 30일 이전에 경영승계 절차를 개시해야 한다. 주총 소집통지일이 3월 초라는 점을 감안하면 늦어도 2월 초까지 인사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김 회장이 후계자 양성프로그램의 내실화를 밝힌 만큼 포스트 김정태를 발굴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며 “당장 지배구조에 큰 변화를 기대하긴 어렵지만 조직 내·외부 인사들을 적절히 경쟁시키면서 후계구도의 밑그림을 완성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구조적으론 하나금융의 비은행 계열사 경쟁력을 강화할 전망이다. 하나금융은 순익의 98%(1조5132억원)가 KEB하나은행에 쏠려 비은행 계열사의 경쟁력 강화가 요구된다. KB금융과 신한금융의 비은행 계열사 순익비중이 각각 35%, 40% 수준인 것과 비교해 현저히 낮다.

◆노조와 갈등봉합 과제

무엇보다 김정태 3기가 순항하려면 내부조직을 추슬러야 한다. 외부에선 금융당국이, 내부에선 노조가 김 회장을 압박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연초부터 회추위 구성원과 회장 추천절차의 불투명성, 김 회장의 아이카이스트 부실대출 의혹 등을 이유로 각종 경고성 발언을 쏟아냈다. 지난 1월22일 금융감독원이 금융지주사 지배구조 검사에서 하나금융을 보류했지만 오는 3월 김 회장의 연임이 확정되면 적격성 심사에 돌입한다.

노조와의 관계 개선도 김 회장의 당면과제다. 하나금융 노조는 지난해부터 지속적으로 김 회장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었다. 최근에는 최대주주인 국민연금공단과 세계최대 의결권자문사 ISS에 ‘CEO 리스크’ 관련 의견서를 전달했다.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을 설득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으로 해석된다.

‘장수 CEO’ 대열에 합류한 김정태호가 안팎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순항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프로필
▲1952년 2월 부산출생 ▲1971년 경남고 졸업 ▲1980년 성균관대 행정학과 졸업 ▲1981년 서울은행 입행 ▲1986년 신한은행 입행 ▲1992년 하나은행 입행 ▲1997년 하나은행 중소기업부장 ▲2001년 가계영업본부담당 부행장보 ▲2002년 경남사업본부 부행장 ▲2003년 가계고객사업본부 부행장 ▲2005년 하나금융지주 부사장 ▲2006년 11월~2008년 2월 하나대투증권 사장 ▲2008년 3월~2012년 2월 하나은행장 ▲2012년 3월 하나금융지주 회장 ▲2015년 3월 하나금융 회장 연임 ▲2018년 3월 하나금융 회장 3연임

☞ 본 기사는 <머니S> 제525호(2018년 1월31일~2월6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