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화재./사진=뉴스1

지난해 말 발생한 제천 화재의 아픔이 채 가시기도 전에 26일 발생한 밀양 화재로 오후 5시30분 현재 37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제천참사에 이어 이번에도 인재(人災)라는 비판을 피하기 힘들어 보인다.
이날 오전 7시35분께 경남 밀양에 위치한 세종병원에서 화재가 발생해 100명이 훌쩍 넘는 사상자가 발생했다. 아직 밀양 화재의 정확한 원인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스프링클러 미설치, 유독가스 미배출 등 허술한 법체계가 인명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다. 이는 제천 참사 때와 비교해 별반 다를 바가 없다는 평가다.

설치된 스프링클러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사고를 키운 제천 참사와 마찬가지로 스프링클러가 미설치된 세종병원은 의료법상 스프링클러 설치 의무 면적이 안됐기 때문에 법을 어긴 것은 아니다.


현행 소방시설 설치·유지 및 안전관리법 시행령에서 근린생활시설(세종병원은 건축법상 1종 근린시설)은 연면적 5000㎡ 이상이거나 수용인원이 500명 이상일 때 의무적으로 스프링클러를 설치해야 하지만 세종병원은 연면적이 1489㎡로 이 기준에 미달한다. 수용인원도 시행령에 명시된 산정방법을 적용하면 496명(연면적/3㎡)으로 기준을 벗어난다.

불과 한달 전 제천 참사 이후 정부는 재난통신망 구축, 112·119 등 통합운영체계 개선, 기업의 안전관리 강화 유도 등 건설·교통사고 사망자와 산업재해를 줄이는 데 힘쓸 방침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제천 참사가 발생했음에도 계속된 인재로 정부와 소방당국의 안전시스템과 행정 미숙에 대해 비난 여론이 나오고 있다.

제천 참사 이후 수많은 불법과 무관심이 드러났지만 비슷한 참사가 반복됐다. 정부가 내놓은 안전대책의 실효성 논란, 수박 겉핥기식 소방안전점검과 허술한 법체계에 대한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