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X2 /사진=BMW 제공
오는 3월이면 BMW그룹코리아가 한상윤 신임사장(52) 체제로 새 출발한다. 독일 브랜드 CEO 중 유일한 한국인이었던 김효준 사장이 지난 1월1일부로 회장으로 승진했고 그의 후임으로 한 신임 사장이 정해지면서 업계의 이목이 쏠린 상황.
1995년 상무로 입사한 김 회장은 2000년부터 사장으로 회사를 이끌었다. 이후 회사는 17년간 눈부신 성장을 이어왔다. 김 회장은 한국인 CEO로서 본사 임원으로 활동하는 등 ‘수입차업계 최초’로 기록되는 다양한 업적을 남겼다. 수입차업계에 따르면 앞으로 김 회장은 한 사장에게 힘을 실어주면서 회사 발전에 밑거름이 될 인재발굴에 집중할 계획이다.

한 사장은 1991년 시드니 공과대학교를 졸업한 뒤 사브코리아와 한국GM 등을 거쳐 2003년 BMW그룹코리아에 입사했다. 이후 BMW브랜드 마케팅과 MINI(미니)브랜드 총괄을 맡은 뒤 BMW그룹 코리아 세일즈 총괄을 거쳐 2015년 11월 BMW그룹 말레이시아 대표이사 사장으로 발령났다. 그룹 내 한국인 최초의 해외법인 사장 발령이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2년여 만에 긴급 호출을 받고 한국에 복귀, 3월부터 김 회장을 도와 회사의 방향타를 잡았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인사를 두고 지난해 회사의 인증서류 조작 건으로 과징금 608억원을 부과받은 것과 관련 있는 게 아니냐는 시각이 있다. 하지만 회사는 김 회장이 2020년까지 대표이사직을 유지하는 만큼 본사의 신뢰가 굳건하다는 입장이다. 한 신임 사장이 과거 독일 본사로부터 능력을 인정받아 해외 법인장에 임명됐고 이번에는 더 큰 시장인 국내법인의 사장으로 취임했다는 설명이다.
한상윤 BMW 그룹코리아 신임 사장. /사진=BMW그룹코리아 제공

◆3월부터 한상윤 호 본격 출범
지난 2일 BMW그룹코리아는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오는 3월부터 시작되는 한 사장 체제에서 손발을 맞출 조직을 재정비한 것이다.

세일즈 총괄은 전응태 상무가 맡았다. 그는 세일즈채널 개발사업부 총괄담당과 애프터 세일즈 사업부 총괄담당 등을 거쳤다. 딜러개발 총괄에는 주양예 상무가 선임됐다. 2013년 미니 브랜드 총괄을 맡으며 큰 성장을 이끌었고 2016년부터는 BMW브랜드의 세일즈를 담당했다. 애프터세일즈(AS) 총괄에는 2015년부터 딜러 개발을 맡아온 정상천 이사가 선임됐다.

이는 영업망과 서비스를 강화하면서 동시에 이를 담당할 딜러 개발까지 아우르는 만큼 외형을 키우면서 내실을 다지려는 인사로 평가받는다. 각 임원은 기존 담당분야에서도 탁월한 역량을 발휘한 ‘해결사’로 꼽힌다. 새로운 체제의 구축이 올해 회사 실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받는 배경이다.


‘한상윤호’의 윤곽이 드러나자 이를 두고 수입차업계 일부에서는 BMW그룹코리아가 판매량을 끌어올리기 위한 작업을 마쳤다는 분석을 내놨다. 지난해 부과된 수백억원대 과징금과 문제 차종의 판매정지 등 사상 초유의 사태를 겪으면서 절치부심한 게 아니냐는 시각이다.

여기에 수년간 판매실적을 갈아치우며 업계 선두를 유지했지만 디젤게이트 이후 메르세데스-벤츠에 자리를 내준 점도 한몫했다는 평. 결국 개점휴업을 겪은 아우디-폭스바겐과 달리 ‘팔 차’가 많은 만큼 조직을 제대로 갖춰 명예를 회복하려는 한수로 풀이된다.
BMW그룹코리아 2017년 실적. /자료=BMW그룹코리아 제공

◆‘독일차 맞수’ 넘어서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 집계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BMW그룹코리아의 판매실적은 6만9272대다. 2016년 5만7144대보다 21.2% 늘었다. 이 중 BMW브랜드는 지난해 5만9624대로 전년의 4만8459대보다 증가했다. 점유율은 2016년 21.51%에서 지난해 25.58%로 높아졌다. 지난해 메르세데스-벤츠는 2016년 5만6343대에서 지난해 6만8861대로 판매가 증가하며 점유율도 25.01%에서 29.54%로 늘었다. 두 브랜드 간 점유율 격차가 3.5%포인트에서 3.96%포인트로 벌어진 것.

이런 차이는 주력 라인업의 판매격차 탓이다. 지난해 BMW의 고성능 M모델을 포함한 판매량은 7시리즈 3287대, 5시리즈는 2만4220대다. 7시리즈 10종, 5시리즈 11종의 라인업이 구축됐다. SUV라인업은 X시리즈 9621대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메르세데스-벤츠는 28종의 S클래스 6802대(AMG, 마이바흐 포함), 17종의 E클래스 3만2414대를 팔았다. SUV 라인업은 1만2127대였다.

이에 한 사장은 먼저 라인업 보강에 나선다. 취임하자마자 소형SUV인 BMW X2를 출시하며 X1부터 X6까지 이어지는 SUV라인업을 완성한다. 아울러 올해는 X2를 포함해 BMW브랜드에서 10종, 미니 브랜드에서 신차 4종을 선보여 라인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또 메르세데스-벤츠가 올해 고성능 브랜드인 'AMG'를 본격적으로 앞세우는 것처럼 다양한 'M'브랜드 마케팅으로 고성능 이미지를 적극적으로 알릴 방침이다. 그 시작은 M전용 전시장이다. 그동안 BMW와 미니 브랜드의 다양한 활동, 인천 영종도의 드라이빙센터 등을 통해 자동차문화를 이끌어온 브랜드 이미지에 '고성능'을 더해 자동차가 주는 드라이빙 본연의 즐거움에 방점을 찍겠다는 것이다.

든든한 지원군으로 조직개편도 마쳤고 꺼내 쓸 수 있는 카드도 늘었다. 그가 어깨 위에 놓인 무거운 짐을 얼마나 빨리 내려놓느냐에 관심이 쏠린다. 외국인 CEO가 실권을 쥔 다른 수입브랜드와 달리 한국인 CEO가 사업을 이끄는 BMW그룹코리아. 토종 장수 CEO로 불린 김 회장에 뒤이어 한 신임 사장이 수입차업계에 한 획을 그을 수 있을지 기대가 크다.

한상윤 사장 프로필
1991년 시드니 공과대학교 졸업
2003년 BMW그룹코리아 입사
2013년 01월~ BMW그룹코리아 세일즈 총괄
2015년 11월~ BMW그룹 말레이시아 사장
2018년 3월~ BMW그룹코리아 사장
☞ 본 기사는 <머니S> 제528호(2018년 2월21~27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