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는 국내에, 자녀는 외국에 정착하는 경우가 많다. 부모가 비거주자인 자녀에게 재산을 물려줄 때 부과되는 증여세는 어떻게 계산될까. 증여세는 증여를 받은 사람 즉 수증자 기준으로 계산된다. 수증자가 거주자면 국내 및 국외에서 증여받은 모든 재산에 대해 국내에서 증여세가 과세된다. 반면 수증자가 비거주자면 국내에서 증여받은 재산에 대해서만 증여세가 과세되는 게 원칙이다.
예를 들어보자. 거주자인 A씨가 비거주자인 자녀 B씨에게 국내소재 아파트를 증여하려 한다. B씨가 국외 시민권자라면 A씨는 증여등기를 하기 전 증여에 대한 기타자본거래 신고를 반드시 해야 한다. B씨는 부동산취득 신고를 해야 한다. 사전신고이므로 증여등기를 하기 전 한국은행에 신고해야 하며 이를 어길 경우 A씨와 B씨는 각각 증여재산가액의 2%를 과태료로 물어야 한다. B씨가 영주권자인 경우 부동산취득신고는 면제된다.
그렇다면 증여세는 어떻게 과세될까. 우선 성년자에게 증여할 때 ‘증여재산공제액’은 5000만원이다. 그러나 수증자가 비거주자라면 증여재산공제가 적용되지 않아 5000만원이 공제되지 않고 증여세가 계산된다. 거주자인 상태에서 증여받는 것보다 세부담이 더 커지는 셈이다. 유리한 점도 있다. 자녀가 증여세를 납부할 여력이 없어 부모가 증여세를 대납할 때 거주자인 경우 증여세가 과세되지만 비거주자라면 추가 증여세가 과세되지 않는다.
이처럼 수증자가 비거주자인 상태에서 국내에 있는 재산을 증여받는 경우 자녀는 국내에서 증여세를 내야 한다. 그렇다면 거주자인 부모가 국외에 보유한 금융재산이나 부동산을 자녀에게 증여하는 경우 증여세 납세의무는 없을까.
상속세 및 증여세법에 따르면 비거주자인 자녀는 국외재산을 증여받는 경우 증여세 납세의무는 없다. 그러나 국제조세조정에 관한 법률에 따라 거주자가 비거주자에게 국외에 있는 재산을 증여(증여자의 사망으로 효력이 발생하는 증여는 제외)한다면 증여자인 부모는 국내에 증여세를 납부해야 한다. 만약 증여자와 수증자가 특수관계자가 아니라면 증여세 납부 의무는 없다. 하지만 A씨와 B씨의 경우처럼 세법상 특수관계자라면 부모는 증여세를 내야 한다. 물론 해외재산을 증여받으면서 자녀가 국외에 증여세를 납부했다면 국외에서 납부한 증여세는 외국납부세액공제로 차감해주므로 초과하는 세금만 내면 된다.
A씨 부부가 자녀 B씨가 거주하는 해외로 이민을 가 비거주자인 상태에서 국내재산을 증여해도 B씨에게 증여세가 과세된다. B씨가 비거주자여도 국내재산을 증여받아서다. A씨 부부가 비거주자인 상태에서 비거주자인 자녀에게 국외재산을 증여하면 국내에서 증여세 납세의무는 없다. 비거주자가 국외재산을 증여받을 때 국내 거주자인 증여자에게만 납세의무가 있어서다. 또 증여자가 해외이민으로 비거주자가 됐다면 국내의 증여세 납세의무는 없다.
이렇듯 증여세 부담을 덜기 위해선 증여자와 수증자의 거주성 판단을 정확히 해야 한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32호(2018년 3월21~27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