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구속영장 청구. 뇌물수수와 횡령, 조세포탈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지난 14일 피의자 신분으로 서울 서초동 서울중방지방검찰청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임한별 기자


100억원대 뇌물수수와 자동차부품업체 다스(DAS) 실소유주 등 의혹을 받는 이명박 전 대통령(77)에게 검찰이 19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지난 14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한지 닷새 만이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송경호), 첨단범죄수사1부(부장검사 신봉수)는 이 전 대통령에 대해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 조세포탈,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국고손실,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대통령기록물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이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개별적 혐의 내용 하나하나만으로도 구속수사가 불가피한 중대한 범죄 혐의로, 중대 범죄 혐의들이 계좌내역이나 장부 보고서, 컴퓨터 파일 등 객관적인 자료들과 핵심 관계자들의 다수 진술로 충분히 소명됐다고 봤다"며 구속영장 청구 사유를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 전 대통령이 기초적인 사실관계까지도 부인하는 데다가 과거 특검 이래 이 전 대통령의 절대적인 영향력 하에 있던 인물들을 중심으로 최근까지도 증거인멸 말맞추기 계속돼온 점을 감안할 때 증거인멸 우려도 높다고 봤다"고 말했다. 


이 전 대통령은 ▲다스 300억원대 비자금 조성 ▲다스의 BBK 투자금 140억원 반환 개입 ▲다스 차명재산 의혹 ▲대통령기록물법 위반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17억5000만원 수수 ▲삼성전자 다스 미국 소송비 대납액 60억원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으로부터 22억5000만원 불법자금 수수 ▲김소남 전 의원·대보그룹·ABC 상사·종교계 등 기타 불법자금 수수 10억원대 등 17개에 이르는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전 대통령은 지난 14일 검찰에 소환돼 21시간 가량 조사를 받았다. 이 전 대통령은 조사 과정에서 "나는 모르는 일" "보고받지 않았다" "조작됐다" 등 대부분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사실관계에 대해 원세훈 전 국정원장으로부터 김희중 전 청와대 제1부속실장을 통해 받은 10만달러, 형인 이상은 다스 회장 명의로 보관 중인 도곡동 땅 매각대금 중 67억원 상당을 서울 논현동 사저 건축 대금으로 사용한 사실에 대해서는 인정했다.


이후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은 지난 16일 문무일 검찰총장에게 구속 수사가 필요하다는 수사팀 의견을 전달했고, 문 총장은 3일 간의 고민 끝에 구속영장 청구를 결정했다. 

이 전 대통령의 구속 여부는 오는 22일 서울중앙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23일 새벽에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구속 영장이 발부되면 이 전 대통령은 전두환·노태우·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4번째로 수감되는 전직 대통령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