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부장판사 성창호)는 28일 박 전 대통령의 '국정원 특활비 뇌물수수' 재판의 4차 공판준비기일에서 "공동 변호인인 정원일 변호사가 '일신상 사정'을 이유로 국선변호인 선정취소 신청서를 제출했다"며 "정 변호사의 국선변호인 선임을 취소할지, 또 취소 후 국선변호인의 추가선정이 필요한지 등을 신속하게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박 전 대통령은 2013년 5월부터 2016년 9월까지 36억5000만원의 국정원 특활비를 남재준·이병기·이병호 전 국정원장들로부터 상납받아 삼성동 사저관리, 기치료비 등 개인 용도로 활용했다는 혐의를 받고 지난 1월 초 기소됐다.
그러나 박 전 대통령은 별도의 사선 변호사를 선임하지 않고 있었다. 이에 재판부가 직권으로 정 변호사와 김수연 변호사 등 2명의 국선변호인을 지정해 박 전 대통령 재판을 맡도록 했다.
'사형이나 무기징역, 단기 3년 이상 징역·금고형'에 처해질 수 있는 범죄의 재판은 반드시 변호인의 조력을 받아야 한다는 법령에 따라 재판부가 직권으로 국선변호인을 지정한 것이다. 박 전 대통령에 적용된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혐의는 1억원 이상을 수수한 자에 최고 무기징역을 선고할 수 있는 범죄다.
한편 박 전 대통령은 이날 변호인에게 전한 자필 의견서를 통해 "남재준·이병기 전 국정원장 등에게 특수활동비 교부를 요구한 적이 없다. 안봉근·이재만 전 청와대 비서관 등과 공모해 국정원 자금을 정보수사와 무관하게 임의로 사용해 국고를 손실한 바 없다"며 "특활비 자금을 횡령한 적 없다"고 밝혔다.
특활비 사건의 재판을 혼자 맡게 된 김수연 변호사는 "박 전 대통령은 재판 출석이 어렵다고 했다"며 "불출석은 어디까지나 건강상 이유일 뿐 다른 재판(국정농단 재판을 지칭)에서처럼 '정치재판' 운운하면서 사법권을 부정하고 재판거부를 천명한 것과는 다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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