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장 중인 P2P(개인간)대출시장에 기존 금융권을 이용하지 못하는 취약차주들이 몰릴 전망이다. 올해 들어 신DTI(총부채상환비율)와 DSR(총체적상환능력평가) 도입 등 대출규제가 강화되면서 시중은행·저축은행 등에서 대출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P2P시장으로 대거 이동할 것이란 분석이다. 가계부채 감축 목적으로 시행되는 이들 규제가 P2P시장에는 적용되지 않아서다.
문제는 P2P대출시장에 '저소득, 저신용, 다중채무의 3중고'를 겪는 취약차주들이 몰리면 그만큼 연체 등 부실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감독당국도 이를 인지하고 있지만 P2P 관련 법규가 없어 바라만 볼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6일 P2P금융협회에 따르면 개인 부동산담보대출액이 최근 반년간 2배 가까이 늘었다. 협회 공시를 보면 회원사 64곳의 부동산담보대출(개인) 누적대출액은 지난해 8월 966억원에서 올 2월 1703억원으로 76.3% 증가했다. 지난해 6·19 및 8·2 부동산대책 일환으로 주택담보대출비율(LTV) 및 총부채상환비율(DTI) 강화로 은행에서 대출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P2P시장으로 눈을 돌렸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추세는 보다 확대될 전망이다. 대출자의 상환능력을 보다 꼼꼼히 살펴 대출한도를 계산하는 신 DTI가 올 1월 시행된 데 이어 지난달 26일 시중은행이 총체적상환능력비율(DSR) 시범운영에 들어가면서다. DSR은 마이너스 통장 등 금융권에서 받은 모든 대출의 원리금을 계산해 대출한도를 산정하기 때문에 대출문턱은 높아질 수밖에 없다.
은행의 대출문턱을 넘지 못한 차주들이 P2P대출시장으로 몰릴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 건 이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올 하반기 DSR을 시중은행에 본격 도입하고 제2금융권에도 확대 적용할 방침이다.
제2금융권에서조차 돈을 빌리지 못한 취약차주들이 P2P대출시장에 몰릴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P2P대출 채권의 부실 가능성도 덩달아 커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실제 지난해 하반기 부동산대책 시행 후 P2P대출시장의 연체(30일 이상 90일 미만 연체) 및 부실(00일 이상 장기연체)은 부동산대출에서 주로 발생하고 있다. 부동산대출을 주로 취급하는 빌리의 지난 2월 연체율 및 부실률은 각각 10.27%, 28.56%에 달한다.
한 P2P업체 관계자는 “앞으로 P2P시장에 취약 차주가 더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들에 대한 제대로 된 심사를 어떻게 하느냐가 P2P업체에 놓인 숙제”라고 말했다.
문제는 현재 P2P대출 관련 법규가 없어 감독당국조차 P2P업체의 자율 가이드라인에 대출 규제를 의존해야 한다는 점이다. 가계부채 감축을 위해 금융당국이 DRS 등을 도입했지만 정작 ‘사각지대’에 대해선 따로 손 볼 방법이 없다는 얘기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P2P대출 규제 부문이 법제화돼있지 않아 현재는 가이드라인에 따라 업계가 자율 규제에 맡길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국내 P2P시장이 부동산대출 부문에 쏠려 있어 모니터링하고 있다. 문제가 발생하면 향후 가이드라인 개정을 통해 자율규제를 보다 강화하는 방향으로 밖에 갈 수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감독당국도 (P2P대출시장을) 직접 규제할 수 있는 수단이 없어 어려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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