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는 6일 오후 2시10분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박 전 대통령에게 징역 24년과 벌금 180억원을 선고했다. 박 전 대통령은 건강을 이유로 재판에 출석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국정농단 사태로 국정은 큰 혼란에 빠지고, 대통령 파면 상태까지 온 책임은 헌법에 부여된 책임을 방기하고 국민에 부여된 지위와 권한을 사인(私人)에게 나눠준 박 전 대통령에게 있다고 봐야 한다"며 "대통령이 국민으로부터 부여받은 권한을 함부로 남용해 국정을 혼란에 빠트리는 일이 반복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라라도 박 전 대통령에게 엄중한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국정농단 사태는 2016년 7월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주도해 설립한 미르·K스포츠재단에 청와대가 개입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시작됐다. 이어 최씨가 국정에 개입했다는 의혹 보도가 잇따랐다.
박 전 대통령은 3차례에 걸쳐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면서 사태수습에 나섰지만 분노한 촛불민심을 되돌리지 못했고 결국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이 가결됐다. 그 사이 최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청책조정수석(59),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49)은 구속기소됐다. 이들의 공소사실 중 일부에는 박 전 대통령이 '공범'으로 기재됐다.
지난해 3월10일 헌법재판관 8인의 전원일치 의견으로 파면돼 자연인 신분이 된 박 전 대통령은 같은 해 3월21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했다. 열흘 뒤 박 전 대통령은 뇌물 등 혐의로 구속됐다. 검찰은 4월17일 박 전 대통령을 재판에 넘겼다.
치열하게 공방을 이어가던 재판은 지난해 10월13일 법원이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추가 구속영장을 발부하면서 변곡점을 맞았다.
침묵으로 일관하던 박 전 대통령은 첫 재판 이후 5개월 만에 법정에서 처음 입을 열었다. 그는 "재판부에 대한 믿음이 더는 의미가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며 재판 보이콧을 선언했다. 유영하 변호사 등이 포함된 변호인단은 총사임했다.
중단된 재판은 42일 만에 재개됐다. 그 사이 재판부는 직권으로 국선전담변호인 5명을 선정했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은 이후에도 재판에 출석하지 않았다. 결국 재판은 피고인이 없는 '궐석재판'으로 진행됐다.
이에 앞서 공범으로 지목된 최씨와 안 전 수석은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최씨는 1심에서 징역 20년, 안 전 수석은 징역 6년을 선고받았다.
또 '문화계 블랙리스트' 작성·실행을 지시한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은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79)과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52), 청와대 문건 유출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은 정 전 비서관 등은 대법원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이 징역 24년을 선고받으면서 국정농단에 연루된 피고인에 대한 법원의 1차 판단은 마무리됐다. 박 전 대통령의 국선변호인은 "항소심, 대법원에서는 다른 판단을 해줄 것이라고 믿고, 마지막까지 피고인의 이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제 박 전 대통령은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특활비)를 뇌물로 받고,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공천에 개입한 혐의에 대한 1심 법원의 판단을 다시 기다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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