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을 통한 대출심사, 5%대 중금리대출, 카드가 필요없는 스마트폰 ATM서비스 도입…. 저축은행이 변하고 있다. 핀테크 역량을 높여 비대면채널을 확대하고 기업대출을 강화하는 등 수익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면서다. 갈수록 악화되는 영업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가계대출 총량규제, 충당금 강화 등 규제에 이어 지난 2월8일 법정 최고금리까지 인하(연 27.9→24.0%)되면서 저축은행 수익성에 적신호가 켜진 상태다. 이에 저축은행이 생존을 위한 새로운 승부수를 던지고 있다. 신성장동력 발굴에 총력을 기울이는 주요 저축은행들의 신경영전략을 살펴봤다.

서울 구로구 웰컴저축은행 본사. /사진=웰컴저축은행

◆OK저축은행 - 대출심사에 AI 도입, ‘리스크 최소화’
OK저축은행은 핀테크를 기반으로 대출심사를 강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대출고객 리스크를 최소화해 안정적인 대출수익 사업을 벌이겠다는 전략이다.


OK저축은행은 올 초 모든 대출심사에 AI 기술을 도입했다. 1년 전부터 심사모형 개발을 위해 AI팀을 구성하고 모든 신용대출상품에 머신러닝 모형과 전략을 적용했다. 전체 여신거래 상품에 AI를 활용해 머신러닝모형을 개발한 건 국내 금융권에선 처음이다. OK저축은행이 도입한 머신러닝모형의 가장 큰 특징은 동일한 승인율을 유지하면서도 연체율을 낮춰 고객에게 더 높은 한도와 낮은 금리를 제공한다는 점이다.

‘챗봇’ 서비스 도입, 모바일플랫폼 고도화 등을 통해 비대면 금융서비스도 강화하고 있다. OK저축은행은 지난 2월 모바일 애플케이션(앱) 및 웹, PC 홈페이지를 통합한 온라인 플랫폼을 새로 오픈했다. 계좌 개설은 물론 개인신용대출 신청, 송금 등의 금융업무를 지점 방문 없이 처리할 수 있다. 특히 온라인에서 취급하기 어려웠던 주택 및 자동차 담보대출상품도 담보물건의 한도조회를 통해 신청 가능한 기능을 도입했다.

앞서 OK저축은행은 지난해 9월 챗봇과 채팅상담을 결합한 온라인 고객상담채널인 ‘오키톡’을 도입했다. 챗봇을 통해 금리나 한도 등의 질문에 답을 얻을 수 있으며 자세한 상담이 필요하면 채팅상담 연결을 통해 상담원에게 실시간으로 상담받을 수 있다.


◆웰컴저축은행 - 서민 특화 ‘웰뱅’, 인터넷은행에 도전장

웰컴저축은행은 최근 중저신용자를 위한 디지털 금융플랫폼 ‘웰컴디지털뱅크’(웰뱅) 서비스를 선보였다. 시중은행이나 인터넷전문은행 이용 문턱이 높은 중·저신용층과 중소자영업자 등 서민에 특화된 서비스로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과 경쟁하겠다는 것이다.

웰뱅에 탑재된 서비스들은 인터넷전문은행과 거의 비슷하다. 공인인증서 대신 지문이나 패턴으로 본인인증을 해 24시간 예·적금 가입 및 대출거래를 할 수 있다. 상대방 계좌번호를 몰라도 전화번호나 카카오톡으로 6자리 인증번호를 통해 최대 300만원을 이체할 수 있다.

업계 최초로 ‘현금자동입출금기(ATM)무카드출금’ 서비스도 도입했다. 전국 3만5000여대 제휴 ATM을 이용하면 카드가 없어도 비밀번호 인증만으로 수수료 없이 현금 출금이 가능하다. 또 앱을 실행하지 않고도 버스나 지하철, 편의점에서 결제 가능한 ‘스마트 교통카드’ 기능을 적용했다.

연 5~6%대로 최대 200만원 대출이 가능한 ‘비상금 대출’도 눈에 띈다. 지문이나 패턴인증으로 1분 이내에 대출받을 수 있는데 카드론 및 현금서비스보다 10~15%포인트 낮은 수준이어서 이용이 많을 것이란 분석이다. 여기에 연 2.5%의 금리가 적용되는 수시입출금계좌, 1만원 미만 금액을 1만원으로 올려주는 ‘잔돈모아올림적금’ 등의 서비스도 경쟁력을 높였다는 평가다.

◆JT친애저축은행 - 기업·투자금융 강화, 수익성 다각화

JT친애저축은행은 기업금융 강화로 가계대출과 균형 잡힌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한편 핀테크를 활용해 고객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기업금융 강화를 위해 JT친애저축은행은 올 초 기업대출 전담부서 및 투자금융(IB) 부서에 추가인력을 배치하며 영업력을 끌어올렸다. 기업금융부서는 주거시설 용도의 중도금 대출을 중심으로 지난해 말 기준 2094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부서가 신설된 2015년(958억원) 이후 2년 만에 2배 이상 성장한 것이다.

IB부서는 안정적인 수익창출을 목적으로 유가증권 투자를 진행하며 수익원 다각화에 나서고 있다. 실제 JT친애저축은행은 유가증권 사모사채 투자와 펀드, 주식투자 등을 통해 지난해 말 2142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또 스탁론 등 대출상품을 다양화해 안정적인 수익원 다각화를 위한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는 평가다.

핀테크를 활용한 고객서비스 출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15년 2월 업계 최초로 자동송금 서비스 기능을 구현한 모바일 앱을 출시한 JT친애저축은행은 고객 문의 유형에 따라 시나리오별 실시간 상담이 가능한 ‘모바일 챗봇 상담서비스’도 선보였다. 챗봇 서비스는 카카오톡에서 ‘친구 추가’와 같은 별도의 절차 없이 24시간 이용 가능하다.

◆KB저축은행 - ‘중금리 경쟁력+포용적 금융’ 강화

KB저축은행은 핀테크를 바탕으로 중금리시장의 지배력을 키우는 동시에 금융당국의 우선 추진과제 중 하나인 ‘포용적 금융’을 실천하고 있다. KB저축은행이 지난 2월 금융권 최초로 출시한 ‘온라인 햇살론’은 그 결과물이다. 대출한도 조회, 서류 제출 및 약정 등의 햇살론 대출을 위한 모든 절차가 모바일로 처리된다. 전자적 처리로 비용이 절감돼 기존 햇살론 금리보다 연 1.3%포인트 인하된 금리(연 7.72~8.12%)가 적용된다. 대출시간도 크게 줄였다.

기존 햇살론은 대출 실행까지 3일 이상 걸렸지만 온라인햇살론은 1시간 이내에 대출금이 지급된다. 정책상품인 햇살론을 비대면으로 취급함으로써 중금리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키우고 포용적금융을 선도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밖에도 KB저축은행은 상반기 중 KB국민은행과 제휴해 실물카드 없이 이용 가능한 스마트폰 ATM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37호(2018년 4월25일~5월1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