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또다시 고개를 숙였다. 나아가 지난 22일 공식 사과문을 발표하며 이른바 ‘물세례 갑질’ 사태를 수습하려 ‘전문경영인’ 카드를 빼들었다. 조현아, 조현민 두 딸을 경영에서 배제시키고 전문경영인을 부회장으로 두는 방식을 도입하겠다는 것.
이날 조 회장은 사회적 물의를 불러일으킨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 ‘땅콩회항’ 관련 집행유예기간 중 경영에 복귀한 조현아 칼호텔네트워크 사장을 직책에서 물러나게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현재 제기된 탈세의혹이나 조 회장 일가의 과거 갑질제보, 경찰 및 관세청 수사, 자신에 대한 거취는 언급하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이날만 해도 대한항공 이름 박탈이나 조 전무의 해외추방 등 다양한 청와대 국민청원이 등장했다. 게다가 “또 복수하려 할 것”이라는 청원도 올라오며 우려 섞인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나아가 업계에서는 이번에 전문경영인으로 거론된 석태수 한진칼 대표이사를 눈여겨본다. 그가 조 회장 측근이라는 점 때문에 사과에 진정성이 있느냐는 것.
업계 관계자는 “조현아 전 부사장이 땅콩회항 사건으로 경영일선에서 물러난지 3년 만에 복귀하는 등 전례가 있지 않느냐”면서 “해당 사건 당사자 중 한명인 박창진 사무장은 회사 내에서 적지 않은 수모를 겪은 것으로 전해진다”고 말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사과문 전문]
이번 저의 가족들과 관련된 문제로 국민 여러분 및 대한항공의 임직원 분들께 심려를 끼쳐 드려서 대단히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대한항공의 회장으로서, 또한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제 여식이 일으킨 미숙한 행동에 대하여 참담한 마음을 금할 수 없습니다. 모든 것이 저의 불찰이고, 저의 잘못입니다. 국민 여러분께 사죄의 말씀을 드립니다.
대한항공의 임직원 여러분께도 사죄의 말씀을 드립니다. 아울러 직접 마음의 상처를 입은 피해자 여러분들께도 머리 숙여 다시 한번 사죄의 말씀을 드립니다.
저는 조현민 전무에 대하여 대한항공 전무직을 포함하여, 한진그룹 내의 모든 직책에서 즉시 사퇴하도록 하고, 조현아 칼호텔네트워크 사장도 사장직 등 현재의 모든 직책에서 즉시 사퇴하도록 조치하겠습니다.
대한항공에 대해서는 전문경영인 도입 요구에 부응하여 전문경영인 부회장직을 신설하여 석태수 한진칼 대표이사를 보임하겠습니다.
또한 차제에 한진그룹 차원에서 이사회 중심의 경영을 강화하고, 특히 외부인사를 포함한 준법위원회를 구성하여 유사사태의 재발을 방지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정비하겠습니다.
한번 더 이번 사태를 통하여 상처를 입은 피해자, 임직원 및 국민 여러분들께 사죄의 말씀을 드리며 대한항공과 한진그룹이 환골탈태하여 변화된 모습으로 국민 여러분의 눈높이에 맞는 기업으로서 발전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을 약속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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