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라이나생명 제공
라이나생명이 생명보험업계에서 '조용한 강자'로 위용을 떨치고 있다. 지난해 사상 최대 당기순이익을 기록한 라이나생명은 생보사 최저 민원건수는 물론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을 앞두고 보험사 건전성을 나타내는 RBC(지급여력)비율에서도 업계 최상위권 수준을 유지하며 안정적인 행보를 보인다. 


하지만 불안요소도 적지 않다. 주력시장이던 치아보험에 대형생보사들이 잇따라 참여하며 주도권에 이상기후가 보인다. 또한 강세를 보였던 TM(텔레마케팅)채널에서 실적 하락세도 이어지고 있어 채널다변화가 시급한 과제로 꼽힌다.


◆내·외부 경영 안정 성공
생명보험협회 공시자료에 따르면 라이나생명은 지난해 말 기준 3218억1000만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다. 이는 전년(2459억1800만원) 대비 30.9% 증가한 수치다. 생보사 중 당기순이익만 놓고 보면 빅3 생보사(삼성·한화·교보)를 제외하고 ING생명(3402억3600만원)에 이어 2위권의 성적이다. 생보업계에서 라이나생명의 총자산 규모가 전체 10위권 밖임을 감안하면 호실적이다.

당기순이익 개선세는 지난해 라이나생명이 치아보험과 암보험 등 보장성보험 상품 판매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요인이 컸다. 유지율 개선에 따른 보유계약 증가도 힘을 보탰다. 지난해 라이나생명의 수입보험료도 2조3347억원으로 전년 대비 2300억원가량 증가했다.


이 같은 성적은 전체 생보사 수입보험료가 10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선 가운데 거둔 성과라 더욱 눈길을 끈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생보사 수입보험료는 지난해 113조9735억원으로 2016년 119조8112억원에 비해 5조8377억원 감소했다. 하지만 라이나생명은 전년대비 10% 가까이 수입보험료가 늘었다. 전체 생보사 중 수입보험료 성장률 5% 이상을 기록한 보험사는 라이나생명이 유일하다.

보험사 기초체력인 RBC비율도 안정세를 유지했다. 지난해 말 기준 라이나생명의 RBC비율은 306.16%로 삼성생명(317.81%)과 대등한 수준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생보사들이 IFRS17에 대비해 고액 계약이 많은 저축성보험을 줄이고 보장성보험으로 상품 포트폴리오를 전환하면서 수입보험료가 감소된 측면이 있다"며 "하지만 라이나생명의 경우 치과보험과 암보험 등 보장성보험 위주의 상품을 꾸준히 팔아온 덕에 수입보험료를 안정적으로 유지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험사 신뢰도에 영향을 끼치는 민원건수도 라이나생명은 생보사 중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17년 금융민원 및 상담 동향’에 따르면 라이나생명은 보유계약 10만 건당 민원건수가 10.52건으로 생보사 중 가장 적었다. 2016년에는 11.38건으로 전체 2위였다. 

라이나생명의 주 영업채널은 TM이다. 채널특성상 비대면이라 민원 발생 소지가 높다. 하지만 라이나생명은 자체 민원감축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지속적으로 민원 감소 노력을 이어왔다. 또한 영업 채널별 조기경보제도를 시행해 민원 증가율이 높은 센터에 적색경보를 발령하고 있다. 2회 이상 발생한 센터에는 민원 발생 원인과 개선계획을 제출하게 했다. 이 조기경보제도로 영업채널의 모집단계 대내민원이 49%나 감소했다고 라이나생명은 설명했다.

내부적으로 직원만족도도 높였다. 라이나생명은 지난해 출범 30주년을 맞아 본사 새 단장과 퇴근시간 5시 단축 등 직원복지를 확장했다. 고용안정화를 위해 계약직 200여명도 정규직 전환 중이다. 이미 2016년 60여명, 지난해 70여명의 직원이 정규직으로 전환됐고 올해도 60여명이
추가로 전환된다. 


이처럼 내·외부적으로 안정적인 경영성과를 낸 홍봉성 사장은 지난해 말 대주주인 시그나그룹의 신임을 얻어 3년간 재연임이 확정되기도 했다. 

◆TM 하락세… 채널다변화 '시급'
향상된 실적으로 주목받는 라이나생명이지만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주력시장인 TM채널에서의 부진 때문이다. 지난해 말 기준 라이나생명 TM채널 초회보험료는 276억원으로 전년도 357억원에 비해 큰 폭으로 감소했다.

라이나생명 전체 초회보험료 중 TM채널의 비중은 60~70%다. 물론 지난해 대리점채널을 강화하면서 대면모집의 초회보험료는 상승세를 기록했지만 주력채널인 TM실적이 부진하며 전체 초회보험료(402억원)도 전년(441억원)에 비해 40억원 가까이 줄었다. TM채널 최강자 자리도 위태롭다. 2월 말 기준 라이나생명의 초회보험료는 38억원으로 53억원을 기록한 교보생명에 1위를 내줬다.


물론 TM채널 부진을 순전히 라이나생명의 영업전략 실패로 보기는 어렵다는 의견이 많다. TM채널은 저렴한 보험료와 간편함으로 무장한 온라인보험채널(CM)의 성장과 보장성보험 위주의 대리점 영업 등이 강화되며 상대적으로 하락세다. 또 TM채널이 불완전판매의 온상으로 낙인찍히며 금융당국의 단속과 규제도 심해졌다. 이 채널에서 전통적인 강세를 유지해 온 라이나생명도 채널다변화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홍봉성 라이나생명 사장.

이에 라이나생명은 지난해부터 자회사형 GA(독립법인대리점)인 라이나금융서비스를 중심으로 한 대면 영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상황이다. 라이나금융서비스는 대형보험사의 자회사형 GA들이 자사 생명보험 상품만 취급하는 것과 달리 13개 생보사의 보험 상품을 모두 취급하고 있다. 또한 사실상 영업이 중단됐던 방카슈랑스(은행의 보험상품 판매)채널도 확장할 계획이다.
최근 대형사들의 진출이 이어지며 라이나생명은 업계 강자로 군림해온 치아보험시장에서도 호실적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라이나생명은 지난달 월 보험료 9900원 치아보험을 출시하며 상품 다변화 및 경쟁력 강화에 나선 상황이지만 삼성생명과 한화생명 등 생보업계 상위권 보험사와 대형 손해보험사들의 시장 진출이 이어지며 치열한 경쟁이 예고된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39호(2018년 5월9~15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