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상장사인 투비소프트가 대규모 자금조달을 공시하기 직전 주가가 급등했다. 이후 개인 투자자들이 이미 주가가 많이 오른 상태에서 이 회사 주식을 사들이자 대거 매물이 쏟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호재성 공시를 앞두고 사전에 공시정보가 유출돼 특정 세력이 단기 수익을 올린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자금조달 공시 직전 주가 ‘급등’

투비소프트는 2000년 설립된 기업용 소프트웨어 개발 및 공급업체로 지난 29일 증시 개장 직전 400억원 규모 자금조달 결정을 공시했다. 공시가 나온 뒤 이 회사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5.92% 오른 8050원에 거래를 마쳤다. 거래량도 전일 대비 268% 증가한 325만주를 기록했다.
눈에 띄는 것은 이 회사의 주가가 자금조달 공시가 나오기 전날부터 급등했다는 점이다. 지난 28일 투비소프트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20.63% 오른 7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거래량도 전거래일 대비 576% 급증했다.

이날 개인과 외국인, 기타법인 등 대부분의 투자주체가 이 회사 주식을 팔았지만 내외국인(국내에 거주한지 6개월 이상된 외국인)은 반대로 사들였다. 투비소프트는 이날 이사회를 열고 자금조달을 결정했지만 공시는 하지 않은 상태였다. 다음날 이 회사가 해당 내용을 공시하자 개인은 주식을 사들였다. 반면 외국인과 기관 등에서 일제히 매물이 쏟아졌다.

이에 따라 자금조달 공시 정보가 미리 유출돼 특정 세력이 단기적으로 수익을 낸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투비소프트가 자금을 조달하는 4곳 중 2곳은 조합(에스앤피투자조합1호, 아바쿠스큐브엔터사모조합1호)이고 나머지는 유사투자자문업체(씽킹)와 지난달 설립된 회사(에이티글로벌홀딩스, 유상증자 납입시 최대주주) 등 여러 곳이다. 이번 투자 건에 대한 정보 사전에 유출됐을 개연성이 존재하는 것이다.


IB업계 관계자는 “기업인수합병 과정에서 투자자를 유치하고 투자결정이 가시화되는 과정에서 시장에 정보가 새나가는 일은 흔하다”며 “복수의 투자조합이나 사모펀드(PEF) 등을 대상으로 투자를 유치할 경우 그만큼 소문도 많이 퍼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자금조달로 인해 기존 주주들의 지분가치가 희석된다는 점도 주가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투비소프트의 유상증자와 CB 대금이 납입될 경우 이 회사의 주식은 최대 33.6%가 늘어나 기존 주주들의 지분이 희석된다. 자금조달을 통해 늘어나는 주식수는 유상증자로 발행되는 주식 354만6098주와 CB 전환 물량 303만3520주(1년 간 보호예수)다. 

김충범 오백볼트 대표, 역할은?


투비소프트가 이번 자금조달이 성공할 경우 확보하게 될 400억원의 현금을 어디에 사용할지도 관심거리다.

투비소프트는 지난해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대손상각비와 판관비가 2016년 대비 각각 100여억원씩 늘어 수익성이 악화된 영향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대손상각비는 관계사를 통해 진행하던 사업을 정리한 영향이며 판관비 상승은 신제품 개발 비용과 블록체인 학회에 대한 수수료 지급과 인건비 상승 등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는 블록체인 관련 사업에 진출하겠다며 다음달 22일로 예정된 정기 주주총회에 사업목적 변경을 안건으로 올렸다. 다만 지난해 매출액이 394억원 수준에 불과해 사업 확장에 한계가 있다는 시각도 있다.

이와 관련해 투비소프트가 정기 주주총회에 김충범 오백볼트 대표를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올린 배경에 눈길이 쏠린다. 오백볼트는 코넥스 상장사로 지분투자, M&A, 엑셀레이터, 모바일 사업을 영위하는 회사다. 특히 오백볼트는 지난해 구조조정을 진행했고 코스닥 이전상장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IB업계 관계자의 의견을 종합하면 김 대표의 역할은 두가지로 예상된다. 우선 김 대표가 오백볼트에서의 경험을 살려 투비소프트의 구조조정을 담당할 수 있다. 투비소프트는 이미 지난해 일부 사업부문을 정리하기도 했다. 이 경우 조합 등 투자자들이 투자금 회수를 위해 투비소프트 매각을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 또한 투비소프트가 이번에 확보하는 자금으로 M&A에 나설 경우 김 대표가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도 있다. 

투비소프트 관계자는 “(지난해 일부 사업 정리는)매각을 위한 구조조정은 아닌 단순한 사업적인 결단”이라며 “이사회에서 김 대표를 사내이사로 추천한 이유는 기업 솔루션이나 플랫폼, 피드백 시스템 등에서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