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영업하는 외국계 금융사들이 5년간 약 7조원을 본국으로 송금했다. 한국에서 번 돈(이익)을 본국으로 보내느라 국내 고용이나 재투자 등 효과가 작다는 지적이 나왔다.
8일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국회 정무위원회)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국내에 진출한 외국계 금융사들이 2013년부터 올해 1분기까지 본국에 송금한 금액은 총 6조7805억원이다.
집계 대상인 외국계 금융사는 은행 40개, 증권사 11개, 보험사 28개, 자산운용사 23개다. 본사에 송금한 금액은 이익금, 위탁 수수료, 광고비, 상표 이용료 등이다.
본국 송금액은 연평균 1조2299억원이다. 2013년 1조257억원에서 2014년 8106억원으로 잠시 줄었다가 2015년 1조5815억원, 2016년 1조3382억원, 2017년 1조3933억원을 기록했다. 올해는 1분기(보험사 수치 미반영)에만 6312억원으로 연평균 금액의 절반 수준에 달했다.
업권별로 보면 외국계 은행이 전체 송금액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영국이 본사인 SC제일은행이 5년간 송금액 8788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HSBC은행 8302억원, 한국씨티은행 4713억원, JP모건 1628억원 순이었다. HSBC은행은 올해 1분기에만 지난해 연간 송금액(1101억원)의 두 배 수준인 2122억원을 본사로 보냈다.
외국계 증권사들은 5년간 1조7358억원, 보험사들은 1조1945억원, 자산운용사는 3915억원을 본사로 송금했다.
박용진 의원은 "외국계 은행의 배당은 일반적으로 국내 은행의 2배 수준인데 배당금의 거의 전액을 본국으로 송금하는 게 특징"이라며 "금융당국의 고배당 자제 요청이 먹히지 않는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금감원이 2007년 '외국계 금융사의 국내 영업 단위와 특수 관계자 간의 거래에 관한 모범 규준'을 제정하고도 적극적으로 해석·지도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금융권 안팎에서 외국계 금융사가 재투자나 고용 창출 없이 사실상 꼼수로 본사에 막대한 돈을 송금한다는 비판이 계속 있는데도 약탈적인 본사 송금이 끊이지 않는다"며 외국계 금융사가 이익의 일정 수준을 국내 재투자나 고용 창출에 쓰도록 하는 법적 체계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존중받는 개인, 부강한 대한민국’ 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