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Me too) 운동을 촉발한 서지현 검사(45·사법연수원 33기)와 그를 성추행하고 인사상 불이익을 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안태근 전 법무부 검찰국장(52·20기)이 법정에 동시에 출석했다.
재판을 마친 후 서 검사는 안 전 국장에 대해 "검찰에서 절대권력을 누렸지만 제겐 범죄자일 뿐이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순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안 전 국장은 침묵을 지킨 채 법정을 빠져나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 이상주 부장판사 심리로 16일 오후 2시 열린 안 전 국장의 공판에는 서 검사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일각에선 법원에서 서 검사에게 보낸 증인 소환장이 전달되지 못해 이날 증인신청이 이뤄지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왔다. 하지만 서 검사는 법원 출정·퇴정시 신변보호 등 증인보호 신청을 해 법정에 출석했다.
서 검사 측은 안 전 국장과 대면하지 않기 위해 증언하는 동안 그를 퇴정시켜 달라고 법원에 신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 부장판사는 "형사절차에선 피고인의 방어권이 무엇보다 중요한 권리기에 이를 보장하기 위해 안 전 국장의 퇴정은 명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다만 법정 안에서 피고인석에 앉아있는 안 전 국장의 시선을 받을 경우 정상적인 증언이 어렵다는 서 검사 측의 요청은 받아들여 증인석과 피고인석 사이에 차폐 시설을 설치해 서로의 모습을 직접 볼 수 없도록 조치했다.
이밖에도 재판부는 재판을 비공개로 진행해달라는 서 검사의 요청을 받아들여 일부 관계인의 참석만 허가하고 재판을 진행했다.
이날 검찰은 강제추행을 당했을 당시의 상태와 통영지청으로 발령받은 후 사직서를 낸 경과, 안 전 국장으로부터 받은 인사불이익을 알게 된 경위 등을 두고 서 검사의 증언을 들었다.
이날 서 검사는 재판을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안 전 국장은 검찰에서 절대권력을 누렸고 그 권력이 현재까지도 잔존하고 있다는 걸 잘 안다"며 "하지만 그는 저에겐 범죄자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서 검사는 인사상 불이익을 준 사실을 안 전 국장이 알고 있었는지가 이날 재판의 쟁점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안 전 국장은 '본인은 모르는 일'이라고 진술했다"며 "저는 제가 알고 있는 것을 성실하게 답변했다"고 말했다.
서 검사는 안 전 국장이 성추행을 한 사실 자체도 부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에 대해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순 없다"며 "언젠가는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고 믿고 싶다"고 밝혔다.
안 전 국장은 재판을 마친 후 기자들의 질문에 아무런 답을 남기지 않고 법원을 떠났다.
안 전 국장은 2015년 8월 서 검사가 수원지검 여주지청에서 창원지검 통영지청으로 발령되는 과정에 부당하게 개입한 혐의(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로 기소됐다.
그는 2010년 한 장례식장에서 옆자리에 앉은 서 검사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검찰은 서 검사가 이를 문제 삼으려고 하자 안 전 국장이 법무부 검찰국장의 권한을 남용해 인사상 불이익을 줬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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