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용돈벌이를 했는데 올 초 사장님이 사정이 안좋다고 그만둘 것을 권유하더라고요. 새로운 일자리를 찾으려는데 시급이 오른 뒤부터는 예전 같지 않네요. 아마 내년에는 더 힘들어질 텐데 매달 월세도 내야 하고 부담이 크네요. 물가도 계속 오르고요. 배달음식을 자주 시켜먹는데 최근엔 배달비를 따로 2000~3000원 받는 곳이 늘어나고 있어요. 일자리는 없고 돈 나갈 곳은 많고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네요.” (취업준비생 손모씨)
“커피 원재료값, 임대료, 전기세 등 부수적인 비용에 알바생 3명 월급을 주고나면 제게 떨어지는 실수령액은 150만원 남짓이에요. 알바생 1명은 정직원인데 그 친구 월급 180만원보다 제가 더 적게 받아가죠. 그렇다고 커피가격을 올릴 순 없어요. 손님들이 워낙 커피가격에 민감해서 단골을 놓칠 수 있거든요. 아마 내년에는 더 힘들어지겠죠. 미안하지만 알바생을 내보내고 무인주문기(키오스크)를 할부로 구입할까 고민 중이에요.” (당산동 B카페 주인 김모씨)
◆물가 오르고 폐업 속출… 8350원의 미래
지난 14일 최저임금위원회가 내년 최저임금을 의결하자 외식업계와 소상공인연합회, 편의점업계는 우려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폐업이 속출하고 고용환경이 더 나빠질 것이라는 게 첫번째 우려.
소상공인연합회는 “1년 남짓한 기간 동안 최저임금이 29%나 올랐는데 같은 기간 매출이 29% 이상 늘어난 소상공인업체가 얼마나 되는지 관계 당국에 묻고 싶다”며 “소상공인은 폐업이냐 인력감축이냐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기로에 놓였다”고 호소했다.
전국편의점가맹점협회는 입장문을 통해 “고정비 지출을 줄이기 위해 저녁이 있는 삶을 포기하고 12시간이 넘는 장시간 근무를 하지만 최저생계비에 한참이나 못 미치는 수익을 내고 있다”며 “이번 결정은 저매출 점포의 폐업을 가속시켜 막대한 일자리 상실을 초래하고 경영주는 물론 근로자마저 절벽으로 내모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치킨집을 운영하는 박모씨는 “한 치킨회사가 최근 배달비 2000원 유료화를 시작했는데 업계 전반으로 확산되길 기대한다”며 “생존을 위해선 배달도 택배비처럼 당연히 유료로 서비스돼야 한다”고 토로했다.
이와 더불어 인력감축을 위한 무인시스템 도입을 검토하는 곳도 늘고 있다. 서울역 인근의 한 일식집 사장 이모씨는 “인건비 부담으로 최근 무인주문기를 들이고 홀 서비스를 셀프로 운영 중”이라며 “주변 가게도 하나둘 셀프서비스 방식으로 바꿔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결국 일자리는 사라지는데 외식물가는 뛰고 그로 인한 서민 부담만 한층 가중되는 셈. 최저임금 8350원이 열 미래에 적잖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배경이다.
◆업종 특성 고려, 최저임금 차등 로드맵 나와야
그렇다면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소상공인업계는 5인 미만 사업장 최저임금 차등화 방안에 대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로드맵이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 회장은 “소상공인연합회는 현실적으로 지불능력이 떨어지는 5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업종별 차등화를 지속적으로 주장해왔다”면서 “일을 가르쳐 줘야 하는 사회 초년병도 204만원을 들여 고용해야 하는 현실인데 이는 영세 소상공인의 지급능력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프랜차이즈의 경우 본사에 내는 가맹수수료를 먼저 낮춰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는다. 신규 점포 축소가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높은 임대료가 문제라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해결 실마리가 될 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은 벌써 몇년 동안 국회에서 처리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대형마트의 세배 수준인 카드수수료를 낮추는 것도 최저임금 후폭풍에 따른 대응책 중 하나다.
전국편의점협회 관계자는 “최저임금 결정에 앞서 개별 가맹본부는 근접 출점으로 인한 생존권 파괴행위부터 중단해야 한다”며 “편의점의 경우 담배가격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세금에 대한 카드수수료도 정부가 책임져야 하는 등 업종과 지역별 특성을 고려한 최저임금 차등 적용을 시장에 맡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50호(2018년 7월25~31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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