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보험 줄이자 실적 '뚝'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1~6월) 생보사는 보험영업손실 11조3585억원을 기록했다. 저축성보험료 감소(-4조3000억원) 및 해약 증가 등으로 지급보험금 3조3000억원이 늘어 전년 동기 대비 손실이 1조3123억원(13.1%) 확대됐다.
당기순이익은 보험영업손실 확대에도 전년 동기(2조9500억원) 대비 1987억원(6.7%) 증가한 3조1487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는 삼성생명이 삼성전자 지분을 매각한 요인이 컸다. 상반기 생보사의 투자영업이익은 비경상적 요인인 삼성전자 주식처분이익(1조958억원) 등으로 11.7% 증가한 12조9921억원을 기록했다. 영업 외 이익도 변액보험 판매 호조에 따른 수수료수입 증가(3285억원) 등으로 3325억원(14.9%) 오른 2조5634억원을 기록했다. 주식처분과 변액보험 판매 호조가 없었다면 성장이 정체됐다.
특히 생보업계 맏형 삼성생명의 부진은 주목할 만하다. 삼성생명은 상반기 순이익이 1조4459억원으로 전년 동기(9467억원) 대비 52.7% 증가했지만 이익 증가의 대부분은 2분기 삼성전자 지분 매각 이익(7515억원)의 효과다. 이를 제외하면 사실상 순익이 감소했다. 삼성생명은 최근 터진 즉시연금 사태로 하반기 추가 손실도 예상된다. 삼성생명은 금감원이 권고한 즉시연금 미지급금의 일부만 지급하기로 했지만 앞으로 당국 지침, 민원인과의 소송결과에 따라 더 큰 지급부담을 떠안을 수 있다.
생보사 실적 감소 요인은 크게 세가지로 요약된다. 첫번째는 저축성보험 판매 축소다. 상반기 수입보험료는 52조7878억원으로 전년 동기(56조4억원) 대비 3조2126억원(5.7%) 감소했다. 이는 저축성보험의 수입보험료가 4조2853억원 감소한 데 기인했다. 올 상반기 말 기준 수입보험료는 보장성보험 39.1%, 저축성보험 32.2%, 변액보험 18.5%, 퇴직연금·보험 10.2%로 구성됐다. 지난해까지는 저축성보험의 수입보험료가 보장성보험보다 많았으나 점점 비중이 줄고 있는 것이다.
이는 2021년 도입될 예정인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을 대비하기 위해 원수보험료 액수가 큰 저축성보험보다 보장성보험 판매에 주력했기 때문이다. 저축성보험은 자산이 아닌 ‘부채’로 평가돼 생보사들이 판매를 점차 줄이는 추세다. 지난해부터 우려가 된 수입보험료 감소가 올 상반기 현실화된 셈이다.
저축성보험 판매 축소로 실적하락을 제대로 맛본 보험사는 동양생명이다. 2016년 중국 안방보험그룹에 인수된 동양생명은 지난해 모기업의 몸집 불리기 전략 속 저축성보험 판매를 대폭 늘렸다. 저축성보험은 보장성보험보다 사업비를 적게 갖는 방면 초기 수익성이 좋고 보험료 규모가 커 단기간에 매출을 높이기에 유리하다. 당시 보험업계에서는 IFRS17을 앞두고 저축성보험을 늘린 동양생명의 행보에 우려를 나타냈다. 이후 올해부터 저축성보험 판매를 줄이고 보장성보험 판매를 늘린 동양생명의 실적은 예상대로 하락세다.
금감원에 따르면 동양생명은 8월9일 잠정실적 공시를 통해 올 상반기 연결재무제표 기준 영업이익 691억원과 순이익 556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각각 69.4%, 68.8% 감소한 수치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3조949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해 20.1% 줄었다.
이처럼 대부분의 생보사는 저축성보험 판매를 줄이고 보장성보험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갖춰나가고 있다. 적어도 IFRS17이 도입되는 2021년까지 이러한 판매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보여 생보사 입장에서는 새로운 판매라인업을 고려해야 한다.
이런 측면에서 변액보험은 생보사들의 새로운 대안으로 떠올랐다. 지난 1분기 변액보험 수입보험료는 주가상승 및 일시납상품 판매 증가 등의 영향으로 전년 동기대비 1957억원(35.9%) 증가한 7412억원을 기록했다. 단, 변액보험은 수익률이 투자원금에 도달하기 위해 10년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 이에 수익률 안전성이 담보되지 않아 중도해약이 늘고 있는 점은 부담이다.
◆경기불황·GA성장 겹치며 고전
실적 하락의 두번째 요인은 경기불황이다. 팍팍해진 살림살이로 보험계약건이 줄고 있다. 생명보험협회 월간통계에 따르면 국내 생보사의 1~5월 신계약률은 5.4%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간 6.1%를 기록한 신계약률에 비해 0.7% 감소했다. 월별 신계약 증가율도 지난해 1월 9.4%를 기록한 후 올 4월까지 14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다 5월 0.6%로 겨우 반등했다.
이에 보험사들은 당국에 GA 판매수수료 상한선을 마련해달라고 요구해왔고 최근 정부는 보험모집인 등 모든 판매채널에 대한 보험계약체결 비용(모집수당)의 일원화를 추진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GA에 지급되는 모집수당이 과도해 보험사 사업비 부담이 날로 커지는 게 사실"이라며 “수수료 상한선 요청도 보험사가 GA수당 때문에 큰 부담을 느낀다는 것을 보여준 셈"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생보사들은 여러가지 요인으로 실적하락에 허우적댄다. 최근 즉시연금 사태와 암보험 약관 논란 등도 생보사들에는 장기적인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신성장동력 발굴을 위해 보험사들은 2000년대 말부터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렸지만 아직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며 "생보사들이 인슈어테크와 헬스케어서비스에 집중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라고 밝혔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56호(2018년 9월5~11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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