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이 유명 학원강사의 주장에 ‘해명자료’를 내는 전례없는 일이 일어났다.
통계청은 18일 공식 해명자료를 통해 학원강사 최진기씨의 동영상 강의에 나온 '가계동향조사(소득부문) 결과' 내용이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통상 정부부처의 해명자료는 언론보도에 대응할 때 배포된다. 따라서 정부부처가 개인의 주장을 반박하고 나선 것은 이례적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발단은 최씨가 지난 10일 오마이스쿨 유튜브에 올린 '생존경제 36회:가계동향조사 무엇이 문제인가?'였다. 최씨는 통계청이 올해 발표한 가계동향조사를 두고 "국가기관이 발표할 수 없는 통계"라고 평가했다. 이어 저소득층 소득이 줄고 소득분배가 악화됐다는 1·2분기 가계동향조사는 잘못된 모집단에 근거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통계청이 해명자료를 낸 이유는 가계동향조사가 시작부터 잘못됐다고 지적받았기 때문이다. 통계 조직의 존립 기반인 신뢰도가 흔들릴 수 있는 사안이다.
박상영 통계청 복지통계과장은 "최진기 강사 강의에 대해 해명자료를 내는 게 맞느냐는 논의가 있었다"며 "조사 신뢰성을 훼손하는 문제가 있고 많은 분이 동영상을 시청했기에 담당과로서 이해를 돕는 게 올바른 도리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4시 기준 해당 강연의 조회수는 5만7322회다.
최씨는 강연에서 소득분배 악화는 빈부격차 심화 때문이 아니라 가계동향조사 대상에 가난한 사람을 전년보다 많이 포함시킨 결과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지난해와 올해 동시에 가계동향조사에 응답한 사람만 추릴 경우 소득이 전체적으로 증가했다고 덧붙였다.
최씨는 홍민기 노동연구원 선임연구원의 연구결과를 인용했다. 홍 선임연구원은 '가계동향조사 2018년 자료의 특성' 보고서에서 "올해 가계동향조사에 고소득 가구 대신 저소득 가구를 많이 포함시켰는데 소득 대표성을 높인 건지 의문스럽다"고 주장했다.
올해 가계동향조사 모집단은 8000가구로 전년보다 2500가구 늘었다. 가계동향조사 대상에 실제 소득 수준이 낮은 고령자 및 1인가구가 많이 편입되면서 분배지표도 나빠졌다.
통계청은 고령자 및 1인가구가 많이 편입된 건 고령화와 1인가구 증가 현상을 반영한 조치라고 반박했다. 내수부진일 때 청년 1인가구와 고령자가구가 가장 먼저 타격을 받는 점도 저소득층 소득이 줄어든 원인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가난한 사람을 사전적으로 미리 알고 모집단에 넣는 건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통계청은 또 지난해와 올해 모두 가계동향조사에 응답한 사람만 분석할 경우 통계 대표성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지난해 응답했지만 올해 거부한 사람, 지난해 거부했지만 올해 응답한 사람 등을 모두 포괄하는 현 방식이 정확한 통계 결과를 낸다는 얘기다.
지난달 통계청장에 취임하기 전 가계동향조사에 문제가 있다고 했던 강신욱 신임 청장도 최씨 강연 내용이 도를 넘었다고 봤다. 공교롭게도 강 청장은 가계동향조사 신뢰도 문제가 불거진 뒤 청와대로부터 임명장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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